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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임명장 받은 이 대통령 “강산 여덟번 바뀌는 동안 시련 이겨낸 국민만 믿고 직진” 감사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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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8-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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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5일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해 성큼성큼 직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80주년 광복절인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민임명식’에서 낭독한 ‘국민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임명장을 건네받아 한없이 영광스럽고, 한없이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6월4일 국회에서 한 이 대통령의 취임 선서가 약식 취임식이었다면, 이번 행사는 취임 72일 만에 열린 공식 취임식 성격이다. 대통령실은 주권자인 국민이 대통령을 임명한다는 의미를 담아 취임식이 아닌 국민임명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대통령은 “위대한 80년 현대사가 증명하듯 대한민국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다”면서 “‘국민주권 정부’는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의 중심에 언제나 국력의 원천인 국민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역경은 전례 없이 험준하지만, 우리가 이겨낸 수많은 위기에 비하면 극복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라며 “하나 된 힘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더 영광스러운 조국을 더 빛나게 물려주자”고 했다. 그는 “위대한 대한국민께서 다시 세워 주신 나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임명된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면서 “이 자랑스러움을 국민의 기쁨과 행복으로 반드시 돌려드리겠다”며 편지 낭독을 마무리했다.
이날 국민임명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임명식을 지켜봤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배구선수 김연경 등 문화·체육계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 전직 대통령 가족과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 및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건강상의 이유를 대거나 이 대통령의 광복절 특사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불참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편지’ 전문.
두통이 생긴 것만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대부분은 건강에 큰 위협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더운 날씨에 바깥 활동을 하다 체온이 상승하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생길 수 있다. 두통은 크게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뉘는데, 일차성 두통은 뇌질환이나 외상 등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를 뜻한다. 일차성 두통 중 가장 흔한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과로 등이 원인이거나 때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차성 두통의 원인이 되는 질환 중 여름의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중증 질환으로 뇌수막염이 있다.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감싸는 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뇌수막은 가장 안쪽의 연질막, 중간의 거미막, 바깥쪽의 경질막으로 구성되며, 염증은 주로 거미막과 연질막 사이의 뇌척수액 공간에서 발생한다. 병원체 감염이 원인이 아닌 비감염성 뇌수막염도 있지만, 감염성 뇌수막염이 더 흔하다. 보통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의 병원체가 혈류를 통해 뇌척수액 공간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스트레스·과로 탓 오는긴장형 두통은가장 흔한 일차성 두통
고온다습 날씨엔고열·경련 동반하는뇌수막염 주의해야세균성은 치명률 높아
뇌출혈 부르는 ‘시한폭탄’뇌동맥류도 이차성 두통파열 전 증상 드물지만안검하수·복시 등 ‘신호’
뇌수막염의 가장 주요한 증상은 심한 두통과 갑작스러운 고열이다. 두통만으로 보면 자주 접하는 증상이지만 이에 동반되는 다른 증상들이 심각하다. 구토와 의식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목이 뻣뻣하게 경직되고 눈부심 증상이 심하게 느껴지며 경련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영유아는 기운이 없거나 보채는 증상이 심해지며 머리 윗부분의 뼈들이 채 닫히지 않은 부위인 숫구멍(대천문)이 불룩해지는 등 특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뇌수막염은 비교적 가벼운 경과를 보이고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포진바이러스 감염처럼 드물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세균성 뇌수막염은 치명률이 높고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며 생존하더라도 청력 손실, 인지기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김태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수막염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약물, 자가면역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세균성 뇌수막염은 매우 빠르게 악화하는 응급질환인 만큼 초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발병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수액 공급과 해열제 투여 같은 보존적 치료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단순포진바이러스가 원인일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조기에 광범위 항생제를 정맥으로 투여해야 한다. 고열, 뇌압 상승, 경련 등 증상에 따라 보조 치료도 병행된다. 곰팡이 감염이 원인일 경우엔 항진균제를, 자가면역질환 때문이라면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온이 높은 계절에 걸리기 쉬운 뇌수막염, 그리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뇌동맥류 등 치명적인 질환도 처음엔 두통부터 조짐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뇌수막염은 백신 접종으로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므로 특히 영유아,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라면 접종하는 것이 좋다. 또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을 할 때 소매로 가리는 등의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면 예방에 더욱 도움이 된다. 김태원 교수는 “뇌수막염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질환으로 예방접종과 조기 진단, 신속한 치료가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평소와 다른 양상의 두통을 비롯해 고열, 경련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질환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머릿속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두통이 발생하는 질환도 있다.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한순간 혈관이 터지면 치명적인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어 ‘머릿속 시한폭탄’이란 별명이 붙었다. 혈관이 자라며 부풀어오르는 동안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이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사망률이 50~60%에 달하며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문제는 매우 심한 두통으로 심각성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뇌동맥류가 터진 이후라는 점이다. 뇌 내부의 지주막이라는 공간에서 출혈이 발생하면서 뇌 전체에 피가 퍼지고 뇌압이 상승한다. 극심한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 의식 저하 등도 이때부터 나타난다. 신동성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지주막하 출혈을 경험한 환자들은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극심한 두통’이라고 표현한다”며 “한 번 터지면 생존하더라도 회복이 어렵고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크게 흔들릴 수 있지만, 터지기 전에 발견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막하 출혈로 뇌는 직접적인 손상을 입고, 이어 혈관이 쪼그라드는 혈관 연축과 뇌척수액 통로에 피가 고이는 수두증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혈관이 위축되면 뇌 혈류가 급격히 줄어 뇌부종·뇌경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수두증도 뇌압을 높여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이처럼 뇌동맥류는 한 번 파열되면 수술로 뇌출혈을 막았다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뇌 손상을 회복하기 어려워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뇌동맥류의 두통은 아예 경험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뇌동맥류는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확실한 예방법은 없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월경이 완전히 끝난 여성일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을 보호해주던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45~50세 이상 여성 중에서 뇌동맥류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뇌동맥류는 대부분 뇌혈관이 부풀고 있음을 의심할 만한 뚜렷한 증상도 없이 진행되므로 미리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다만 부푼 혈관이 주변 뇌신경을 압박하면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생기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뇌동맥류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다.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 검사로 살펴보고 만일 크기가 4㎜ 이상의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방법으로는 동맥류를 혈관 바깥쪽에서 클립으로 집어 혈류를 차단하는 클립 결찰술, 부푼 혈관 안에 금속 코일을 채워 혈류를 차단하는 코일 색전술 등이 있다. 신동성 교수는 “뇌동맥류 파열은 갑자기 찾아오므로 터지기 전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며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혈압을 관리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지난해 김건희 여사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두 차례 만났다고 김건희 특별검사팀에 제출한 자수서에서 밝혔다. 김 여사가 삼청동 안가에서 사적인 이유로 민간 기업인을 만난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18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이 회장은 특검에 과거 해외 순방 당시 고가의 명품 장신구를 김 여사에게 줬다는 자수서를 제출하면서 “대통령 안가에서 김 여사를 두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지난해 김 여사가 삼청동 안가로 불러 응했다”며 “두 차례 정도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 시기는 이 회장이 김 여사에게 준 명품 장신구를 돌려받은 이후로, ‘마음의 위로를 얻고 싶다’는 취지의 김 여사 요청에 이 회장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할 목적 등으로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장신구를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를 통해 2022년 3월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그로부터 한 달 뒤쯤엔 3000만원대 브로치와 2000만원대 귀걸이를 추가로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자수했다. 당시 이들이 만난 장소는 김 여사가 머무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건물 내였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때 이 회장에게서 받은 이 고가의 3종 명품 장신구를 모두 착용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2023년 말쯤에서 2024년 초 사이 목걸이와 브로치는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김 여사는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 전까지 명품 선물을 준 이 회장과 연락을 이어가고, 삼청동 안가에서까지 만났다. 대통령 안가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선포 직전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불러 지시사항을 하달하고, 계엄 이틑날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이 회동한 곳이다. 김 여사가 대통령 안가를 사적 이유로 사용한 경위와 이를 윤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 등이 특검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김 여사에게 명품 선물을 전달하면서 자신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전 검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2022년 6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일했다. 또 이 회장은 “대통령 부부의 국가조찬기도회 등 동반 참석”을 부탁하기도 했는데, 실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12월5일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고비는 예상대로 ‘인사(人事)’였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한 불리함도 있지만, ‘실용’을 국정과 인사 지표로 앞세웠을 때 예감은 불길했다. 흠 없는 지도층 인사들이 드문 현실과 정책 자질보단 도덕성이 전시되는 인사청문회가 오버랩되면서 ‘또 칼춤을 보겠구나’ 했다. 예감대로 장관 후보자 두 명을 포함해 4명이 낙마했다. 과거 막말에 발목 잡힌 한 차관급 인사는 꾸역꾸역 직을 이어갈 태세지만 정권의 내상이 작지 않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새 정부 인사가 (그래도) 정정 메커니즘은 작동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만으로 ‘다행이다’ 하기엔 되풀이되는 인사 난장이 눈에 밟힌다. 인사 시스템에서 고칠 부분은 없을까. 언제까지 ‘내로남불’의 여야 공수 교대를 반복할 것인가.
인사는 어느 정권이나 ‘인재풀의 한계’라는 현실적 조건이 작동한다. 조선시대 당쟁이 조정 인사권에서부터 시작됐듯, 진영 다툼이 심한 정치문화일수록 풀은 더욱 협소해진다. 그래서 인재풀을 얼마나 넓히느냐가 인사 평가의 관건이 된다. ‘깜짝 인사’의 파격이 주목받는 건 그 때문이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은 파격이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 인사실패 책임을 분명히 한 것도 그동안 없던 관행 파괴였다. 하지만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정리를 미적거려 ‘측근 불패’ 수렁에 빠진 건 낡은 행태의 답습이었다. 떨어질 줄 모르던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마저 꺾였다.
이쯤되니 여당에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정책 검증 인사청문을 하자는 제안이 리메이크 가요처럼 흘러나온다. 공감하는 점도 있지만, 방안 자체는 그리 현실적이지 않다. 야당과 국민 절반이 동의하지 않는다. 도덕성과 정책 역량의 경계가 딱 떨어지게 나뉘지 않는 부분도 많다. 실상 도덕성 의혹 대부분은 인사청문 무대 밖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제기되는 것이기도 하다.
인사청문이 ‘도덕군자’를 뽑자는 것은 아니다. 도덕군자가 공직에 최적화된 이라 말하기도 어렵다. 플라톤이 말한 ‘철인’도 도덕군자는 아니다. 사적 이해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이성과 논리로 ‘공(公)’을 이룰 수 있는 이를 의미한다. 공직 도덕성은 결국 공사를 명확히 가릴 줄 아는 분별력에 방점이 있다. 인사청문에서 도덕성이 중요한 이유도 분별력을 가늠하는 데 도움 되기 때문이다. 콩 심은 데 콩 나듯 지금까지 입신출세에만 목매던 이가 갑자기 이타적인 공복이 되긴 어렵다.
현실로 돌아가 도덕군자가 많지도 않지만 있다해도 꼭 최적이 아니라면, 감내할 만한 도덕성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정도’라는 말의 모호함처럼 그 감각은 천차만별이다. 대상 공직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부하를 위할 줄 모르는 리더십은 국방·안보 공직엔 절대적 결격사유지만, 경제·산업 관련 공직은 좀 다를 수 있다. 부하(박정훈 대령)를 희생시켜 자기 안위 도모에 급급했던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무자격인 것처럼 말이다.
정치가 인사의 합리적 기준을 토론하고 세울 필요가 있다. 첫번째로 그 공직의 본질에 반하는 도덕적 의혹은 아무리 작은 흠결이라도 용납해선 안 된다. 금전에 대한 민감성은 세제·예산 같은 국가 자원 배분을 다루는 공직자라면 반드시 갖춰야 한다. 이명박·윤석열 정부 인사들이 그러했듯 투기·투자에 능하고 자산이 많은 장관이 관련 세금을 낮춘다면 흑심을 의심하지 않겠는가. 반면 정치 공방 대상으로 전락한 위장전입이나 농지법 위반은 디테일을 따져 용인해선 안 될 경우만 네거티브로 규정하는 게 나을 것이다.
두번째는 정권들이 도덕성 의혹의 엄폐물로 삼아온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아무 성과나 단순 경력을 전문성으로 포장해선 안 된다. ‘갑질’이 가볍지 않은 건 그것이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강압과 독선으로 쥐어짜 만든 성과가 온전할 리 없다. 인사를 다루는 수장이 좁은 지식으로 편견에 차 있다면 고르게 인재를 평가하겠는가.
세번째로는 도덕성과 정책 철학이 겹쳐지는 영역은 반드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대표적으로 공직 후보자의 말과 글, 행동이다. 거기에 인간적 품격은 물론 정책과 국정에 대한 바른 판단과 분별력이 담겨 있다.
이런 정도 원칙에 정치권이 합의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관직을 정권의 전리품이나 파당의 여물통쯤으로 여기려는 심산이 아니라면 말이다. 부디 인사청문이 정국 주도권 다툼 도구로 분칠되지 않고, 인사 기준 설정의 공론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세종호텔 고공농성 반년…손인사로 나누는 ‘연대와 희망’ (8월11일)
고진수 민주노총 관광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은 10m 높이 철제 구조물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6개월째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고 지부장과 연대하는 시민들이 농성장 아래서 특별한 행사를 벌였습니다. 고 지부장이 내려다보는 동안 빙수를 만들어 먹고, 서로 부채를 부쳐주고,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커다란 얼음 위에 드러누워 온몸을 비볐습니다. “고진수 동지가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게 행사의 취지였습니다.
11일 월요일자 1면은 고공농성장에서 손을 흔드는 고진수 지부장과 농성장 아래서 연대하는 이들의 사진을 아래위로 붙여서 썼습니다. 고 지부장은 지독한 폭염과 폭우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습니다. 이날 1면 사진 아래 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해 광복절 특사 대상을 심의·확정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대적인 사면과 복권이 눈앞인데 ‘하늘감옥’에 갇힌 노동자의 ‘출소’는 기약이 없습니다.
■ ‘사면’ 원포인트 임시 국무회의 연 이 대통령 (8월12일)
이 대통령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부부와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등 2188명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단행했습니다. 정부는 국민통합과 민생을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취임 2개월여 만에 정치인들을 대거 사면하는 것을 두고 사면권 남용이라는 비판도 따랐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경제인, 여야 정치인, 노동계, 농민과 서민생계형 형사범 등에 대해 폭넓은 특별사면 및 복권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운전면허, 식품접객업 등 행정체재 대상자 83만4499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함께 시행됐습니다.
1면 사진은 특별사면 대상 확정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이 대통령의 모습입니다. 시선이 집중된 이날 국무회의의 여러 장면들이 마감됐습니다. ‘단행’ 이라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면 회의 중 의사봉을 두드리는 대통령의 모습이 어울릴 테고, 조국 전 대표 사면 논란 등이 반영된 국정지지율 하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심경’이 표현되는 표정 사진이 적절해 보였습니다. ‘망치’와 ‘표정’ 중에 표정사진을 선택했습니다.
■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 진실들 (8월13일)
김건희 여사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혐의와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습니다. 김 여사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게이트 관련 의혹), 알선수재(건진법사 게이트 관련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착용한 목걸이 진품을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확보해 법원에 제시했습니다. 이는 김 여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정황증거로 사용됐습니다. 법원은 이날 밤늦게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구속되는 처지가 됐습니다.
1면 사진은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구치소로 향하는 김 여사의 모습입니다.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내리뜬 사진들 사이에서 유독 이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경을 쓴 김 여사가 카메라를 바라봅니다. 단순히 굳은 표정이라고 할 수 없는 사진입니다. 감정이 짙게 묻어 있습니다. 거짓이 드러난 것에 대한 불편함일까요, 구속 예감에 대한 불안함일까요. 수많은 거짓들 사이에서 저 ‘현타’의 표정은 진실일까요?
■ 광복 8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애국지사들 (8월14일)
광복 이후 해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장 위치가 확인된 독립유공자 유해 중 절반 이상이 아직 고국의 품에 안기지 못했습니다. 광복 80주년을 이틀 앞두고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에서 돌아온 독립유공자 6명의 유해 봉환식이 열렸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혹독한 식민지 치하에서 독립운동에 나선 애국지사들의 활동이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혁명’에 뒤이은 ‘빛의 혁명’으로 이어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서서 미래의 교훈을 국민이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라고 강조했습니다.
1면 사진은 현충원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 장면입니다. 사실 이날 가장 떠들썩한 뉴스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였습니다. 시의적으로 의미가 있는 예고된 행사와 집중호우라는 돌발적 사건의 경중을 따졌고, 유해 봉환식을 밀어낼 만한 피해사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대부분 신문이 인천지역 호우 피해사진을 썼습니다. 1면 사진에 정답이라는 건 있을 수 없지만, 가끔 ‘답을 찾는데 게을렀구나’ ‘오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2025에 만나는 1945의 그날 (8월15일)
경향신문의 광복 80주년 기획 <기억을 역사로>에서는 한국의 다음 80년을 이끌어갈 2030세대의 ‘대일관’ 조사 결과를 실었습니다. 이 세대의 10명 중 7명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관심이 있고, 10명 중 8명은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10명 중 7명은 일본 문화를 즐기면서도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0명 중 6명은 일본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에 대한 개인적 ‘감정’과 국가 간 ‘문제’를 분리하는 ‘뉴노멀’의 등장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광복절인 15일자 1면은 한 가족이 광복 다음 날(당일엔 몰랐었다는 말도 있고, 알았지만 믿지를 못했다는 말도 있더군요)인 1945년 8월 16일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석방된 독립운동가와 군중들이 “조선독립 만세”를 부르는 대형 사진을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기획 관련 사진을 준비하면서 이 사진 한 장에 꽂혔습니다. 드물게 남은 광복 사진 중에 가장 상징적이고, 기획에도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진이 찍힌 위치는 지금의 서울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쯤으로 보입니다. 사진이 남아 있어서 ‘해방의 기쁨’을 짐작이나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MI입니다만, 저 역사적인 장면을 기록한 당시 최희연 조선영화사 사진기자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창간한 경향신문의 사진부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80년 전의 그와 지금 사진부장직을 맡고 있는 제가 제법 단단하게 연결돼 있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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