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땅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큰물 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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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8-21 10:36본문
최서해 작품들이 모두 그렇듯 이 작품도 더없이 강렬하고도 고통스럽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마을 전체가 ‘큰물’에 휩쓸리는 순간, 윤호가 아기를 안고 홍수에 휩쓸린 집을 목숨 걸고 빠져나가는 장면, 아기의 죽음 등 이어지는 참담한 사건들이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작품 속 마을에 홍수가 난 원인은 새로 지은 철교였다.
마을이 물난리가 자주 나는 곳이라 농민들은 마을로 곧바로 향해 오던 물길을 건너편 산 아래로 돌려놓고 마을을 둘러 방축을 지어 단단히 관리하면서 잘 지내왔다. 그런데 마을 밖에 철도가 놓이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저편 산 아래로 돌려놓은 물은 철교를 지나서 이 마을 뒤 방축을 향하고 바로 흐르게 되었다. 이 때문에 촌민들은 군청, 도청, 철도국에 방축을 더 굳게 쌓아주든지, 철교를 좀 비스듬히 놓아서 물길이 돌게 하여달라고 진정서를 여러 번이나 들였으나 조금의 효과도 얻지 못하였다. (최서해, ‘큰물 진 뒤’, <탈출기>, 애플북스, 151쪽)
2023년 7월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때도 주민들이 참사 전에 이미 미호강이 범람할 것 같다고 민원을 여러 번 넣었으나 지자체 대응이 부실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큰물’은 매년 어김없이 또 찾아온다. 정부는 7월 중하순에 내린 집중호우 피해액을 1조848억원으로 확정했다. 최근 10년간 자연재해 피해액 중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광주·전남 지역은 한 달 동안 내릴 비를 하루에 맞았다. 전남에 거주하는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님에게 전화했더니 “논도 밭도 차도 다 잠겼지만 나는 괜찮다”고 처연한 답을 주셨다. 경남 여러 지역은 산불 피해를 입은 지 몇달 지나지도 않아서 또다시 홍수에 휩쓸렸다. 그리고 남쪽 지역이 물에 잠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수도권이 물폭탄을 맞았다. 차를 운전하던 사람들이 차째로 홍수에 휩쓸려 실종되고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났다.
고향사랑기부제 ‘위기브’ 플랫폼을 통해 재해 지역에 성금을 보내면서 1980년대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 시절 여름이면 학교에 반강제로 수해 이재민 돕기 성금을 내던 일이 생각났다. 5~6학년 정도 되자 왜 매년 홍수가 나는데 미리 대비하지 않고 수재민 돕기 성금만 걷는지 의아하게 여겼던 기억이 있다. ‘큰물 진 뒤’는 일제강점기가 배경이니 작품 속 ‘군청, 도청, 철도국’은 일본인들이 휘어잡고 있어 한국의 일반 농민들에게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혹시 이런 식민지 방식의 강제적인 근대화, 중앙집권적인 권위주의의 영향이 100년이 지나도 남아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수해 피해 농가에 직접 도움이 되려면 성금을 보낼 수도 있지만 지역 특산물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해에서 살아남은 강한(!) 상품들이고, 판매자가 철저히 점검해서 발송한다. ‘경남몰’에서 관련 행사를 하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 수해 지역 상품을 구입하면 5% 할인 쿠폰을 준다. 8월31일까지 광복절 특별할인도 진행 중이다. 전남 지역 특산품은 ‘남도장터’에서 판매하는데 여기도 여름휴가 특별전을 하고 있다. 지역별로 ‘맛뜰무안몰’ ‘장성몰’ ‘담양장터’ 등을 운영하고 있으니 원하는 지역 쇼핑몰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농축수산물뿐 아니라 소시지나 송편, 치즈 군고구마 같은 가공식품도 판매한다. (파인애플 군고구마, 몹시 유혹적이다.)
‘큰물’은 물론 큰불도 앞으로 피할 수 없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기후변화를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부는 최소한 어디를 어떻게 막아야 삶의 터전을 보호할 수 있는지 현지 주민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기라도 해야 한다. 도심의 재난 대책과, 논밭과 산의 기후변화 대책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빨리 내년을 대비해야 한다. 성금과 시혜는 기후변화 대책이 아니다. 일 터지고 나서 돈이나 보내는 지금의 방식은 절대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절기상 날씨가 선선해지는 ‘처서’를 이틀 앞둔 20일 인천 동구 화수동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뜨거운 오후 햇살 아래 고추를 널어 말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상공에서 한강과 도심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서울달’의 누적 탑승객이 5만명을 넘어섰다.
서울시는 17일 지난해 8월23일 개장한 서울달의 누적 탑승객이 5만명, 외국인 탑승객은 1만7000명을 돌파하며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서울달은 여의도 상공 130m까지 수직 비행하는 계류식 가스기구이다. 지난 1년간 총 235일 운영하며 하루 평균 228명을 태웠다.
5400회 이상 무사고 안전 비행 성과도 달성했다. 시는 영등포 소방서와 합동 안전 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탑승객 사전 안전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안전 관리를 철저히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4월부터 성수기인 4~6월, 9월~11월 주말 오전 운영을 확대하고, 소인(3세~18세) 요금 세분화, ‘서울시 다둥이행복카드’ 소지자 30% 할인 도입 등을 시행하며 이용객 확대에 공을 들였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와의 연계 마케팅도 해외 관광객 유치 효과를 봤다. 지난 1년간 탑승한 전체 이용객 중 외국인은 31.3%로,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사전예약을 시작하면서 외국인 탑승객 비율이 작년 대비 16%p 가량 올랐다. 1년 중에는 날씨가 선선한 9~10월, 하루 중 오후 6시대에 가장 많은 이용객이 탑승했다.
시는 오는 22일부터 2주간 금~일요일(총 6일)에 서울달 개장 1주년을 축하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달 포토존’에서는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서울달의 1주년 축하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캐치볼’은 공을 3회 던져 가장 높은 점수에 해당하는 경품을 받는 이벤트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달 전체 이용객 3명 중 1명은 외국인일 만큼 야간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서울이 꼭 방문하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글로벌 관광 도시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를 지속해서 발굴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올해 초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합의문에 지나치게 불리한 사항들이 담긴 걸로 파악됐다. 퍼주기 계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원전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수주 과정의 진상을 낱낱이 되짚어봐야 한다.
19일 언론에 보도된 한수원·웨스팅하우스 지식재산권 분쟁 종료 합의문을 보면, 한국이 원전을 수출할 때 1기당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물품·용역 구매와 1억7500만달러(약 2400억원)의 로열티를 웨스팅하우스에 제공해야 한다. 원전 1기당 1조1400억원을 웨스팅하우스에 주는 셈이다. 1997년 한전·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 전신 기업과 기술 사용 대가로 10년 동안 약 3000만달러를 제공키로 한 것과 비교하면 과도하게 불공정하다. 그간 한국이 개발했던 원전 기술이 퇴보했다는 것인가. 또 한국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독자 노형을 개발해도 웨스팅하우스가 기술 자립을 확인해주지 않으면, 제3국에 수출하지 못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아직 상용화도 안 된 미래 먹거리에 손 안 대고 빨대를 꽂아준 셈이다. 특히 북미, 체코를 제외한 유럽연합 가입국, 영국, 우크라이나, 일본에서의 신규 수주는 포기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원전 수주를 경쟁했던 업체와 이런 굴욕적 합의를 한 이유가 뭔가. 윤석열의 ‘원전 수출 업적 만들기’ 이외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윤석열이 체코를 방문해 “26조원 수출 쾌거”를 홍보했는데,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소송으로 제동을 거니 다급했을 수밖에 없다. 백번 양보해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가 원전 수출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고육지책이라고 해도, 그 결과로 과도한 로열티에 핵심 설비 일감들을 떼어주는 원전 수출은 ‘밑지는 장사’가 될 위기에 처했다.
원전 사업 규모가 수십조원이라 해서 이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실제로 한전의 올 상반기 재무제표를 보면, 이명박 정부 때 첫 해외 원전 수출 성공 사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사업은 적자로 전환됐다. 누적 이익이 2023년 말 4350억원에서 지난해 말 722억원으로 급감한 뒤 올해 상반기 349억원 적자가 된 것이다. 수주 규모가 22조원을 넘었지만 당초 계획보다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서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체코 원전 계약 체결 과정이 법과 규정에 따라 이뤄졌는지, 원칙과 절차가 다 준수됐는지 조사”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당연히 이뤄져야 할 조치다. 문제가 있다면 철저히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나아가 원전 수주가 곧 대박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한국형 원전과 SMR 수출의 수익성을 높이는 장기 전략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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