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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쓰리룸 육지 속 외딴섬 영양으로 피서를…먼 길 돌아 나무 아래 바람 따라 쉼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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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08-1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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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쓰리룸 어디서든 5시간은 가야도착할 수 있는 육지 속 ‘섬’
성처럼 솟은 주실마을 숲시원한 그늘 따라 오솔길 걷고
아시아 첫 밤하늘보호구역별도 만나고 반딧불이도 만나고
15세기 양반집 한상차림으로경상도 음식 맛 편견도 깨보고
경북 영양은 오지 중 오지다. 4차선 도로, 고속도로, 철도가 없는 유일한 지자체이기도 하다. 어디서 가든 5시간은 각오해야 하는 땅. 마치 육지 속 외딴섬 같았다. 그리 크지도 않은 한반도에 아직도 이렇게 외진 곳이 있다는 게 매번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렇지만 이만큼 더위를 피하기 좋은 곳도 없다.

숲을 포함한 이 일대에는 ‘주곡리’라는 행정 주소가 붙어 있지만, 누구나 ‘주실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곳은 한양 조씨의 집성촌이다. 1519년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숙청되자 멸문지화를 피해 조씨 일족이 전국으로 흩어졌는데, 그때 조전이라는 인물이 여기로 들어오면서 집성촌이 됐다. 마을에서는 인재가 많이 나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청록파 시인 조지훈이다. 그의 아버지는 한의학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 조헌영, 조부는 의병 항쟁을 이끈 조승기, 그의 형은 요절한 천재 시인 조동진이다.
마을도 유명하지만 이번 여정에서는 눈길이 자꾸만 숲으로 쏠렸다. 주실마을의 숲은 외관의 인상부터 독특하다. 마치 성벽 같다. 영양 쪽에서 내려가는 방향에서는 반대편의 마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봉화 쪽에서 올라가는 방향으로 보면 저 위에서 내려오는 무언가를 막아내는 듯 보인다. 숲은 잠시 산책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크기다. 숲 안쪽으로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검팽나무, 시무나무, 버드나무 등 여러 노거수가 대를 이어가며 자란다. 그 사이로 난 오솔길이 천천히 사색하며 걷기 좋게끔 되어 있다.
숲 한쪽으로 흐르는 맑디맑은 장군천도 그림 같다. 천변에 걸터앉아 신발을 벗고 냇물에 발을 담갔다. 얼음처럼 시린 감각에 머리꼭지까지 쨍하다. 더위를 냇물에 씻어 보내던 중에 바스락거리는 가지 너머로 산들바람이 슬며시 번져왔다. 웃음이 절로 난다.

IDA는 더 늦기 전에 밤하늘을 지키자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세계 곳곳을 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물론 공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주변 수십㎞ 내에 광해가 전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지만, 이를 충족하는 곳은 의외로 찾기 어렵다. 영양군이 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받은 건 아시아 최초였다. 그다음으로 지정받은 곳은 도쿄에서 180㎞ 떨어진 섬 고즈시마다.
명색이 밤하늘보호공원이니 여기서는 당연히 별을 봐야 한다. 영양군은 공원 안에 천문대를 설치해두었다. 입담 좋은 연구원이 상주하며 사전 신청한 인원에 한해 밤하늘 해설도 해준다. 별자리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따라 밤하늘을 항해하는 기분은 자못 짜릿하다. 목성과 토성, 때로는 해와 달까지 구경하다 보면 밤하늘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닌 신비로운 탐험의 대상이 된다.
여기서 찾아봐야 할 건 별자리만 있는 게 아니다. 국내에서 늦반딧불이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영양 수비면이다. 반딧불이는 크게 애반딧불이(애반디)와 늦반딧불이(늦반디)로 구분한다. 애반디의 활동 시기는 6월이지만 늦반디는 8월 말에 모습을 드러낸다. 애반디는 사람을 피해 도망 다니지만, 늦반디는 호기심이 많아 사람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제 곧 축제의 시간이 돌아온다. 밤에만 누릴 수 있는 형광 불빛, 반딧불이의 축제다. 8월 중순부터 시작해 9월 초까지 이어지는 늦반디의 비행이 공원 여기저기에서 펼쳐진다. 수십마리가 눈앞에서 날아오르는 걸 마주하면 입에서 감탄이 터져 나온다. 이때 반딧불이를 절대 잡지 말 것. 자연은 그대로 두고 즐겨야 늘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밤하늘보호공원은 밤에만 가야 하는 곳은 아니다. 시설 좋은 캠핑장도 마련돼 있고, 청소년수련원과 체험시설도 있다. 그 곁으로 수량 풍부한 왕피천이 흐른다. 수비면의 주민이 힘을 모아 물놀이를 즐기기 좋게끔 잘 정비해두었으니 어린아이도 안심하고 놀기 좋다. 오고 가는 길이 녹록지 않아도 이 정도면 여름마다 생각날 만한 훌륭한 피서지다. 낮이든 밤이든 즐거운 자연의 여름 선물이 이 공원 안에 가득하다.

석계 이시명 선생의 아내였던 장계향 선생이 쓴 <음식디미방>에는 선생이 직접 만들던 음식과 특별한 날 먹는 음식 등 146가지 요리의 조리 과정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장 선생은 선조 31년(1598) 안동에서 태어나 영양으로 시집을 왔다. 평생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병자호란으로 굶주리는 사람이 늘어나자 도토리로 죽을 쑤어 두 달 동안 하루 300여명을 먹여 살렸다.
석보면에 있는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에서 <음식디미방>을 온전히 재현한 상차림을 코스로 제공한다. 계절에 따라 메뉴 구성이 바뀐다. 지금의 경상도 음식에 대해 맵고 짜다는 인식이 종종 있는데, <음식디미방>의 일부를 재현한 음식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도리어 대척점에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담백하고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잘 드러낸다.
녹두를 갈아 꿀에 개어 부친 ‘빈자병’은 입맛을 돋우는 데 충분했고 꿩고기를 찢어서 표고버섯, 목이버섯, 미나리, 시금치, 무채 등과 함께 낸 잡채는 우리가 아는 잡채와는 전혀 다른 감칠맛을 보여줬다. 은은한 제피 향도 일품이었다. 숭어살을 피로 써서 그 안을 꿩고기와 석이버섯으로 채운 어만두는 이날 식사의 정점이라 할 만했다. 어느 것 하나 우아한 기품이 느껴지지 않은 게 없었고, 단정하다는 단어가 더없이 어울리는 상차림이었다. 먹는 것은 사람의 성품을 결정짓는다고 했던가. 그 시절 이 음식을 먹던 이가 어떤 사람이었을지 자연스레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영양 스타일’ 영양 가득 주물럭
강원도 태백의 지역 음식으로 거론하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물닭갈비, 물갈비다.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끓여 먹는 식이어서 다른 지역의 닭갈비나 갈비와는 차별화한 형태다. 이런 특징이 비단 강원도 태백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소백산맥의 지형을 따라 태백의 아래쪽 안동과 영양에서도 국물이 있는 고기 요리를 즐긴다. 이런 지역색이 도드라지는 영양의 음식을 보여주는 유일한 식당이 이곳이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를 쓰고 직접 담근 장류를 사용한 건강한 음식이라는 점에서도 각광받는다. 주력 메뉴는 주물럭. 곱창을 섞어 먹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추천 식당: 맘포식당숯불갈비(경북 영양군 영양읍 시장3길 15, 054-683-2339)
고추 맛이 남다른 닭불고기
영양을 대표하는 특산물은 고추다. 매운 고추의 대명사 청양고추는 청송과 영양의 고추품종을 섞어서 개발한 신품종이었다. 아직도 수비면에는 수비초라는 이름으로 토종에 가까운 품종이 나온다. 그래서 영양의 음식은 매콤한 맛이 조금 더 강조되는 편이기도 하다. 이런 매콤함이 더해진 닭불고기는 영양에서 먹어봐야 할 또 하나의 별미다. 떡갈비와 유사한 인근 청송의 닭떡갈비와 비교하면 육질이 훨씬 살아 있는 편이며 입맛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
추천 식당: 양항약수식당(경북 영양군 입암면 약수탕길 17, 054-682-4456)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최한 한국·베트남 정상 국빈만찬에 참석해 농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농협중앙회는 12일 “강 회장이 한국 측 주요 인사 66명 명단에 포함돼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며 “지난 수년간 베트남과 맺어온 긴밀한 협력 관계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농협은 2009년 NH투자증권이 베트남에 첫 사무소를 개설한 후 금융·무역·농식품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호치민지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앙회는 베트남에 농식품 수출품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 협력 강화를 위해 베트남 협동조합연맹(VCA)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연수 프로그램, 대표단 교류, 농업기술 협력 등 교류를 이어왔다.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에서도 의장기관으로서 VCA와 함께 글로벌 협동조합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는 게 농협 설명이다.
농협은 베트남 다문화 가정도 지원해오고 있다. 베트남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모국 방문을 지원하고, 농촌 정착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국빈만찬 참석은 한국 농협이 지난 수십년간 VCA 등과 교류 협력 관계를 발전시킨 결과”라며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이 더욱 강화돼 농협은행은 물론 농협의 베트남 내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 <좀비딸>과 원작 웹툰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입대 초기, 소대 내에서 까칠하기로 소문난 상병 4호봉 고참이 휴가 복귀 후 뜬금없이 후임들에게 선언했다. 나 오늘부터 천사가 되기로 했어. (뭔 소리지?) 오늘부터 보아의 수호천사 1일. (역시, 젠장) 2002년 4월, 보아의 2집 타이틀곡 ‘No.1’이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하던 시기였다. 단언컨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좀비딸>에서 주인공 이정환(조정석)이 원작과 달리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마지막 장면의 두근거림은 23년 전 ‘No.1’의 기억에 크게 빚지고 있다. 원작엔 없지만 매우 효과적인 영화적 장치로 활용된 이 노래는 어떤 의미로든 각색의 좋은 예시로 기억해 둘 만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관람평이 그러하듯 <좀비딸>은 전반적으로 영상화가 상당히 잘 된 편이다. 소위 싱크로율에 있어 조정석은 언제나처럼 코미디와 신파를 자연스레 오가며 극을 이끌고, 김밤순 역할의 이정은과 조동배 역할의 윤경호는 가장 완벽한 캐스팅이며, 좀비가 된 이수아 역의 최유리는 자신의 가능성을 확실히 증명했다. 원작 팬에게는 반갑지만 아닌 이들에게는 조금 뜬금없을 수도 있을 고양이 애용(금동이) 역시 신 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원작에서 번역가였던 정환이 동물원 사육사로 변경된 건 수아를 인간에 가깝게 훈련시키는 서사의 개연성과 설득력을 더 높이고, 대뇌피질 자극을 통해 바이러스 진행을 막는다는 설정도 정환의 행동에 신파 이상의 당위를 부여한다. 걸작이나 수작까진 아니어도, 좋은 원작을 영리하게 활용한 작품이고 흥행은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좀비딸>의 각색을 그저 여름용 코미디 영화로의 성공적인 이식으로만 바라봐선 안 될 것이다. 원작 연재 당시에도 그러했듯, 정환의 선택은 지금 이곳의 관객들이 공유하는 구체적 세계 안에서 논쟁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작과 달리 정환이 살아나는 영화의 결말이 가족영화의 해피엔딩을 위한 안일한 타협이 되지 않으려면 공감과 납득을 위한 더 많은 맥락이 형성되어야 한다. 보아의 ‘No.1’처럼.
원작 만화에서 정환의 죽음은 단순히 이후 인간으로 돌아온 수아의 슬픔을 강조하기 위한 신파적 장치가 아니다. 원작자인 이윤창은 연재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주인공 정환의 행동에 많은 분들이 질타를 보내고, 마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진 작금의 시대와 겹쳐저 더욱 몰입된 댓글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중략) 정환의 죽음을 그린 날, 저 역시 매우 슬펐습니다.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이며 그의 희생으로 인해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정환이 용서받기 위해서 그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연히 팬데믹이란 낯선 사건을 실시간으로 경험 중인 연재 기간 동안, 적지 않은 독자들은 좀비인 딸을 숨기고 지키는 정환의 선택을 마냥 고결한 부성애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공동체를 위협하는 이기적인 행위로도 읽었다. 팬데믹 동안 종종 볼 수 있던 타인에 대한 쉬운 혐오 및 민폐 낙인찍기와 유사한 악플도 많았지만, 정환이 처한 윤리적 딜레마를 그저 아련하고 몽롱한 신파 정서로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원작은 정환의 죽음을 통해 그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다루되, 그의 죽음과 치료제 개발 이후 우후죽순 밝혀진 제2, 제3의 ‘좀비딸’ 사례들을 통해 사랑하는 이를 차마 버릴 수 없는 그 마음 역시 이 공동체에서 잃어버려선 안 될, 또한 잃어버릴 뻔한 중요한 조각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원작 연재가 끝나고 5년이 지난 현재, 펜데믹의 가까운 기억을 과거형으로 가진 우리는 이 딜레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영화 포스터의 메인 카피인 ‘우리 애는 안 물어요’의 양가적 의미는 이 영화가 적어도 이 딜레마를 정면 돌파는 아닐지라도 마냥 회피하진 않는다는 증거처럼 보인다. 이 문장은 문자 그대로 다른 좀비와 달리 수아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는 의미인 동시에,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고 반려견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보호자의 단골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즉 해당 카피는 세상의 편견에 대한 정환의 이유 있는 하소연으로 읽을 수도, 자기 애만은 다를 거라는 흔한 착각과 그로 인한 민폐의 전조로 읽을 수도 있으며, 실은 둘 다다. 실제로 정환과 밤순, 동배의 훈련 덕에 수아는 공격성이 현저히 줄어들고, 심지어 놀이공원에서 정환과 동배가 한눈 판 사이 인파를 뚫고 가면서도 츄러스 냄새만을 쫓고 별다른 해코지를 벌이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론일 뿐 사람이 가득한 곳에 좀비를 풀어놓은 책임은 작지 않다. 정환이 수아의 친부이자 최악의 빌런인 이문기(조한선)를 원작에서처럼 수아에게 물게 하는 대신 반대로 수아를 말리려 했다는 점에서 영화는 정환의 죄를 덜어주지만, 문기가 망종인 것과 별개로 수아의 존재가 이 사달의 원인인 것도 사실이다. 그는, 그리고 우리는 어떡해야 했을까. 배려와 원칙 사이, 합리적 증거와 합리적 의심 사이, 무엇이 정의인지는 쉽게 답 내릴 수 없다. 팬데믹이 지나간 자리, 코로나 종식 담론과 ‘위드 코로나’ 담론에 대한 각 평가가 다르듯, 그저 사망자 숫자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공동체의 고통과 상처를 쉽게 산정할 수 없듯. 결국 가능한 건 우리가 어떤 경로와 전망의 시나리오들을 더 낫고 믿을만한 것으로 모색하느냐는 것이다. <좀비딸>은 이 지점에서 신파적 부성애만을 강요하기보다는(강조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정환과 수아를 구체적인 개인, 인터넷 루머에서 민폐남 민폐녀로 납작하게 재현되고 평가될 수 없는 그런 개인으로 그려내려 한다.
여기서 다시, 보아의 ‘No.1’이 중요하다. 영화에서 ‘No.1’은 정확히 서사의 전반, 중반, 후반의 중요한 요소이자 분기점으로 활용된다. 처음 나온 ‘No.1’이 춤을 매개로 한 정환과 수아의 친구 같은 부녀 관계와 두 사람의 보아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준다면, 좀비가 된 수아가 정환과 밤순 앞에서 ‘No.1’에 맞춰 춤을 흐느적 흉내 내는 장면은 수아가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의 가능성과 함께 근본적으로 좀비를 비인간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윤리적 질문을 남긴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방역 원칙을 위해 수아를 사살하려 온 군인들과 대치 중이던 정환은 원작에서 그러하듯 수아와 함께 하기 위해 수아에게 물려 좀비가 되고 군인들의 총을 맞지만, 원작과 달리 죽지 않고 코마에 빠진 정환은, 경연대회에서 춤을 추는 수아의 ‘No.1’ 무대 노랫소리를 들으며 살짝 반응한다. 어떤 노래와 춤이 너무 좋아서 닳도록 듣고 보는 경험, 그리고 내가 좋았던 그것을 소중한 다른 사람에게 영업하고 싶은 마음, 서로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시간의 즐거움, 그 시간이 여전히 서로의 몸과 마음에 새겨져 있다는 확신이 하나의 곡으로 집약되고 구체화 된다. 소소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삶의 좋았던 순간들을 타인에게서 발견하는 경험은 그에게서 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며, 영화와 관객 사이 감정의 교량이 두텁게 쌓일수록 정환의 부성애는 가족주의의 관성적인 코드가 아닌, 누구라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울 인간적 감정과 선택으로 보편성을 얻는다. 그것만으로 정환을 용서해도 될까. 잘 모르겠다. 다만 원작의 정환이 그 당시엔 죽을 수밖에 없었다면, 현재의 우리는 다시 그와 수아가 보아의 노래를 들으며 함께 춤출 기회를 얻는 결말을 더 나은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정환을 살리는 건 ‘No.1’이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의 선택이기도 하므로.
<위근우 칼럼니스트>
■ 영화 ■ 어느 날(OCN 오전 9시50분) = 보험회사 과장 ‘강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희망을 잃고 살아간다. 이후 복직한 강수는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의 사건을 맡게 된다. 한편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었던 미소는 영혼이 되어 병실에 누워 있는 몸에서 분리된다. 자신을 찾아온 강수만이 유일하게 자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미소는 강수에게 소원을 들어달라고 부탁한다.
■ 예능 ■ 히든 아이(MBC 에브리원 오후 7시40분) = 1984년부터 현재까지 40년이 넘도록 지속된 사이비 종교 ‘돌나라’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자신을 신이라 칭한 ‘돌나라’의 교주 박명호는 종말을 예언하며 신도들을 모았다. 박명호는 신도들의 믿음을 팔아 범죄를 일삼고 ‘창기십자가’라는 기괴한 교리를 빌미로 여성 신도들을 성 착취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교주 박명호의 추악한 민낯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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