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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논설위원의 단도직입]"대북정책 상호주의 강박 벗어나자···선제적 조치 이어 가면 평화의 서사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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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8-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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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여전히 팽팽하다. 등 돌린 남북은 언제 다시 마주 볼지 기약할 수 없다. 미국은 한국에 ‘동맹의 현대화’를 내걸고 안보 청구서를 줄줄이 내밀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기로에 서 있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도 시험대에 올라섰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있어 당분간 남북 대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하나 하면 너도 하나를 해야 한다’는 상호주의에서 벗어나자”고 했다. 북한의 호응을 기대할 게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가 먼저 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이를 ‘선제적 조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선 “임기 때 뭔가 해야 된다는 책임의식, 강박, 성과주의적 생각에서 벗어나길” 조언했다. 결국 긴 호흡으로 국민과 함께 가는 대북정책을 하자는 얘기다.
김 교수는 “주한미군 감축으로 한반도 안보 지형이 대단히 흔들릴 거라고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맞물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선 “주권의 문제”라며 “당당히 대해야 한다”고 했다. 비무장지대(DMZ)를 동서로 걷고 돌아온 김 교수를 지난 11일 서울 삼청동 북한대학원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20년 공들여 뚫은 남북 혈관 다시 막혀
- DMZ 걷기를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2017년 첫 통일걷기를 주관한 이인영 민주당 의원이 저녁 강의를 해달라고 요청을 했었습니다. 의미가 있는 행사여서 저도 같이 걷다 보니 코로나 때 한번 빼고 매년 참가하게 됐습니다.”
- 올해 걷기 일정은 어떠했습니까.
“매년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27일을 전후해 걷기를 시작합니다. 올해는 7월28일 강원 고성을 출발해 지난 9일 파주 임진각까지 12박13일간 진행됐습니다. DMZ는 155마일, 248㎞죠. 민통선을 들어갔다 나왔고 산도 오르락내리락하니까 전체 거리는 350㎞ 정도 됩니다. 올해는 회의와 세미나 일정으로 서울을 다녀오느라 7일간 187㎞를 걸었네요.”
- 올해는 특히 더워서 힘드셨겠습니다.
“제 딸과 조카, 딸의 친구도 저의 권유로 처음 참가했는데, 그날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부녀의 연을 끊을 뻔했습니다(웃음). 어쨌든 다 꿋꿋하게 잘 걸었습니다.”
- 특별히 인상 깊거나 애착 가는 곳이 있습니까.
“7번 국도는 동해를 따라가는 동쪽 축선, 1번 국도는 서해를 따라가는 서쪽 축선이잖아요. 경원선은 서울에서 바로 금강산으로 가는데, 남과 북을 연결하는 선이자 동과 서를 연결하는 선입니다. 철원 금강산철교에서 금강산까지 90㎞ 정도인데, 거기에서 길이 끊어져 있습니다. 그 길을 통과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DMZ 155마일 중에 남과 북이 오갈 수 있는 연결 통로는 360m밖에 안 돼요. 경의선에 250m를 뚫어 지뢰를 제거하고 도로와 철도, 통신 라인을 놓았습니다. 동해 쪽에도 100m를 뚫었습니다.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철원 쪽에서 유해 발굴을 위해 10m 뚫려 있어요.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우리가 20년 동안 노력해서 남북 간 피가 통하는 360m의 혈관을 뚫어놓았는데, 북이 다시 막아버렸죠.”
- 김여정 북한 부부장이 7월28일 대남, 이튿날 대미 담화를 연이어 냈습니다.
“남쪽 새 정부도, 미국도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니 북한도 목소리를 한번 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대남·대미 대화를 하자거나 긍정적 메시지는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해왔던 것에 대한 정당성을 유지하면서 분명하게 선을 그은 거라고 봅니다. 김여정은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정상국가 대우를 북·미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하는데 미국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죠. 남북관계도 새 전환을 모색하거나 남쪽한테 여지를 줬다기보다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는 인식을 재확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일 김여정 담화에 대해 ‘관심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트럼프 2기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북한이 9차 당대회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돼 적어도 올해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내년은 미국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죠. 북·미 대화가 어떤 형태일지 모르나, 의미 있는 뭔가를 가지고 열릴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대화가 성사되려면 트럼프가 정치적으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시점이어야 하고, 북한은 자신의 체제와 핵 지위를 인정하라는 최소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북·미 대화의 시기와 조건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트럼프의 싱가포르 선언 이행 의지를 언급했지만 김여정은 담화에서 ‘싱가포르·하노이 모델은 폐기됐다’고 선언합니다. 지금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도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요. 북한은 싱가포르·하노이 회담 때와 달리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라는 전제에서 협상하려고 하기 때문에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교환하기 위해 협상에 나올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지금은 북·미가 서로 대화가 성사되지 않은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신경전 같은 거라고 할까요.”
북한의 대화 거부는 전략적 선택
-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군축이나 동결 협상을 제안할까요.
“트럼프는 1기에서 보여줬듯 외교를 쇼나 빅딜을 통해 보여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본인의 정치적·외교적 성과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확실히 보장되는 조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트럼프는 북한에 핵 군축·동결이라는 예외 조항을 준다면 지금까지 미국이 가져왔던 모든 틀을 다 깨야 돼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는데 미국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 이재명 정부가 출범 직후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북이 남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고 있어 우리가 일방적인 신뢰 회복 조치를 한다고 북한이 바로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감정적 거부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남북관계에서 몇 가지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상호주의입니다. 내가 하나를 하면 너도 하나를 해야 한다, 네가 안 지키면 나도 안 지킨다는 거죠. 9·19 군사합의도 북이 안 지켰으니까 우리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북이 하지 않아도 우리가 하는 것은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야 해요. 북이 호응하거나 무엇을 할 걸 기대하지 않고 우리가 우리의 평화를 위해 하는 거죠.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가장 행복했던 사람이 누군가요. 접경지역 주민들이에요. 북한이 호응을 하든 안 하든 간에 우리 국민이 행복하고 안전한 겁니다. 그게 선제적 조치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가 먼저 하면 됩니다. 북한도 반응하잖아요. 우리 스스로 뚜벅뚜벅 평화와 한반도를 위해 자신감을 갖고 선제적 조치를 해나가면 상대방은 멈칫멈칫하고,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바뀐 행동을 한다면 결국 새로운 서사가 만들어지는 거죠.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그 서사가 쌓이고 쌓이면 지속 가능한 평화로 갈 수 있는 거죠.”
-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선제적 조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탈상호주의 관점에서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걸 찾는다면 지뢰 제거를 꼽고 싶습니다. 남북 4㎞의 허리띠 중에서 아래쪽을 우리 스스로 푸는 거예요. 한반도 평화의 길은 결국 군축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지뢰 제거가 시작점일 수 있습니다. ‘북은 안 하는데 우리만 해’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해도 됩니다. 지뢰는 남북관계 차원을 떠나 우리 국민이 위험한 ‘인간 안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북한 주민 접촉을 허용하고 북한 언론·출판·방송을 전면 개방하는 것입니다. 북한 방송 본다고 우리 국민들이 북한화되거나 그쪽을 찬양할 일은 없다고 봐요. 또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분단의 아픔인 국가보안법입니다. 남북관계를 떠나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이재명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를 평가하신다면.
“남북 대화 재개·복원 의지 등 유연한 대북정책 기조와 메시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한·미 동맹 강화에 무게가 실리지만, 남북관계를 병행하려는 의지를 피력하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한·미 동맹과 남북관계의 구조적 충돌을 조정할 전략적 비전과 구체적인 로드맵이 아직은 부재합니다. 대북 메시지가 자율적·독립적이어야 하는데, 한·미 공조의 틀 속에서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또 북한이 주장하는 두 국가론, 핵 노선의 변화에 대한 냉정하고 명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전략이 나올 수 있어요.”
-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통령은 통일, 남북관계에 대한 책임의식과 강박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탈상호주의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내 임기 때 뭔가 해야 된다는 성과주의적 생각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남북관계가 가장 안 좋을 때 취임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고난의 행군과 그 변화 시기 속에서 햇볕정책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냈듯,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 북한 상황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거기에 맞는 대북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준비 없이 성과에 급급하다 보면 감정이 앞설 수 있고, 실패하게 됩니다. 지금은 정부가 ‘돌파’보다는 ‘관리’를 우선해야 합니다. 군사적 위기 관리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우리 목소리의 자율성을 갖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국제사회를 설득하거나 그 여건을 만드는 것이죠. 무엇보다 남남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성과를 내려면 국민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 ‘국민주권형 대북정책’이 필요합니다.”
- 북한의 두 국가 선언 후 ‘북한과의 상황 변화를 받아들여 두 국가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 ‘헌법 정신 위배다’라는 의견이 충돌합니다.
“어느 입장이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닙니다. 남북관계는 우리 헌법적 지향점과 현실적 국제관계라는 이중성이 존재합니다. 그 두 개의 균형점을 반영해야겠죠. 통일부 명칭도 바꾸려면 분명한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통일이란 가치를 무조건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어요. ‘통일’을 명칭에 남겨두더라도 그 이름 속에 우리의 과정과 전략을 설계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미국이 주한미군의 감축과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조속한 전작전 전환에는 부정적입니다.
“주한미군 감축, 전작권 환수가 되면 한반도의 안보 지형이 대단히 흔들릴 것이라고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국방력은 세계 5위입니다. 전작권은 우리가 지금 가져와도 전혀 문제가 없고, 특히 주권의 문제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대해야 합니다. 전작권 환수와 관련해 ‘조건’을 얘기하는데, 시계를 멈춰놓고 조건을 맞추겠다면 가능하겠지만 조건이 될 때까지라고 한다면 안 하겠다는 거죠. 조건을 평가하는 건 미국인데, 북한의 지속적 군사력 발전에 상응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유로 조건은 계속 바뀔 수 있어요. 또 미국이 전작권이라는 모자만 우리에게 씌우고 실질적으론 자기가 알아서 하는 모순적 구도를 만들 거면 환수가 의미 없는 거죠.”
외교안보,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정책틀을
- 미국이 강조하는 ‘동맹의 현대화’는 어떻게 보십니까.
“동맹의 현대화는 한반도를 대중국 견제를 위한 역할로 확대시키고, 이를 위해 한국군의 유형적·무형적인 것까지 활용하겠다는 것이죠. 전략적 유연성이 주한미군의 역할에 관련된 문제라면, 동맹 현대화는 그걸 포함해 동맹 국가로서 비용의 분담, 역할의 분담까지 이야기하는 겁니다. 전략적 유연성만 해도 대만 사태뿐 아니라 유엔사의 확장, 한·미·일 군사협력과도 복잡하게 연계돼 있는데 동맹 현대화의 일부일 뿐입니다. 동맹의 현대화는 매우 확장된 개념이죠. 동맹 현대화의 숨은 뜻이 ‘동맹 종속화’ ‘종속 현대화’로 읽힐 수 있어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안보 쓰나미가 올 수 있습니다.”
-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 상황을 ‘그렇다고 트럼프를 거역할 건가’라고 자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밀실에서 외교안보 문제를 다뤄선 안 되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국민주권형 안보정책의 틀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국민들이 힘을 가지고 있어야 우리 정부도 힘을 가질 수 있고, 미국에 요구하는 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정부가 명쾌한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 오는 25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정세의 전환기에 열리는 대단히 중요한 회담입니다. 트럼프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이 대통령의 실용 간에 충돌이 될 수도, 조율이 될 수도 있죠. 통상 협상이 종결돼 한숨 돌렸다고 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그들의 틀 속에 들어가서 막은 겁니다. 안보 이슈는 그 틀 밖에서 우리가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군 정보부대인 8200부대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통화 내용 수백만건을 저장하고 이를 가자지구 공습과 군사작전에 이용해온 실태가 드러났다.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독립 잡지 ‘+972’, 히브리어 매체 로컬콜과 공동으로 MS 관계자, 이스라엘군 정보기관 관계자 11명을 인터뷰하고 MS 내부 문서 등을 분석한 결과를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말 요시 사리엘 당시 8200부대 사령관은 미 시애틀 MS 본사를 방문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내에 8200부대를 위한 맞춤형 격리 구역을 만드는 것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2022년부터 8200부대는 방대한 저장 용량을 활용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대규모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인의 휴대전화를 도청해왔지만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통화를 녹취·재생해 일상적 대화 내용까지 광범위하게 감시할 수 있게 됐다. 미 국가안보국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8200부대 내부에는 “한 시간에 100만건의 전화”라는 구호가 내걸렸다.
8200부대 관계자 3명은 이스라엘군이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자지구와 서안에 대한 공습과 군사작전 계획을 세웠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한 소식통은 통화기록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가자지구 내 폭격 목표물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민간인이 많이 거주하는 인구 밀집 지역에 있는 대상을 공습할 때 인근 주민들의 통화 내용을 분석해 정보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이 시스템은 서안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 300만명을 감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특정 인물을 감시하는 대신 모든 주민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위험인물’을 사전 식별하려 했다. 8200부대 관계자는 주민 협박, 구금, 살해를 정당화할 때 통화 내용 데이터를 사용했다면서 “체포 사유가 충분치 않을 때 클라우드에 저장된 정보에서 구실을 찾는다”고 말했다.
유출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약 1만1500TB(2억시간 분량 오디오파일)에 달하는 이스라엘 군사정보가 네덜란드의 애저 서버에 저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아일랜드 서버에 분산 저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데이터가 모두 8200부대에 속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MS 대변인은 8200부대가 애저 클라우드에 어떤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며 8200부대와의 협력은 사이버 보안 강화 등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거대 기술 기업들이 이스라엘군과 협력해 가자지구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구글, 아마존, 팔란티어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 AI, 데이터 분석, 감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스라엘군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특별보고관은 지난달 ‘점령 경제에서 집단학살 경제로’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스라엘군에 무기를 공급한 록히드마틴, 전장에서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팔란티어, 가자지구 주택 철거 등에 사용되는 중장비를 공급했다는 의혹을 받는 볼보와 캐터필러 등 기업들이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수도권 신도시 건설 등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지방공기업 부채가 4조원 넘게 늘어 70조원에 육박했다.
12일 행정안전부의 ‘2024년도 결산 결과’를 보면, 418개 지방공기업(상·하수도 등 직영기업 253개, 지방공사 77개, 공단 88개) 부채는 6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3000억원(6.6%) 늘었다. 부채비율은 전년(37.8%) 대비 1.5%포인트 상승해 39.3%이다.
지방공기업 부채는 신도시 건설에 따른 수도권 지역 개발공사의 차입금이 늘면서 크게 증가했다.
지방공사 중 16개 광역도시공사의 부채는 3조7000억원 증가한 4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수도권 도시개발공사의 차입금이 3조1900억원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68억원 감소한 8091억원이다. 매출이 1687억원 증가했지만, 일반운영비 등 비용이 늘어 이익이 감소했다.
6개 도시철도공사의 부채는 6000억원 증가한 10조3000억원이며, 1조2453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수송비용 대비 낮은 요금(요금 현실화율 45.9%)과 무임 수송 손실이 지속된 것이 원인이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169억원 감소했다.
지방공기업 자산규모는 총 24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조2000억원(3.4%) 증가했다. 직영기업의 자본 증가와 지방공사의 개발사업 관련 부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자본은 17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하수도 기업 자산은 101조6000억원으로 4조원 증가했으며, 자본은 96조4000억원으로 4조4000억원 늘었다.
행안부는 최근 3개년 결산자료를 기초로 다양한 재무제표를 평가해 총 105개의 부채중점관리기관을 지정했으며, 이 중 재무위험이 큰 기관 24개는 집중관리를 위해 부채감축대상기관으로 지정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부채감축대상기관으로 지정된 지방공기업에 대해서는 재무부채관리계획의 적정성, 이행노력도, 이행실적 등을 경영평가에 반영해 집중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기습적으로 한 ‘공탁’을 이유로 피고인이 감형을 받는 등 사회적 논란을 낳아온 공탁 관련 양형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기습 공탁을 한 피고인이 선처받는 관행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양형위는 지난 11일 140차 전체회의를 열고 피해 회복 관련 양형인자 정비에 따른 양형기준 수정안, 증권·금융 범죄 양형기준 수정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양형기준은 판사가 형벌의 종류를 정하고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할 때 참조하는 기준이다.
양형위는 전체 양형기준의 양형인자에서 ‘공탁 포함’이라는 문구를 삭제할 예정이다. 공탁은 피해자의 피해 복구를 위해 형사사건 피고인 등이 법원에 돈을 맡기는 제도이다. 기존의 전체 양형기준 양형인자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이 들어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감형만을 노리고 ‘기습 공탁’ ‘도둑 공탁’을 한 뒤 형을 감경받는 사례가 발생해 계속 비판이 나왔다.
양형위는 “피해 회복 방법의 하나로 기재된 ‘공탁 포함’ 문구로 인해 마치 공탁만 하면 당연히 감경 인자가 되는 것처럼 오인될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형위는 실질적 피해 회복의 정의 중 공탁에 대한 부분도 신중하게 보고, 공탁에 대한 피해자의 의견을 듣고 피고인이 공탁을 회수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조사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인정하기로 했다.
양형위는 범행 양상 변화와 법률 개정으로 인한 법정형 상향 등을 반영해 증권·금융 범죄의 권고형량 범위도 새롭게 검토할 예정이다. 증권·금융 범죄 양형기준은 2012년 설정돼 시행된 이후 한 차례도 수정되지 않았다.
양형위는 이번 회의에서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확대된 구성요건을 반영해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 및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 ‘회계정보 위·변조 및 감사조서 위·변조’ 전부를 양형기준 설정 대상 범죄에 포함하기로 했다. ‘범죄로 인한 이득액 또는 회피 손실액’을 기준으로 한 유형 분류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양형위는 앞으로 회의를 거쳐 증권·금융 범죄에 대한 권고형량 범위, 양형인자 등을 설정한 뒤 내년 3월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주간경향]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세제개편안이 출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개편안 중 하나인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를 둘러싼 반발이 투자자들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부까지 확산하면서다. 이번 세제개편을 시작으로 ‘윤석열표’ 감세를 원상 복구하고, 과세기반을 확충하려던 정부의 구상이 첫걸음부터 어그러진 것으로,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을 위한 정부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지게 됐다. 특히 증세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는 고사하고, 여권 지지층의 동의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향후 조세개혁 작업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7월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은 한마디로 ‘윤석열표 감세’의 원상 복구로 요약된다. 앞서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서 일괄적으로 1%포인트씩 인하했던 법인세율을 2022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도 종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다시 낮춘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인하됐던 증권거래세율도 다시 윤 정부 이전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환원 작업을 통해 향후 5년간(순액법 기준) 8조1672억원, 누적법 기준으로는 35조60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순액법은 직전연도 대비 증감액을, 누적법은 기준연도(2025) 대비 증감액을 말한다.
이번 감세 원복의 핵심은 늘어나는 세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법인세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개미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건드리며, ‘(소비쿠폰) 줬다, (세금으로) 뺏는’ 정권에 대한 반발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마침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 날 코스피지수가 4% 가까이 폭락하며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가치 끌어올리려던 노력과 대치, 코스피 추가 하락 여지’(시티은행), ‘채찍만 있고 당근은 없다’(홍콩계 IB CLSA), ‘시총 116조 증발로 소비쿠폰 효과 하루 만에 날려 먹어’(유안타 증권) 등 비난이 쏟아졌다. 개편안 발표 당일 국회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에 관한 청원’은 사흘 만에 서명자가 10만명, 일주일(8월 6일 기준) 만에 14만명을 돌파하는 등 ‘제2의 금융투자소득세 사태’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반발이 쉽게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대주주 기준 강화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온 이소영 의원은 8월 4일 SNS에 “현재까지 세제개편안에 대해 공개적인 우려 의견을 표명한 여당 의원이 열세분”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 대해 이렇게 반대와 우려 의견이 이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까지 이언주, 이훈기, 박선원, 김한규, 전용기 의원 등 13명의 민주당 의원이 세제개편안 재검토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정청래 신임 당대표는 “당내에서 이렇다 저렇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함구령을 내리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조율까지 하고 내놓은 세제개편안에 공개 반발하는 의원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들한테 ‘수박’이라고 반격하는 목소리가 하나도 없지 않느냐”면서 “핵심 지지층에서도 이 문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잘못됐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대통령실도 “주가 변동만으로 정책을 재검토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여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장(전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최근 강선우 후보자 논란이나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관련 당내 재검토 목소리는 민주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지지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검찰개혁 같은 권력 구조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지지층 내에 사실상 이견이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경제나 자본시장 문제에 관해서는 민주당 지지층도 진영의 이해가 아닌 다양한 견해로 분화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집은 사는 곳이지 투자 수단이 아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가 크게 데지 않았느냐. 시장을 시장으로 보지 않고 윤리나 선악 구조로 보다 크게 혼났다는 인식이 지지층에게는 있다”면서 “금투세 논란에서 이런 분화가 본격화됐고, 최근 의원들의 다른 목소리들은 이런 지지층의 뒷받침을 받아 공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세법 개정인 2021년을 시작으로 윤석열 정부 3년까지 4년간 세법개정 작업을 통해 이어진 감세 기조를 뒤집은 것이다. 정부는 “지난 3년간 세입 기반이 급격히 약화한 세입 기반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이번 세제개편안을 설명하면서 ‘증세’ 대신 ‘환원’, ‘정상화’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세제개편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이조차 시장의 거센 반발과 마주하며 결코 쉽지 않은 증세의 현실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부가 언급한 ‘약화한 세입 기반’이란 윤 정부에서 추진한 부자 감세와 경기 둔화,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국세 수입 감소를 말한다. 2022년 396조원이던 총국세는 2023년 344조원, 2024년 337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소득세, 부가세와 함께 3대 세목 중 하나인 법인세는 2022년 103조5700억원에서 2023년 80조4200억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에는 62조5000억원으로 2022년 대비 40조원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3~2024년을 합쳐 87조원 규모의 대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했고, 대부분은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메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허리띠부터 졸라매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민생공약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역시 19조8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해 마련해야 했고, 고스란히 나랏빚으로 남겨졌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 6월 내놓은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을 위해 편성된 2차 추경을 반영한 올해 말 국가채무는 1300조6000억원이다. 연간 국가채무 증가폭은 125조4000억원으로, 국가채무 증가액이 1년간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9%로 2024년 말보다 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같은 전망조차 실질경제성장률 연 2.2%(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를 기준으로 산출된 것이라는 점이다. 관세 협상 등 대외불확실성으로 실질성장률이 이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올 연말 기준 국가채무 비율은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국제통화기금(IMF) 분류에 따른 37개 선진국과 비교 시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은 주요 선진국의 절반 수준으로 아직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부채비율 순위가 2017년 37개국 중 31위에서 지난해 21위까지 빠르게 상승해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적자성 채무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결산기준 적자성 채무는 407조6000원에서 2024년 815조4000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4.9%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금융성 채무는 315조6000억원에서 359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2.7%에 그쳤다. 대응자산이 존재하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적자성 채무는 대응자산이 없어 국민에게 거둬들이는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실질적인 빚이다. 올해 늘어난 국가채무 125조4000억원 가운데 적자성 채무는 108조1000억원으로 전체 국가채무의 86.2%를 차지하는데, 적자성 채무 비중은 2016년 57.4%에서 올 연말 71%로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적자성 채무의 가파른 증가는 국민의 실질적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고, 이자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 운용의 경직성 심화 등의 문제를 수반한다”며 “구체적인 관리목표 및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꿔 말하면 국세 수입의 증가나 추가적인 세원 확보 없이는 앞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나라살림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번 양도세 대주주 기준 논란으로 ‘윤석열표 감세’ 환원 작업에 시작부터 잡음이 일면서 재정전문가들이 필요성을 강조해온 금투세 재도입이나 부동산 세제 정상화 등 윤석열 정부 이전의 세입 환경으로 돌아가기는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면서 금투세 도입을 위한 동력은 사실상 소멸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당내 이견에도 불구하고 금투세 유예 대신 폐지를 택했다.
때문에 금투세보다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가 정부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세원 확대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5%에서 60%로 하향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의 공시가격에 곱해 실제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계수로, 이 비율이 높아지면 종부세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이명박 정부 당시 세 부담 완화를 위해 도입됐고, 문재인 정부 시절 95%까지 올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대폭 완화됐다. 특히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법 개정 없이 대통령령 개정만으로 시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일 경우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즉각 인상할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유주택자 대출 제한, 주택담보대출 총액 제한 등을 담은 6·27 부동산 대책의 약효가 줄어드는 즉시, 정부가 곧바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분 종부세 부과 대상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 33만명에서 2022년 122만명으로 폭증하면서 세금폭탄 논란에 불을 지폈다. 같은 기간 주택 보유자 대비 과세 인원 비중은 2.4%에서 8.1%로 증가하면서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 세금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종부세 무력화 조치로 주택분 종부세 부과 대상자는 2023년 41만2316명, 2024년 46만277명으로 줄었고, 결정세액도 4조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1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납세자의 응능부담(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맞는 공평 과세)에 맞춘 수정을 넘어, 이제는 부동산시장 안정과 조세부담 형평성이라는 근본적인 목적과 원칙이 훼손된 만큼 세금이 설계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선터가 지난 7월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4%가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시 인상할 세금으로 법인세를 꼽았다. 이어 종부세가 29.4%로 뒤를 이었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응답률은 9.2%와 6.8%로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졌다. 센터는 “시민들은 전반적으로 법인세와 종부세를 복원하는 게 우선이라는 인식을 보였다”고 평가했는데, 법인세 환원이 예고된 상황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을 통한 종부세 복원이 다음 수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담뱃세 같은 죄악세를 제외하면 세상의 모든 세금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세금의 본질이 그런 것으로, 시장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세금을 줄이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쉽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단순한 원칙이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사회적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세에서 원칙이 아닌 실용주의를 받아들이면 금투세 폐지 같은 결과가 나타나고, 결국 (금투세) 하나로 막을 일을 3개, 4개로 막아야 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며 “이번에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면 조세 문제는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위원은 다만 “증세를 위한 동력이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증세를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비과세 특례를 제대로 정비하고, 세금 누수를 심화시키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같은 정책을 그만하는 게 지금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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