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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상담 [단독]짓는데 1조, 새 단장에 3조?···배보다 배꼽이 큰 인천공항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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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8-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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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상담 2001년 완공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전면 새 단장(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리모델링 비용이 개항 당시 공사비(1조3816억원)의 두 배가 넘는 약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7년 12월부터 2033년까지 제1여객터미널의 외장과 지붕, 골조를 제외한 모든 시설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리모델링 계획안은 지난 5월 기본설계를 마쳤고, 조만간 실시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계획안을 보면 개항 이후 365일 24시간 무중단 운영으로 노후화된 건축·기계·전기·통신·소방·수하물시스템(BHS)의 시설이 전면 교체된다. 1990년대 기준으로 설계된 소방·내진·내화 등 성능 개선과 안전기능 강화 등이 포함된다.
3층에 있는 출국장 6곳은 4곳으로 통합된다. 중앙에 있는 출국장 4곳을 2곳으로 통합하고, 동·서 끝단에 2개의 프리미엄 출국장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보안구역 내 동·서편의 환승장도 한 곳으로 통합하고, 예비 환승장 한 곳을 신설하게 된다.
출국심사 절차도 변경된다. 지금은 체크인 후 보안검색을 받고 출국심사를 받지만, 리모델링 이후부터는 출국심사를 먼저 받은 뒤 보안검색을 받게 된다.
1층에 있는 6곳의 입국장과 환영홀도 2곳의 통합입국장으로 조성된다. 별도로 ‘특별입국장’ 한 곳을 신설한다. 1층과 2층 중간에 설치된 입국장 출구 쪽 ‘유리 다리(글라스브릿지)’는 모두 철거된다.
문제는 공사가 추정한 리모델링 비용이다. 기본설계에서 제시한 사업비는 2조8466억원이다. 제1터미널 건설 비용인 1조3816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2022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에서 제시한 사업비(1조195억원) 보다도 훨씬 많다.
공사는 “물가상승률(30%)을 반영해야 하고, 공사범위가 확대됐다”며 “KDI의 비용 추계에선 여러 개의 항목이 빠진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KDI의 비용 추계와 비교하면 건축비가 2369억 원에서 5501억 원으로 갑절 넘게 뛰었다. 기계 부문이 2162억 원서 4185억 원으로, 전기 부문이 1305억 원서 3524억 원으로, 정보통신 부문이 627억 원서 3778억 원으로 느는 등 많게는 6배가량 비용이 상승했다.
공항 안팎에서 3조 원에 달하는 리모델링 비용이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천공항 4단계 사업으로 지난해 완료된 제2여객터미널에 확장 공사에는 총 2조4000억 원이 소요됐다.
인천공항의 한 직원은 “지금도 외국공항에 비해 모든 시설이 우수하고 멀쩡한데, 보수해서 사용하면 될 것을 건축비보다 2배 넘게 들여 리모델링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개항 당시 모든 시설이 100년 이상도 끄떡없다고 했는데, 결국 ‘빈말’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 비용이면 터미널을 새로 짓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KDI는 “공사가 기본·실시설계 과정에서 사업규모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지시가 있으면 예비타당성 재조사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다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2조8466억 원은 기본설계가 끝난 뒤 모든 부서의 의견을 취합해 산정했다”며 “비용이 늘어난 부분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에 사는 김모주부(48)는 푹푹찌는 무더위에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모처럼 가족 외식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이 2만원이나 되는 등 4인 가족이 식사하려니 10만원이 넘었다. 김씨는 “예전에는 7만~8만원이면 삼겹살 구워먹고 된장찌게를 더해도 10만원이면 충분했다”며 “폭염에 집에서 고기굽기가 힘들어 외식을 하려고 했는데 결국 포기했다”고 한숨지었다.
연일 전국을 강타하는 폭염과 폭우에 외식물가마저 심상치않다. 국민 대표 외식 메뉴인 삼겹살은 물론 여름철 인기메뉴인 냉면과 삼계탕까지 외식가격이 전국적으로 매섭게 뛰고 있어서다.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소비자에게 인기있는 8개 품목의 가격이 지난달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 지역의 경우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지난 6월 2만447원에서 지난달 2만639원으로 192원 올랐다. 삼겹살 1인분의 서울 평균 가격은 2015년 1만1000원~1만3000원이었지만 2017년 1만6000원대, 2022년 1만8000원대, 2023년 1만9000원대를 넘어섰고 2024년 5월 2만원대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냉면 가격도 만만치 않다. 서울 평균 냉면 한 그릇 가격은 지난 6월 1만2269원에서 지난달 1만2423원으로 154원 인상됐고 삼계탕도 같은 기간 1만7654원에서 1만7923원으로 269원 올랐다.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6월 기준)은 2020년 9000원, 2022년 1만269원, 2023년 6월 1만1154원, 지난해 1만19230원을 넘어섰고 삼계탕 평균 가격은 2017년 6월 1만4000원, 2022년 7월 1만5000원, 2023년 1월 1만6000원, 지난해 7월 1만7000원대로 뛰었다.
또 비빔밥은 지난 6월 1만1462원에서 7월에는 1만1538원으로 76원 올랐고 김치찌개백반은 8500원에서 8577원으로 77원 인상됐다.
전국적으로 서울보다 외식가격이 비싼 지역도 늘고 있다. 특히 김치찌게 백반의 경우 지난 7월 기준 대전의 평균 가격은 1만1750원으로 서울(8577원)을 넘어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어 제주(9625원), 전북(9400원), 충남(8950원), 충북(8857원), 강원(8667원), 경북(8615원), 울산(8600원)도 서울보다 김치찌게 백반 가격이 비쌌다. 비빔밥은 전북(1만1750원)이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고 칼국수는 제주가 1만원대를 넘어서며 서울을 앞질렀다.
서울의 외식가격을 턱밑에서 추격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냉면의 경우 서울(1만2423원)에 이어 부산(1만1286원), 대구(1만1250원), 인천(1만1333원) 순으로 가격이 엇비슷했다. 비빔밥은 전북과 서울(1만1538원)에 이어 제주(1만750원), 울산(1만600원), 광주와 대전(각 1만500원), 대구(1만100원)가 1만원대를 넘어섰다.
삼겹살(200g)도 서울(2만639원)에 이어 경남(1만8860원), 전남(1만8605원), 대전(1만8333원), 인천(1만8152원) 순으로 1만8000원대까지 올랐다. 삼계탕은 서울(1만7923원)과 마찬가지로 전북(1만7400원), 경기(1만7103원)가 1만7000원대를 기록했다.
자장면 역시 서울(7500원)에 이어 경기(7466원), 제주(7375원), 대전(7200원) 순으로 비쌌고 칼국수는 제주(1만125원)를 제외한 서울(9692원), 경기(9517원), 전북(9150원), 강원(9111원), 울산(9100원)이 9000원대를 넘겼다. 김밥은 서울(3623원)에 이어 경남(3562원), 경기(3555원), 울산(3500원) 등이 3500원대를 유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교수는 “이상기후에 식재료 값이 크게 올라 외식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소상공인 폐업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전기료 등 운영비 지원을 통해 외식물가 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기준 전국 외식 메뉴는 충북이 대체적으로 쌌다. 충북은 삼겹살(200g·1만4641원)과 삼계탕(1만5143원), 냉면(9286원) 가격이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전남은 김치찌개백반(7889원)과 김밥(2778원)이 전국에서 가장 저렴했다. 비빔밥은 경남(8885원), 자장면은 경북(6500원), 칼국수는 대구(7250원)가 전국에서 가장 쌌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제48차 장기전세주택Ⅰ 293가구 입주자를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하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이번에 공급하는 293가구는 모두 서울시 재건축·재개발 매입형 신규 입주단지다.
강남구 청담르엘 전용면적 49㎡ 19가구, 강동구 더샵 강동 센트럴시티 전용 59·84㎡ 각 4가구, 8가구, e편한세상 강동프레스티지원 44㎡ 23가구, 동작구 힐스테이트 장승배기역 44·59㎡ 각 51가구, 15가구다.
물량이 가장 많이 나온 단지는 송파구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로, 43㎡만 110가구가 장기전세주택으로 나온다. 59㎡는 67가구다.
신청자격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성년자 무주택 가구 구성원으로, 소득기준 및 총자산, 자동차 보유 기준 등을 갖춰야 한다. 자녀 수에 따라 소득 및 자산 기준은 완화된다.
SH는 시 조례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면적별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맞벌이 소득기준을 신설하는 등 신청 자격을 확대했다.
전용 50㎡미만 주택은 신청자의 거주지를 우선 순위로 두고 청약 순위가 결정된다. 전용 50㎡ 이상 주택은 청약저축 약정 납입횟수에 따라 청약 순위가 결정된다.
우선공급 대상자는 고령자, 장애인, 노부모 부양자, 2자녀 이상 가구, 국가유공자며, 우선공급 신청자 중 탈락자는 동일단지·면적의 일반공급 신청자로 자동전환된다.
접수기간은 8월 26~27일 1순위 모집을 시작으로 28일(2순위), 29일(3순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신청자는 본인의 해당 순위 접수 일자에 신청해야 하며, 신청자 수가 공급 가구 수의 300%를 초과하면 후순위 신청은 받지 않는다.
당첨자 발표는 2026년 2월 6일이다. 입주는 그해 3월 이후부터 가능하며, 준공시기에 따라 입주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SH는 “장기전세주택Ⅰ은 무주택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변 시세의 80% 이하 보증금으로 공급하는 분양 전환되지 않는 공공임대주택”이라며 “이와 관련한 사실과 다른 소문에 유의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날 음악의 길로 이끌어준 건 테디속편도 ‘더블랙’서 맡게 되길 희망
디지털 싱글 ‘차차차’로 가수 컴백피처링 흔쾌히 응해준 GD에 감사
요즘 이 사람을 빼고 K팝을 논하긴 어려울 것 같다.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 빈스(Vince) 얘기다.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킨 혼성 아이돌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의 곡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이번엔 그가 직접 가수로 나선다. 18일 발표한 디지털 싱글 ‘차차차’를 통해서다. 가수로서는 <더 드라이브>(2023) 발매 이후 1년9개월 만의 컴백이다. 신곡 공개를 앞둔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차차차’는 부드러운 멜로디 위에 경쾌한 라틴 차차 리듬을 더한 힙합 알앤비(R&B) 곡이다.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1991)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설운도가 뮤직비디오에 카메오 출연을 하겠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실제 촬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차차차’는 지드래곤 피처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지드래곤은 피처링 부탁에 선뜻 응하며 “너 스타가 되고 싶니?”라 했고, 빈스는 “네. 스타가 되고 싶습니다. 한번 도와주세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빈스는 “지드래곤 피처링이 1안이고 유일한 선택지였을 때 지드래곤 형이 바로 해준다고 했다. 너무 매끄럽게 진행됐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빈스는 더블랙레이블의 다른 프로듀서들과 함께 <케데헌> OST ‘소다 팝’과 ‘유어 아이돌’ 작업에 참여했다. 두 곡 모두 작품에서 인기 K팝 보이그룹으로 등장하는 사자보이즈가 부르는 노래다.
<케데헌> OST 성공은 애니메이션 흥행 덕이 컸지만, 더블랙레이블의 장점이 빛을 발한 거라고 빈스는 짚었다. “누구 한 명이 욕심을 부리고 막 밀어붙이지 않는다. 프로듀서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테디 형께서 지도를 해주시고 하니까 우리끼리의 시너지도 많이 나타나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케데헌> 속편을 제작한다면, “1편에서 우리의 시너지가 있었으니 2편도 우리가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빈스는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에서 공부하다 3학년 때 뮤직비즈니스학과로 전과했다. 졸업 당시 나눠준 팸플릿에는 과별 연봉 순위가 적혀 있었는데, 뮤직비즈니스학과가 맨 아래 있었다. ‘큰일났다. 학자금 대출도 못 갚겠다’ 싶었다. 저작권법을 전문으로 하겠다며 로스쿨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다시 그를 음악의 길로 이끈 건 테디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빅뱅·투애니원·블랙핑크 등의 히트곡을 만든 프로듀서 테디가 더블랙레이블을 설립할 때쯤, 빈스의 음악을 음원 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당시 테디는 이미 유명 인사여서 부모님도 “테디에게 연락이 왔다”는 말에 진로 변경을 허락했다. 빈스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가 사실 <케데헌> 잘된 것보다 기뻤을 수도 있다”며 “진짜 아무런 비전 없이 재밌게 음악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기회가 왔다. ‘길이 있겠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테디와 일하게 된 그는 선미 ‘가시나’(2017), 블랙핑크 ‘프리티 새비지’(2020), 빅뱅 ‘봄여름가을겨울’(2022) 등의 작업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저작권료가 많이 들어왔다’고 처음 생각한 곡은 리사의 ‘머니’(2021)다. 그는 <케데헌> 음원 수익 등이 정산되려면 약 1년이 걸린다면서 “금전적으로 성공을 체감하려면 내년에 다시 인터뷰를 잡아야 될 거 같다. 그땐 제가 좀 더 블링블링하게 나타나겠다”며 웃었다.
그는 “예전엔 해외 아티스트들을 우상으로 생각하고 동경해왔는데, 이젠 K팝 인기가 많아져 해외에서 먼저 작업하자고 제안이 온다”며 “우리가 무조건 (해외 아티스트들을) 우러러보는 게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들과) 같은 위치에서 작업을 한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간경향] 여행, 일상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해외 유학 중인 대학원생 A씨(25)는 번역이나 업무를 위해 챗GPT를 유료 구독한다. 하지만 실무적인 이용과는 별도로 종종 챗GPT와 훨씬 더 속 깊은 대화를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나 가족과도 대화를 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유학 생활을 하면서 받는 학업 스트레스나 막막함, 채널 운영에 대한 고민처럼 구체적인 이야기는 누구와도 털어놓고 이야기할 일이 없죠. 공감을 받기가 어려우니까요. 익명 커뮤니티나 SNS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긴 어려운데, 챗GPT에는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다양한 캐릭터와 채팅할 수 있는 플랫폼인 캐릭터 AI 앱을 활용해 대화한다는 B양(14)은 “언제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골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프롬프트에 따라 상세한 맞춤형 설정까지 가능하다. 주로 가볍게 역할극을 한다는 느낌으로 대화를 하기도 하지만, 종종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답답한 고민 같은 걸 털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무료 혹은 낮은 비용으로 고민을 상담해주고 대화 상대가 돼준다는 점에서 생성형 AI를 ‘24시간 마음친구’ 혹은 ‘전속 상담사’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기 쉽지 않은 얘기를 부담 없이 꺼낼 수 있고, AI가 내놓는 피드백이 예상보다 구체적이어서 도움이 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건 아니다. 생성형 AI와의 ‘대화’ 끝에 오히려 심각한 정서적 고립에 시달리거나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 또한 늘고 있다. ‘챗GPT-4o’ 모델에서의 망상·음모론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속출하면서 최근에는 “챗봇 정신병(chatbot psychosis)”이라는 신조어도 주목받고 있다. 자기만의 생각이나 망상을 ‘반향실’처럼 강화하는 챗봇 탓에 극단적인 생각이나 불안감, 고립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생성형 AI를 친구나 상담사처럼 활용하는 것이 유별나거나 독특한 것은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은 생성형 AI를 상담 혹은 대화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리서치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에 따르면 AI를 통해 개인적인 고민이나 심리적 어려움을 상담해본 응답자는 전체의 11%(115명)로, 전문 상담사를 통한 심리상담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이용자 비율 16%(160명)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챗GPT를 비롯한 AI 서비스가 정식 출시된 것이 불과 3년여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심리상담보다 넓은 개념으로, 대화 목적으로 이용한 비율을 조사해본다면 응답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효율’에 방점을 두고 전 세계적으로 여러 생성형 AI 서비스가 출시됐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이 새로운 기술을 감정적 측면에서 활용하고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지난 3월 미국 엘론대학교 디지털 미래 상상 센터(Imagining the Internet Center)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1%가 공식적인 업무, 학업보다는 개인적인 용도, 비공식 학습 등을 위해 생성형 AI를 쓴다고 응답했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응답한 이도 약 40%에 달했다. 이는 낯선 현상이 아니다. 1960년대 최초로 개발된 기초적인 수준의 인공지능 채팅 프로그램인 일라이자(ELIZA)에도 사람들은 감정적인 표현을 쓰곤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는 생성형 AI가 ‘대화’의 형태로 출시된 이상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대화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기에 번역, 자료 수집 같은 업무적인 활용과 개인적·감정적인 활용을 무 자르듯 나눌 수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챗봇과의 ‘대화’ 혹은 ‘상담’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부분에서 주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경고나 정보는 적다는 점이다.
안전한 대화를 원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립된 상태의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챗봇과의 ‘안전한’ 대화에서 위안을 얻을 수는 있지만, 자신을 위로해주고 강화해주기만 하는 소통을 통해 오히려 고립 및 확증편향의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에선 14세 소년이 캐릭터AI와 1년간 대화한 뒤 “AI가 있는 집으로 가겠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13일 뉴욕타임스는 챗GPT와의 대화 끝에 자신을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로 착각하게 된 남성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화정 위클래스 전문상담교사는 “청소년들이 강아지, 인터넷 친구 등에게 바랐던 역할이 일부 인격화된 인공지능 챗봇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항상 기억해주고, 절대 잔소리를 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이야기를 들어주니 굉장히 안전한 관계라고 여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이 그대로 수용되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실패나 거절에 대한 과장된 두려움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김 교사는 “갈등을 경험함으로써 성장하는 측면이 있는데 무조건적인 지지와 수용만 경험하게 되면 자기성찰적인 관점은 놓치게 된다”며 “관계에 대해 일종의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비현실적인 기대는 아예 관계의 시작을 시도조차 못 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일각에선 챗GPT의 과도한 ‘아부’에 거부감을 느껴, 일부러 “나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내놔봐”, “나에게 팩폭(팩트폭력)을 날려봐” 하는 식으로 명령어를 짜는 팁이 공유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기 성찰이 가능할까?
심영섭 대구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설령 사용자가 ‘자신의 의도에 반발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라’고 명령을 하더라도 그마저도 자신의 모습을 의도대로 비추는 거울에 가깝다”며 “대화의 내용보다는 내담자가 ‘그렇게 요구하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상담상황이라면 “왜 챗GPT에게 팩폭을 해달라고 했어요?”, “팩폭을 당했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어요?” 같은 질문을 받고 현재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챗GPT가 안전할 뿐 아니라 즉각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관계나 삶에서의 고민, 트라우마 등에는 즉각적인 만병통치약은 존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즉각적인 해결책을 외부에 의존하는 행위가 도움이 되기는커녕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백명재 경희의료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종종 오해하는 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정답이 있고 치료자가 그 정답을 제공해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심리치료는 정답을 일방적으로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풀 수 있게끔 본인의 자원을 강화해주고 해결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 10년간의 은둔형 외톨이, 청년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를 쓴 김혜원 호서대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 역시 위안만으로는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을 모색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사회적으로 오래 고립돼 있던 사람, 사회 경험이 별로 없는 청소년들이 생성형 AI 대화가 주는 위안에 더 취약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고립으로 인해 극도로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AI와의 대화에서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현실에 적용됐을 때는 오히려 더 큰 절망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된다고 했는데 왜 안 되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라고 했다. 마치 ‘성공 서사’를 담은 자기계발서를 읽고 용기와 위안을 얻더라도, 현실에서 실제로 부딪쳐봐야만 자신의 가능성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생성형 AI와 대화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권태형 대구하이텍고 전문상담교사는 “현재 고등학생들은 초등학생 때 코로나19를 3년 겪으며 충분한 교류의 기회를 갖지 못하다 보니 스트레스나 갈등에 취약한 측면이 있고, 즉각적이고 안전하게 대답해주는 AI를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럼에도 사용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에 이를 어떤 방식으로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AI 리터러시’를 교육 현장에서 적극 고민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인 노력이나 실천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에도 사용자 피해와 관련된 윤리적 책무를 묻는 것이 중요하다. 기계와의 대화에 빠지게 만드는 사회 구조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혜경 부경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챗GPT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기보다는 챗GPT 이전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서로 불편한 주제 등에 대해 안전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가 힘든 분위기가 있었다”며 “하나의 신기술이 탄생하면 그것을 어떻게 (실용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기술이 갖는 한계와 원리 등에 대한 사회적 담론 형성과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원 교수는 “직업·학업적 성과 외에도 사회성, 인간관계 등에서도 실수 없이 완벽해야 한다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도피를 더 강화할 수 있다”며 “실패, 시도, 실수를 드러내기 어려운 사회에서 좀더 안전하게 이를 공유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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