“학교는 파괴되고 불발탄 위험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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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8-25 08:30본문
캄보디아 일간지 크메르타임스는 20일 북서부 오다르민체이주 반테이암필 쿠옥몬 마을의 타모안센체 초등학교 학생 200여명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학교 교장 라이 팔라는 지난달 24일 시작된 5일간의 태국·캄보디아 국경 교전 중 태국의 전투기 공습으로 교실 6곳이 파괴됐다고 호소했다. 학생들과 교사 8명은 교전 직전 대피해 쓰모르캄보르 사원 인근에 있는 임시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자 임시대피소 인근에서는 노상 수업이 열리기도 했다. 지난주 오다르민체이의 한 사원 안 나무 아래에서 수십 명의 어린이들이 자원봉사 교사들의 지도를 받으며 공부하고 있었다고 크메르타임스는 전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달 교전 당시 이 지역 260개 학교에 휴교 명령을 내렸다. 오다르민체이주에 따르면 관할지역에 있는 7개 피란민 대피소에는 총 7474명의 어린이가 지내고 있다. 캄보디아 교육부는 자국 5개 주에서 약 600개 학교가 문을 닫아 1만5000명가량의 학생이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호단체와 캄보디아 교육부는 공습 피해를 심각하게 입은 오다르민체이와 쁘레아비히어르 등 두 지역의 어린이에게 학습 도구와 생필품, 식량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휴교 기간이 기약 없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은 태국 공습으로 학교 부지가 광범위하게 파괴돼 휴교를 계속할 수밖에 없으며 휴전도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피란 학생 관리를 담당하는 오다르민체이주 삼로앙시 관계자는 “국경 긴장으로 아이들이 언제 학교로 돌아갈지 장담할 수 없다”며 학습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받은 학교 주위에 불발탄이 남아 있다는 점도 등교를 막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 산하 ‘캄보디아 지뢰 대응 센터’는 태국 공습을 받은 타모안센체이 사원과 주변 학교에 여전히 불발탄이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양국이 지난달 교전하는 동안 양국 국경지역의 어린이들은 포탄을 맞고 죽거나 다치는 등 희생양이 됐다. 구호단체들은 이들이 학습권을 침해당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 트라우마를 얻거나 임시대피소의 열악한 위생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중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공섬 조성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이 인공 섬을 조성하기 위해 매립하는 규모가 조만간 중국의 매립 규모를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위성 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베트남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에서 2021년 시작한 간척사업 범위가 8개의 섬과 암초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앨리슨·콜린스·이스트·랜즈다운·페틀리 암초에서 준설 및 매립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중간 규모의 인공섬이 조성된 암보이나 케이와 그리어슨·웨스트 암초에서는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이 8개 지역은 베트남이 4년 전 인공 섬 조성을 위한 매립 사업을 시작할 때 포함되지 않았던 곳이다.
보고서는 베트남이 점령한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 21개 섬과 암초에 모두 인공 섬 조성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4년 전에는 이들 암초에는 대부분 고립된 벙커 구조물만 있었다. 베트남은 2021년 인공 섬 조성 공사를 시작해 2024년 6월 중국이 조성한 면적의 절반 수준으로 따라붙었다.
보고서는 “2025년 3월 기준 베트남은 스프래틀리 군도에 중국이 조성한 인공 섬 면적의 약 70%에 해당하는 면적의 인공 섬을 조성했다”며 “베트남은 중국과 필적하는 규모의 인공 섬을 조성했으며 어쩌면 앞으로 더 큰 규모로 건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새로 추가된 8개의 인공 구조물이 보여준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베트남이 조성한 인공 섬에 탄약 저장 컨테이너를 포함한 인프라가 설치된 모습이 사진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바크 캐나다 암초, 디스커버리 그레이트 암초, 래드 암초, 나미트 섬, 피어슨 암초, 샌드 케이, 테넌트 암초 등이 해당한다. 이들 섬과 암초에서는 준설 작업이 거의 완료됐다.
베트남은 스프래틀리 섬에 전투기와 소형 수송기만 이착륙이 가능한 1300m 길이의 활주로를 갖고 있다. 베트남은 이 활주로를 3000m로 확장해 대형 수송기와 정찰기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인공 구조물과 군수품 창고 위치를 고려하면 바크 캐나다에 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이 스프래틀리 비행장 확장의 유일한 방법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2월 바크 캐나다 암초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확장 공사를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으며 2013년부터 남중국해의 산호초 등에서 인공섬 건설하기 시작했다.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에서는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인공 섬 조성 경쟁은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CSIS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는 지난 2월 발표한 별도의 보고서에서 “인공 섬 조성으로 지난 남중국해에서 29㎢의 산호초가 파괴됐으며, 이는 축구장 약 4061개 면적에 해당한다”며 “산호초 생태계의 전반적인 구조와 건강에 돌이킬 수 없고 장기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정은혜 작가가 또박또박 인사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정 작가는 화가이자 배우다. 지금까지 캐리커처를 그린 인물만 5000명이 넘는다. 이를 모아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도 열었다. 한때 세상의 시선을 피하느라 방에 틀어박혀 뜨개질만 하던 ‘은혜씨’는 이제 없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니얼굴- 은혜씨’ 구독자는 27만명이 훌쩍 넘는다. 지난 5월 지적 장애가 있는 조영남씨와 결혼식을 올려 많은 응원을 받은 그는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출연으로 또 한번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웃고 울었지만,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 부부의 자립과 사회적 지원, 가족 돌봄 문제까지 되돌아보게 했다.
결혼 후 가족을 떠나 둘만의 보금자리에서 생활하는 그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 작가와의 인터뷰에는 그의 어머니인 장차현실 작가와 아버지 서동일 다큐멘터리 감독, 그리고 남편 조씨도 함께했다. 인터뷰 내내 정 작가는 유쾌했다. 느긋한 말투와 달리 조씨에겐 “오빠 고마웡∼” 연신 콧소리를 내며 아양을 떠는가 하면, 카메라 앞에서 능숙하게 포즈를 취하면서도 사진기자 질문엔 “아유, 네이버에 찾아보세요” 한마디를 툭 던졌다. 그는 고백한다. 그림이 “나의 전부”라고. “앞으로 뭐 하고 싶어요” 물었더니 “꿈을 다 이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이 자신처럼) 일하면서 돈도 벌고, 연애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 가족 소개 좀 해주세요.
정: “훌륭한 엄마지, 스물여섯 살 때부터 장애인을 키운 엄마로 EBS 방송에도 나왔었고.”
장차: “네가 나는 좀 무시하는 거 아니었어?”
정: “아유, 그러면 그런 줄 알지∼.”
미대 출신 만화가인 장차 작가는 스물여섯에 은혜씨를 낳았다. 딸이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았을 때의 심정을 “롤러코스터를 타고 하늘 높이 올랐다가 그냥 거꾸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남편과는 정 작가가 여섯 살 무렵 이혼했다. 매번 만화 연재 마감에 쫓기며 장애인 딸과 억척스레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를 출간하기도 했다. 2004년 서 감독과 경기 양평에서 한집살이를 시작한 뒤 이듬해 아들 은백을 낳았고, 2008년 결혼식 대신 ‘가족식’을 열었다.
장차: “아이 키우면서 만화 마감하고 그러느라 정신없이 살았어요.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일만 하고 그랬는데 어느날 다큐 작업을 하던 남편이 (취재하러) 우리 집으로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눈이 맞았어요.”
정: “엄마가 꼬신 거예요. 양수리에 이사 갔을 때, 아빠는 제 동생을 낳아서 가족이 됐어요. 은백이가 2005년 5월 태어났어요. (서울 서대문구) 은혜산부인과에서. 은백이 낳고 엄마가 힘들었어요.”
그때부터 정 작가는 ‘오빠’라고 부르던 서 감독을 “이제 다 컸으니 아빠해도 돼”라며 ‘아빠’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행복한 날들이 계속될 줄 알았지만, 20대가 된 정 작가의 세상이 캄캄해졌다. 타인의 시선은 ‘강박’이 됐고, 방에 틀어박혀 스스로를 가둬버렸다. 정 작가는 책 <은혜씨의 포옹>에서 이때의 절망을 ‘동굴’이라고 표현했다. “이때 기억나요”(기자) “힘들었지. 방 안에만 있었으니까.”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건 그림이었다. 장차 작가는 당시 생계를 위해 화실을 운영했는데, 정 작가에게 하루는 잡지 속 여자 향수 모델을 그려보게 했다. “그린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사람 얼굴을 이렇게 잘 그리네…”
- 처음 그림 그린 날 기억해요.
정: “2013년 2월23일.”
정 작가는 12년 전 그날을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했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2016년 8월부터다. 경기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에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니얼굴’이란 이름의 노점을 열고 수많은 사람의 얼굴을 그렸다. 그렇게 그는 세상과 다시 연결됐다.
- ‘니얼굴’이란 이름이 재밌습니다.
장차: “부스 이름을 뭘로 할까 하고 있는데, 마침 중학교 윤리 선생님인 조카가 집에 놀러 왔어요. ‘요즘 애들이 많이 쓰는 말이 뭐냐’고 물어봤더니 ‘니 얼굴’ 그러더라고요. 아이들이 쓰는 ‘니 얼굴’은 이런 거예요. 예컨대 ‘너 얼굴이 왜 그래. 재수 없어’ 이러면은 상대방이 ‘니 얼굴’ 이러는 식이에요. 예전에 우리들이 쓰던 ‘반사’ 같은 의미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재밌었어요. 은혜의 작업은 예술 활동이에요. 우리가 예술이라고 하면 권위 있는 뭐 이런 걸로 어렵게만 생각하잖아요. 반말처럼 들리는 ‘니 얼굴’이란 세 글자가 그런 것들을 깨버리는 통쾌함이 있었어요. 그래서 니 얼굴로 정했어요.”
- 몇 명 정도 그렸을까요.
장차: “첫 손님이 5000원 주고 그림을 가져가는데, 그 손님 뒷덜미를 잡고 싶었어요. 캐리커처는 완성되면 가져가버리니까 그림을 사진으로 찍었는데, 해상도가 낮아서 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동식 스캐너를 놓고 완성된 그림들을 다 스캔했어요. 프린트하면 원본처럼 나오니까 전시도 할 수 있었죠. 5000장 정도 있어요. 제가 그걸 관리하는 매니저예요. 덕분에 ‘딸카’(딸 카드) 쓰는 엄마가 됐죠.”
- 특별히 기억나는 분들 있으세요.
정: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해요. 그림을 그리면 그 사람들이 저를 기억해주고 생각하니까요.”
정 작가는 현재 ‘어메이징 아웃사이더 아트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이곳에서 매일 발달장애인 작가 14명과 함께 그림 작업을 하며 월급을 받는다. 지난해 수상한 포니정 영리더상의 상금을 이 센터 계약금으로 썼다고 한다. 센터 근처에 경기 장애인부모연대 양평지부가 운영하는 ‘권리 중심 중증 장애인 맞춤형 공공 일자리’ 일터도 있다. 여기엔 16명의 장애인들이 근무한다. 정 작가의 부모가 다른 장애인 부모들과 함께 ‘장애가 있다=불쌍하다’는 등식 대신 일자리라는 다른 해법을 찾은 덕이다.
- 작가님한테 그림은 어떤 의미인가요.
정: “…, 나의 전부.”
- 영남씨 그림은 어때요.
정: “야채나 채소를 주로 그려요. 오빠 그림 요즘 많이 좋아졌어요. 오빠는 뭐든지 잘하는 사람이에요. 밝고 웃음이 많아요. 저를 만나기 전에 오빠는 양평 천사의 집(시설)에 있었어요. 2023년 2월1일 날 정확해요. 그날 오빠가 (일자리에) 들어왔어요. 세 분이 왔는데 그중에 오빠가 있었는데, 처음부터 나를 좋아했고 관심을 보였어요. 오빠가 먼저 고백했어요. ‘은혜 작가님 저랑 결혼해 줄 수 있어요?’ 그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좋다’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꽁냥꽁냥 연애질만 했어요.”
- <동상이몽> 출연으로 화제가 되셨어요. 반응이 어떤가요.
정: “사람들이 알아보고 사진 찍자 하는 분도 많고, 사인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더 많죠.”
- 사람들이 알아보면 힘들진 않나요.
정: “뭘 꼭 그렇게, (저) 좋다고 하는데 그럴 순 없죠.”
- 독립하셨잖아요. 가족들 생각 안 나시나요.
정: “네. 아침에 오빠가 일어나고, 저도 같이 일어나서 준비하고, 이모님이 오셔서 밥 끓여 주시면 먹고 출근해요. 같이 그림도 그리고요. 근데 저 혼자 그리는 게 아니에요. 동료들과 같이 그림 그리고 돈도 벌어요.”
장차: “지금 말한 이모님은 장애인 활동지원사예요. 요샌 제가 얘네 집에서 뭐 좀 해주려고 하잖아요. 그러면 뒤에서 ‘안 가’ 이런다니까요. 저번에는 동생이 유튜브 찍는다고 자고 간다고 그러니까 ‘왜 자고 가’ 그래요.”
정: “여기 신혼집인데 우리 집에서 자는 거는 좀 아니잖아요.”
- 유튜브 채널 ‘니얼굴- 은혜씨’엔 일상사가 가감없이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찍게 되셨어요
장차: “어느 날 은백이가 누나한테 질문 하나를 툭 던졌어요. ‘누나, 우리는 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해’라고 했더니, 뜨개질하고 있던 은혜 대답이 ‘엄마한테 물어봐’였어요. 그랬더니 동생이 ‘아니 엄마 말고 누나가 대답해’ 이런 식인데 그 영상이 갑자기 떴어요. 관심을 좀 받으면서 주제도 재미있어지고, 그렇게 됐죠. 이번에 <동상이몽>을 촬영하면서 은백이 속마음도 알게 됐어요. ‘나는 왜 이런 가정에서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유튜브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속에 힘들었던 문제도 해결하고, 그러면서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 새아버지 성을 따라 정은혜에서 서은혜로 바꾸기로 하셨다고 하던데요.
정: “제가 정씨잖아요. 저는 친아빠는 죽었다고 생각해요. 찾고 싶지 않아요. 그냥 오빠랑 팔팔하게 살고 싶어요.”
장차: “그래도 널 낳아줬는데, 그런 마음을 가지면 네가 힘들어. 아빠도 어쩔 수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어. 나중에 우리 또 얘기해 보자.”
- 방송에서 아이를 갖고 싶지만 ‘장애인 아이를 낳을까봐 걱정된다’는 얘기를 듣고 울컥했습니다.
정: “아기 안 가지기로 했어요. 오빠가 나이도 많고.”
옆에서 얘기를 듣던 남편 조씨는 “장모님한테 떠맡길 수 없지 않냐. 돌아가시면 우리가 뭘 어떻게 하나”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정 작가는 그 마음을 이런 글로 남겼다. “어제 오빠랑 같이 동상이몽 늦게까지 재미있게 봤습니다. 오빠도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8월5일 정은혜 페이스북)
- 두 사람이 가족 도움 없이도 온전한 독립이 가능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합니다.
장차: “각각 개인의 활동지원사들을 쓰는데 시간이 정해져 있는 데다 야간은 지원이 안 되어요. 활동 지원 선생님이 아침에 오셔서 출근시켜주거든요. 저녁에도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둘만 있으니 불안하죠. 이건 두 사람의 생활이 돌아가게 제가 다 짜놓은 거잖아요. 내가 없을 때 이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해요. 자립 지원이라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서 코디네이터 한 사람이 장애인 4명의 한 달간 삶을 코디해 주는 거예요. 활동 지원을 잘 받는지 일자리엔 잘 가는지 생활 전반을 챙겨주는 겁니다. 이런 코디네이터제도 예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13일) 복지 혜택을 신청이 아닌 자동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거든요. 지금 우리는 모든 복지서비스가 신청 위주예요. 뻔히 있는 서비스도 몰라서 신청을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있는 서비스를 쓰게만 해주자는 겁니다. 몰라서 못하기도 하지만 예산을 한정적으로 해놔서 신청한다고 다 되지도 않지만요. 은혜와 영남은 34년, 42년을 장애인으로 살았는데 일년에 수입이 좀 있으면 의료급여를 바로 잘라버리는 식이에요. 서비스를 신청하면 한참 걸리는데 자를 때는 순식간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가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1년짜리 일자리가 아니라요. 저희가 확보한 일자리는 매년 종료되고, 평가를 거쳐 선발되어야만 다시 일을 할 수 있어요.”
- 집에 이모님이 오시잖아요. 더 필요한 거 있으세요.
정: “저희가 부탁하면 다 해주세요. 너무 고맙죠.”
장차: “활동지원사 지원 시간이 늘어나면, 장애인들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게 훈련을 시켜줄 수 있어요. 지금은 그것까지 하기엔 시간이 부족해요. 2시간 정도 있으니까 할 일만 얼른 해놓고 가야 해요. 가사 지원, 신체 활동 지원, 사회 활동 지원 등 세 가지 지원이 있거든요. 은혜랑 영남씨는 가사 지원하고 사회활동 지원을 받고 있어요.”
- 어머니가 경기 장애인부모연대 양평지부 회장을 맡고 계시죠.
장차: “은혜가 스무 살 됐을 때 힘들어하고, 그런 은혜를 보면서 저도 몸이 아프면서 뇌졸중이 왔어요. 도움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면사무소를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뭘 써내라고 해서 잔뜩 쓰고 왔는데, 한 달 후에 통장에 국가의 지원이 드디어 찍혔더라고요. 한 달에 3만원. 처음엔 슬프다가 나중에 진짜 화가 나더라고요. 그냥 죽으라는 얘기 같더라고요. 그래서 단체를 하나 만들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국가가 안 해주면 부모들이라도 해야지 어쩌겠어요.”
- 작가님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원하는 거 있으세요.
정: “꿈을 다 이루었기 때문에 저는 없어요. (장애인들이) 일하면서 돈도 벌고 좋은 사람 만나 연애도 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좋겠어요.”
장차: “일하면 월급을 받잖아요. 그러면 장애연금이 깎여요. 그래도 연금을 포기하고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이들은 연금 까먹는 그런 존재로 사는 게 아니라 당당히 일하고 싶은 겁니다. 우리나라 최저임금법에 최저시급 제외 조항이라는 게 있거든요. 최저시급을 안 줘도 되는 사람들을 국가가 명시해 놓았는데, 이 사람들인 거예요. 그냥 집에만 있으라는 겁니다. 그게 너무 화가 나요. 지금 두 사람이 일하게 된 것도 경기도 일자리 사업 때문인데요. 자꾸 예산을 줄이려고 합니다. 30명이 1년 일하는 예산, 3억5000만원이에요. 이 돈이면 30명을 살립니다. 요즘 양평 강가에 덱을 깔았는데, 이 사업에 100억원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예산의 100분의 1만 장애인 일자리 예산으로 쓰면 30명의 삶을 바꿀 수 있어요. 이 문제는 장애인 한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을 살리는 일입니다.”
▼ 이명희 논설위원 minsu@khan.kr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노동계 인사들은 기립박수로 축하했다. 이어 국회 본청 앞에서 입법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등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노란봉투법 입법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회견에 앞서 이들은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노란봉투법 표결을 지켜봤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안 가결을 선포하자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일부 인사들은 밝은 표정으로 서로 악수를 한 뒤 본회의장을 향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방청 직후 열린 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란봉투법 통과는) 원청 얼굴 한번 보겠다고, 교섭 자리 한번 만들겠다며 대화 좀 해 보자고 절규한 노동자들 목소리가 닿은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된)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인 유최안씨도 발언했다. 유씨는 2022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일 때 스스로 좁은 철제공간 안에 들어가 이른바 ‘옥쇄 파업’을 벌였다. 31일간 이어진 유씨의 농성은 2015년부터 전개된 노란봉투법 입법 논의에 다시 불을 붙였다.
유씨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자신의 노조할 권리를 찾기 위해 원청과 교섭했을 때 법 앞에서 철저히 무시당했다”며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뉜 우리 사회의 이중구조가 이들의 헌법적 권리마저 부정하던 현실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조법 2·3조 개정은 아직 제도권 안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이 온전히 노조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은 “20년 동안 손배가압류로 고통받고 희생된 노동자의 억울함에 정치가 화답했다”며 “노조법2·3조 개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진짜사용자와 교섭하여 차별과 멸시를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적어도 진짜 사장과 교섭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고, 파업을 이유로 자기 책임의 범위가 넘는 무한대의 손배 책임을 물어야 했던 것을 방어할 수 있는 법이 만들어졌다”며 “오늘 하루는 함께 기뻐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논평에서 “손해배상청구서와 원청의 책임 회피 속에서 길을 잃었던 노동자의 노동권은, 이제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노란봉투법 입법 활동을 전개해 온 시민단체 ‘손잡고’도 이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다”면서도 “(노란봉투법 입법이) 창살 없는 돈의 감옥에 갇힌 노동권이 해방될 수 있는 작은 출구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 22일(현지시간)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막바지 조율 작업을 마친 후 각자 입장문을 내놨다. 외교부는 “대북 정책 공조”를 강조한 반면, 미 국무부 입장문에는 한국 외교부가 언급하지 않은 “인도태평양 억지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후 엑스에도 따로 글을 올려 “(한·미의) 파트너십은 인도태평양 전역의 평화, 안보, 번영을 위한 핵심요소”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강조는 한국이 동맹으로서 중국 견제에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로 해석된다. 미 국무장관이 마지막까지 이를 강조함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중국 관련 부담스러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의외로 미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이번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중국 관련 언급을 자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전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동맹 및 미·중 갈등 전문가인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AEI) 수석연구원은 최근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의 대담에서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재조정과 중국·대만 문제에 대해 낙관적인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좀 더 비관적인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한국에 중국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강요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사일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략고문은 최근 CSIS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중국 관련 더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겠지만, 이는 ‘블랙스완’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일어난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중국 관련 발언에서 ‘자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첫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을 불편한 입장에 놓이게 만드는 것은 그에게도 별 이득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대만 시나리오에 따른 한국의 기여 등은 실무급 협상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카트린 프레이저 카츠 마이애미대 교수도 이 세미나에서 ‘실용주의자’를 자처하며 러시아 및 중국과의 긴장 완화에 집중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입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적’인 입장과 반드시 상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측 모두 (중국 문제가) 갈등의 요소가 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고, 특히 한국 측이 전략적 유연성 측면에서 차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란 점은 이 문제가 충돌의 원인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늘 그렇듯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성이다. 특히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실상 공석이라는 점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대중국 강경파와 실용주의파가 갈려 있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어느 쪽에 더 기울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쿠퍼 수석연구원은 “루비오 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을 대행하곤 있지만, 그는 국무장관이기 때문에 국가안보회의(NSC)를 잘 알지 못한다”면서 “한국 정부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본능대로 움직일지, 아니면 행정부 내의 입장을 따라갈지 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츠 교수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이나 국방부를 포함한 소위 대중국 강경파의 입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같이 경제적 재균형을 추구하는 실용주의자들의 입장 중 어느 쪽에 더 공감하고 있느냐는 점”이라면서 “아마도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전략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츠 교수는 이어서 “큰 뉴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욕구”도 변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 때문에 상황을 조용히 유지하려고 할 수도 있고, 오히려 더 큰 파장을 일으키는 발표를 원할 수도 있다”면서 “현재로선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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