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플레이어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누구에게나 평등한 한 접시 ‘진정한 만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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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8-18 15:50본문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보자. 쌀을 꺼내 물에 슬슬 씻고 쌀뜨물은 따로 냄비에 받아 놓는다. 냉동실에서 물에 불린 다음 얼려놓았던 서리태를 꺼내 쌀 위에 올리고 취사를 시작한다. 냄비에 받은 쌀뜨물에 마른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인다. 그사이 감자를 네 개 꺼내 물에 씻고 껍질을 깎아 찬물에 담가 전분을 뺀다. 다른 냄비에 물을 받아 끓인 후 어묵 4장을 데친다. “앗, 뜨, 뜨거” 뜨거운 물에 한 번 데는 건 당연한 일이라 놀랍지도 않다. 데친 어묵을 채 썰고 당근, 양파도 꺼내 껍질을 벗긴다. 감자조림 차례다. 냄비에 간장, 설탕을 풀어주고 깍뚝 썬 감자를 넣은 뒤 물을 자작하게 넣어 불에 올린다. 다시 배추된장국으로 돌아간다. 아까 멸치 육수를 끓이던 냄비에 된장을 잘 풀어준다.
슬슬 헛갈리기 시작한다. 이제 뭐 할 차례더라? 감자조림? 감자조림 불을 약하게 조절한다. 지금쯤 싱크대를 한 번 치워야 나중에 고통이 적다. 감자와 당근, 양파 껍질을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 넣고 1차로 설거지를 한다. 보글보글, 된장국이 한 번 끓어오르면 배추를 손으로 뜯어 넣어주고 뚜껑을 덮는다. 밥솥이 “잠시 후 증기가 배출됩니다” 하고 친절히 알려주어 잽싸게 피한다. 치익?? 뜨거운 증기가 밥솥에서 피어오른다. 밥은 OK. 감자조림은 다 되어가나? 젓가락을 찔러 넣어본다. 아직 턱도 없이 딱딱하다. 잠시 휴대폰이나 볼까.
“아악!” 깜빡 10분이 흘러버렸다. 배추된장국은 부르르 넘어 가스레인지를 더럽혔고, 감자조림은 바닥이 탔다. 생각해 보니 어묵볶음은 아직 하지도 못했다. 나에게 남은 건 밥과 얼마 안 되는 양의 배추된장국, 바닥이 탄 감자조림뿐이다. 근데 설거지와 음식물쓰레기는 산더미같이 나왔다. 열 받는다. 이게 맞아?
엄마들은 이 많은 노동을 어떻게 매일 했을까? 그러고도 그걸 당연한 줄 알았을까? 갑자기 가부장제에 대한 분노가 피어오른다. 밥 한 번 더 했다가는 제명에 살지 못할 것이다. 들어가는 노동에 비해 백반은 너무 싸다. 반찬도 많고 설거지거리도 많은데 말이다. 백반은 허름한 곳에서 싸게 때우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인가? 이러다 보니 점점 백반 장사하려는 사람이 줄어든다.
한식의 종말이 가까워지는 걸까? 사실상 한식은 헐값으로 책정한 여성들의 노동력으로 유지되어 왔다. 하루종일 불 앞에서 일하고도 ‘놀면 뭐하냐’며 고구마 줄기 껍질을 벗기고 콩나물을 다듬던 여성들 덕분에 그동안 한식을 싸게 먹을 수 있었던 거다.
전국적으로 백반집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대신 늘어나고 있는 게 있다. 바로 한식뷔페다. 이름은 ‘뷔페’지만 애슐리나 쿠우쿠우 같은 프랜차이즈 뷔페와는 다르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자연별곡, CJ의 계절밥상 같은 브랜드 한식뷔페와도 다르다. (참고로 브랜드 한식뷔페는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급감해 많은 매장이 문을 닫았다.) 내가 오늘 얘기할 한식뷔페는 사실상 구내식당이나 함바집, 또는 형태를 바꾼 백반집에 가깝다.
‘백반집의 DNA를 계승한 한식뷔페집’을 관찰해보자. 일단 밖에서는 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매장 유리에는 두꺼운 시트지가 성인 키 높이만큼 문에 붙어 있는 곳이 많다. 그 위에는 ‘한식뷔페 성인 10,000원’이라는 글씨가 궁서체나 고딕체로 큼지막하게 박혀 있고 먹음직스러운 한식 한 상 사진도 붙어 있다. (가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닌 업체에서 제공한 일괄적인 사진으로 보인다.) 간판에는 보통 눈에 띄는 노란색과 빨간색을 많이 쓴다. 이가네 한식뷔페, 뚱이네 한식뷔페같이 이름을 사용한 상호가 있고 큰손 한식뷔페, 엄마손 한식뷔페처럼 푸짐함을 강조한 상호가 있다. 또는 역촌 한식뷔페, 서오릉 한식뷔페 하는 식으로 지역 이름을 쓴 상호도 있다. 서초구에는 ‘부정부페(父情buffet)’라는 기묘한 이름의 한식뷔페도 있다는 소문이다.
가격은 싸면 8000원, 비싸도 1만원이다. 식권 구매도 가능해서 한꺼번에 20장 이상을 사면 좀 더 저렴하다.
한식뷔페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뷔페들처럼 조명이 밝지 않다. 낮에 들어가도 약간 어둡다는 느낌이 든다. 선풍기가 계절에 상관없이 늘 돌아가고 있고, 벽면에 붙여 놓은 기다란 테이블엔 커다란 밥통과 국통이, 가운데에는 열몇 가지의 반찬통이 놓여 있다. 테이블이나 의자는 일절 멋 부린 것이 없으며 보통 가장 저렴한 것이다. 앞쪽에는 큰 접시와 국그릇, 숟가락과 젓가락이 직접 챙기도록 놓여 있다.
벽에는 ‘드실 만큼만 덜어주세요’ ‘음식을 남기면 환경부담금 5000원’ 같은 뷔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림문이 있다. 그리고 ‘백반집의 DNA를 계승한 한식뷔페집’만의 규칙 ‘접시는 1인 1개만 사용해 주세요’도 적혀 있다. 보통 뷔페에서는 한 접시를 다 먹고 나면 새 접시를 꺼내 음식을 다시 퍼온다. 하지만 1인 1만원 이하의 한식뷔페에서는 되도록 한 사람당 큰 접시 하나, 국그릇 하나만 쓰는 게 암묵적 규칙이다.
홀에 있는 직원은 많아도 두세 명을 넘지 않는다. 이들의 움직임은 ‘빠르다’는 말로 표현이 부족하다. 만화에서처럼 몸 뒤에 속도선을 그려넣어야 할 움직임이다. 이들은 떨어진 음식을 재빨리 채워 넣고 사람들이 잔반통에 가져다 놓은 그릇을 정리한다. 그러다 계산할 사람이 있으면 계산도 해주는 멀티플레이어다.
나도 접시를 들고 본격적으로 출정한다. 밥은 보통 두 가지로 쌀밥과 잡곡밥이다. 규모가 작은 곳은 쌀밥만 있다. 국은 싫어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우거짓국이나 미역국이 있다. 메인반찬이 한두 가지 있는데 99%의 확률로 제육볶음이다. 옆에는 알배추나 상추도 놓여 있다. 이걸 제육볶음과 싸먹으면 얼마나 끝내줄까! 생선조림이나 구이도 한두 가지 있고, 이외에는 밑반찬이다. 콩나물무침, 소시지야채볶음, 미역줄기볶음, 가지나물, 어묵볶음, 멸치볶음 등의 호불호가 적은 반찬과 배추김치, 깻잎김치, 깍두기 등의 김치 여러 종이 있다.
한 접시 가득 떠왔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해치울 시간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의외로 조용하다. 배경음악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다. 밥 먹는 걸 방해하는 요소를 모두 제거한 건가? 덕분에 다들 밥을 먹는 건가 마시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해치운다. 휴대폰을 보며 밥 먹는 사람도 거의 없다. 모두가 밥에 집중한다. 난 아직 퍼온 것의 반도 못 먹었는데 양옆 테이블에 있던 넥타이 아저씨 무리는 이미 이를 쑤시며 나가고 있다. 조금씩 맛볼 것을 가지고 와 천천히 먹는 일반 뷔페들과 완전히 다르다.
새로 옆 테이블에 앉은 기사님이 밥을 먹으며 전화를 받는다. 회색 조끼에는 에어컨 브랜드가 자수로 새겨져 있다. “에어컨이 고장 나셨다고요? 모델명 혹시 아세요?” 그러고 보니 아까 들어올 때 가게 앞에 트럭이 3대가 주차된 것을 봤다. 가게에 뭐가 고장 났나? 했는데 그분들도 그냥 밥을 먹으러 온 거였다.
차랑-. 입구 문 위에 달린 벨이 쉴 새 없이 울린다. 동네 토박이 같은 백발의 할머니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섯 명이나 된다. 그중 ‘GUCIC’라는 글씨가 새겨진 화려한 셔츠를 입은 할머니가 “오늘은 내가 쏜다!”라며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5만원짜리를 꺼내 흔들자, 주변에서 박수가 쏟아진다.
내 건너편 테이블엔 가슴이 훤히 보이게 겨드랑이가 푹 파인 민소매를 입은 건장한 남성이 새로 앉았다. 두툼한 팔뚝이나 운동복으로 보아 누가 봐도 헬스트레이너다. ‘탄수화물은 안 먹겠지?’라고 생각하며 테이블을 흘낏 구경하니 뜻밖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한 그릇이 있다. (대부분의 한식뷔페에서는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 요청하면 주방에서 끓여주는 곳도 있다.) 암암, 라면은 인정이지.
페인트가 잔뜩 튄 카고바지를 입은 노년의 노동자분과 머리가 곱슬인 이주노동자가 마주 보고 앉은 테이블도 있다. 이 둘도 아무 말 없이 열심히 밥을 먹고 있다. 한국 생활을 오래 했는지 둘의 밥상은 거의 차이가 없다. 두 사람의 작업화에는 흙먼지가 잔뜩 묻어 있지만, 식당의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갑자기 문을 열고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서넛 들어온다. 밥을 먹다 놀라서 쳐다보니 나 말고는 아무도 놀라는 사람이 없다. ‘뭔 일 났나?’ 뭔 일이 나긴 났다. 배고픈 건 큰일이니 말이다. 자리를 잡자마자 능숙하게 접시를 집어 들고 밥 위에 제육볶음을 수북이 올리는 모습이 친근하다.
하긴 한식뷔페에는 그 누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나라님이 와도 1인 1접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온들 접시를 마구 쓰면 질타를 받을 것이다. 한식뷔페는 밥을 먹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니까 말이다.
옛날엔 누가 나에게 밥을 주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때가 되면 밥이 있었다. “밥 먹어라!” 소리가 들리면 밥을 먹으면 됐다. 어른이 된 지금은 단 한 끼도 내 의지 없이는 입에 들어오지 않는다. 밥을 사 먹으러 가거나, 배달시켜 먹거나, 내가 해서 먹거나. 뭐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식뷔페는 그 결정을 쉽게 만들어준다. 감사하다. 내가 먼지투성이든지 땀을 진탕 흘렸든지 어떤 모습으로 가도 한식뷔페는 묵묵히 나를 맞이해준다. 여기는 내가 대접받는 곳도 서비스를 받는 곳도 아니다. 그들은 밥을 주고, 나는 감사히 먹는다.
배고파 들어와서 배불러 나간다. 이만하면 충만한 한 끼다. <시리즈 끝>
이틀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면서 3명이 숨지고 주민 8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14일 오후 들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이미 내린 많은 비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등 시설피해가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파주가 317.5㎜로 가장 많았다. 인천 옹진 289.6㎜, 경기 동두천 273.5㎜, 경기 연천 272.5㎜, 경기 김포 270.5㎜가 뒤를 이었다. 인천 옹진(149.2㎜)과 서울(118.0㎜), 경기 고양(105.0㎜) 등에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10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망자도 다수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수는 3명으로, 중대본은 사망사고가 자연재해에 의한 인명피해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이다.
전날 경기 김포에서는 물에 휩쓸려 실종된 80대 남성 운전자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오전 7시 20분쯤엔 인천 중구 운서동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도로 옆 호수로 추락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이 차량을 인양했으나 남성은 숨진 상태였다. 또 경기 포천에서는 오전 7시쯤 영북면 도로를 달리던 스포츠 유틸리티(SUV)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신호등을 들이받아 조수석에 있던 70대 여성이 숨졌다.
이번 폭우로 3개 시·도 17개 시·군·구에서 81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 중 450명은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시설 피해도 컸다. 도로 곳곳이 침수피해(208건)를 입었고, 도로사면 붕괴신고 4건 등 공공시설 215곳에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주택과 상가 침수(145건) 등 사유시설 146곳도 수해를 입었다.
고양시에서는 이날 오전 0시 56분쯤 덕양구의 한 빌라 옆 공터에 가로 1.5m, 세로 3m, 깊이 2∼3m 크기의 땅 꺼짐이 발생했다. 덕양구청은 집중호우로 벽제천 하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빌라 옆 우수관의 토사가 함께 유출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의정부역∼고양 대곡역 교외선 전 구간은 지난 13일 오전부터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교외선 운행은 15일 첫차부터 재개된다.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진 파주에서는 14일 오전 3시30분쯤 파평면 눌노천의 수위가 높아져 눌노리·덕천리 주민들이 한때 대피하기도 했다. 강원도는 13일부터 설악산과 치악산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기상청은 광복절인 15일 서울과 경기북부 등 중부지방에 5~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중대본은 전국에 호우특보가 해제됨에 따라 오후 4시부로 풍수해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하고, 중대본 비상근무를 해제했다.
경찰이 제동장치가 없는 일명 ‘픽시자전거’(fixie bike)의 도로주행 단속에 나섰다. 픽시는 ‘고정 기어(Fixed-gear)’의 약칭으로 페달과 바퀴가 연결돼 움직인다. 픽시자전거는 브레이크가 없고 대신 페달을 후진하듯 역방향으로 돌려 속도를 줄인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남자 청소년들이 주로 타면서 또래 문화로 유행하고 있지만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은 17일 “픽시 자전거 도로 주행을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계도·단속하겠다”며 현행 도로교통법 적용을 예고했다.
그동안 픽시자전거는 자동차나 원동기에 속하지 않고 브레이크가 없어 자전거로도 분류되지 않아 법적 사각지대에 있었다. 보행자를 해칠 우려가 있는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운전금지 조항이 있지만, 픽시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어서 단속 혼선이 있었다.
지난달 12일엔 서울의 한 이면도로 내리막길에서 픽시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에어컨 실외기와 충돌해 숨졌다. 픽시자전거는 순간적으로 페달을 뒤로 밟아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며 정지하는 일명 ‘스키딩’으로 급제동을 할 수 있지만 순간적인 대처가 힘들고 제동력도 약해 위험하다.
이에 경찰은 도로교통법을 다시 검토해 ‘모든 차’의 안전운전 의무를 규율한 규정에 픽시 자전거도 해당이 되고,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 자전거는 제동방식이 위험하기 때문에 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계도·단속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픽시자전거 자체가 불법화되는 것은 아니다. 단속 대상은 도로에서 픽시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행위가 된다. 도로가 아닌 묘기장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단속된 픽시자전거 운전자는 즉결심판 청구 대상이다. 경찰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부모에게 우선 통보해 경고할 계획이다. 여러 차례 경고해도 부모가 픽시자전거를 계속 타게 하는 등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으면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방임행위)로 보호자가 처벌받을 수도 있다.
경찰은 중·고등학교 주변에 교통경찰관을 배치해 우선 계도·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자전거 도로를 중심으로 동호회 활동을 하는 픽시자전거에 단속을 벌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자전거는 매우 위험해 적극적으로 단속할 것”이라며 “청소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부모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남도가 ‘경남통합재난관리센터’를 구축해 도내 재난관리를 총괄할 방침이다. 센터 구축 계획에 관내 최대 도시인 창원을 관할하는 창원소방본부는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경남도에 따르면 18개 시군 도민 안전 확보를 위해 도 단위 6개 재난상황실을 한데 모은 ‘경남통합재난관리센터’를 2029년 경남도청 본관 옆에 열 계획이다.
이 센터는 국비·지방비 등 484억원을 들여 2026년에 착공한다. 연면적 9200㎡,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단전·단수에도 일정 기간 독립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다.
경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재난상황실, 응급의료상황실, 경보통제상황실, 사이버침해대응센터, 산불대책상황실 등 경남도 재난대응부서가 이 센터에 모두 입주한다. 이들 기관이 재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다양한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이 센터에 정작 도내 최대 규모인 창원소방본부는 입주하지 않아 센터가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을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말 기준 경남과 창원 소방본부 인력은 각각 4346명, 1114명이다.
2010년 7월 창원·마산·진해를 통합해 지금의 창원시가 출범하면서 창원소방본부가 별도로 설립(2012년)된 게 원인이다. 당시 정부가 ‘지방분권 및 지방 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 41조에 근거해 통합 창원시(인구 108만명)에 소방자치권을 시범적으로 허용했기 때문이다.
통합센터 문제 말고도 그간 경남도와 창원시의 소방업무 분리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21년 12월 소방청이 한국지방자치행정학회에 의뢰한 연구용역에서는 창원시 소방사무 시범실시를 폐지하고 경남도가 수행하는 개선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당시 연구를 보면 경남과 창원 소방본부의 분리로 2017~2019년 경남·창원 간 이관된 119신고는 총 8755건이며, 평균 76.5초 출동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선 “경남·창원 간 소방인사 교류도 제한되고, 대형·고가 소방장비 중복투자 등 소방력 운용 효율이 떨어진다”고도 지적했다.
이재두 도의원(국민의힘)은 “통합위기관리센터가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을 하려면 창원소방본부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창원소방본부의 센터 입주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추후 통합위기관리가 필요할 땐 상호 간에 인력을 파견하거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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