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게임 [책과 삶] 독재자의 공범이자 위험한 적, 내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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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8-24 15:11본문
부침이 있긴 했으나 1987년 이후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공기와도 같았다. 이 땅에 다시 독재정권이 발붙일 곳은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지난해 12·3 불법계엄으로 그 믿음은 산산조각 났다. 젊은이들은 영화에서나 봤던 일을 현실에서 겪었고, 젊은 시절 계엄의 공포에 떨었던 이들은 40여년이 흘러 다시 그 공포와 마주했다. 다시 독재에 대해 생각하게 된 지금, 이 책이 더욱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했다. 오랜 기간 독재자를 연구하던 저자는 세상을 보고 싶은 마음에 콩고민주공화국의 한 양조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일하던 2013년, 종교 지도자가 대통령을 겨냥해 일으킨 쿠데타를 목격한다. 쿠데타는 실패로 끝났으나 이 같은 강렬한 경험은 책 집필로 이어졌다.
저자는 독재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권위주의 체제의 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학문적 연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독재자들의 생존 전략과 권력 유지 메커니즘 등을 분석한다. 독재자의 몰락은 독재의 속성과 맞닿아 있다. 독재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만족시켜야 하는 사람은 소수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유권자인 국민 모두를 상대로 하는 반면, 독재체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소수에 의해 독재자가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책에 따르면 1950~2012년 권위주의적 지도자 473명이 권력을 잃었는데 이 중 65%가 정권 내부자에 의해 제거됐다. 독재자를 떠올리면 흔히 총과 칼을 앞세운 모습이 그려지지만 저자는 ‘정치권력은 총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 있다’고 짚는다. 국민에게 총을 겨눠야만 유지되는 정권은 붕괴되고 만다는 것이다.
문제는 독재자가 무너져도 그 이후를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최악의 경우 또 다른 폭력적인 충돌과 혼란을 낳기도 한다. 독재자의 몰락에 대한 고민은 곧 민주주의의 평화로운 회복에 대한 고민과 연결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둘러싸고 유럽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유럽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32개국 군 수뇌부는 전날 화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논의했다. 주세페 카보 드라고네 나토 군사위원장은 엑스에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다국적군 창설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제 파병 병력의 임무와 역할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유럽이 루마니아 내 나토 공군기지에 최신예 F-35 전투기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 서부에 타이푼 전투기와 3000~5000명 규모의 여단을 파견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LCI방송 인터뷰에서 “영국·프랑스·독일·튀르키예 등이 후방의 공중·해상·지상에서 도발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재보증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재보증 작전은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러시아의 추가 공세를 억지하려는 성격의 군사 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영향력을 보여주려 하지만 국내 정치적 입지 약화와 경제적 부담을 고려할 때 실제 파병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독일군 해외 파병은 연방 하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유럽의 육군 최강국인 폴란드 역시 자국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파병에 소극적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미 파병 불가 뜻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유럽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유럽군 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미국은 “최소한의 역할”만 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반발도 만만치 않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전날 러시아와 중국도 안전보장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천 원의 식사’ 사진을 찍고 다닐 때, 3000원은 시골 장터국수나 수제비 정도의 값이었다. 시골 장터에서 옥수수 뻥튀기하러 나온 할머니와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을 드시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차례가 오면 뻥튀기해서 그냥 집에 간다고 했다. 추운 겨울이었다. 늘어선 뻥튀기 줄이 길어서, 그 시간에 국숫집에 가서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다. 할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를 따라왔다. 잔치국수가 나오자, 할머니는 굳은살이 박인 손으로 양푼을 들고 뜨끈한 국수 국물을 마시며 “맛있네”라고 중얼거렸다.
그때 3000원의 값어치를 깨달았다. ‘백여상회’에서는 2000원 하는 막걸리 한 병을 시키면 기본 안주가 서너 가지 나왔다. 이제는 돌아가시고 없는 ‘죽림집’ 할머니는 막걸리 한 병에도 밑반찬에 갈치감자조림까지 주었다. 2500원 하는 뚝배기 라면도 별미였다.
‘문짝집’은 콩나물국밥집과는 영 안 어울리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원래 문짝집에 세 들어서 장사를 하다가 문짝집은 문을 닫고 식당이 그 이름을 그대로 쓰게 되었다고 했다. 지금은 문을 닫았는지 모르겠지만 문짝집의 4000원짜리 콩나물국밥은 따뜻했다.
우리 동네 ‘만남의 집’ 가정식백반은 여태 7000원이었다가 지난달부터 8000원으로 올랐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늘 색다른 반찬이 일고여덟 가지가 나온다. 안주인은 “우리 식구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든다”고 했다. 단골인 나에게 가끔 부추전도 한 장 슬쩍 상 위에 올려준다.
‘삼천 원의 식사’ 전시 때 찾아온 젊은이가 “식당에 가면 습관처럼 주인을 보지 않고 음식만 보았다”고 말했다. 지금은 세상이 달라져서 테이블마다 무인주문기가 있어 일부러 사람을 쳐다볼 필요도 없다. 무인주문기도 없는 동네 작은 식당에 가서 성의껏 차려준 밥을 먹고 나오면 은근히 대접받고 나온 기분이다. 이런 집이 문을 닫을까 봐서 걱정이다.
‘삼천 원의 식사’는 11년 전 찍은 사진이다. 단순히 저렴한 맛집을 소개하자는 것이 아니라, 3000원 안팎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당시 서민 물가의 소박한 기준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동네 가게들은 손님이 없어 폐업이 늘어가고, 서민들은 물가가 치솟아 한 끼 식사조차 부담이 되고 있다. 한 끼 정도는 누구나 여유롭게 먹을 수 있는 세상, 모두 함께 잘사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최광빈 전 서울시 푸른도시국장(67)은 서울에 공원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지켜본 산 증인이다.
여의도공원(조순 시장), 월드컵공원(고건 시장), 서울숲(이명박 시장), 북서울꿈의숲(오세훈 시장) 등 서울 속 수 많은 공원이 38년 11개월의 공직생활 동안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월드컵공원 일대는 이제 수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가 됐지만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거대한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그는 1997년부터 대규모 환경복원사업에 투입돼 오늘날의 공원을 만들어 냈다.
쓰레기 매립지에 묻혀있던 가스를 제어하고, 흙으로 정화한 뒤 식생을 복원했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은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최 전 국장은 2023년 9월 노원구 힐링도시국장(계약직)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약 2년간의 집필작업 끝에 그는 <푸른도시, 서울의 공원>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의 부제는 소신과 열정의 공원만들기 40년이다.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며 만들고, 지켜낸 공원의 모든 역사를 책 한 권에 담았다. 때로는 아찔했던 실수담부터 역대 서울시장의 아쉬웠던 점까지 솔직하게 적었다.
최 전 국장은 20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서울의 대형공원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공원은 수 많은 사람들이 지켜내고 가꿔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공원만 중요한 것이 아니긴 하죠. 그러다보니 공공주택, 복지관, 주차장 등 수 많은 공공시설과 토지사용을 두고 경합을 벌여야 합니다. 뉴스에서는 매일 주택공급이 최우선 과제라는 보도가 나오죠. 하지만 녹지가 갖고 있는 힘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서 윌리엄 브라이언트가 했던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없다면 100년 후 똑같은 크기의 정신병원이 생길 것’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최 전 국장은 “공원은 단순 녹지를 넘어 도심 속 바쁜 시민들이 삶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했다.
그는 임기 중 조성한 수 많은 공원 가운데 ‘북서울꿈의숲’을 가장 기억에 남는 공원으로 꼽았다.
“공원조성시 본청 과장이 설계는 관할하지만 시공까지 관리·감독을 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북서울꿈의숲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울시가 만들어 낸 전무후무한 사례입니다.”
이전까지 공원조성시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무장애길’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계단으로만 오를 수 있도록 설계됐던 북서울꿈의숲 전망대는 장애인들도 쉽게 갈 수 있도록 경사형 엘리베이터로 바뀌었다. 준공 2개월 전부터는 공사담당 직원들이 근처 아파트를 빌려 합숙을 하기도 했다.
최 전 국장은 오세훈 시장의 주요사업 중 하나인 ‘정원도시 서울’에 대해 “새로운 땅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시기에 오 시장이 정원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심 내 자연공간 조성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서울시가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으로 내놓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단지 내 공원조성 시 용적률 등 인센티브 지급방식에 대해서는 다소 쓴소리를 내놓았다.
“공원은 공공에 열려있어야 공원입니다. 단지 내에 공원을 확보해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접근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지 않는 한 결국은 단지에 사는 주민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공원이 인센티브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겠죠.”
끝으로 ‘서울시민에게 공원은 어떤 의미라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최 전 국장은 “시민 모두에게 편히 숨쉴 수 있는 작은 산소통 또는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쉴 수 있는 작은 방석과 같은 것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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