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무료다운 그리웠습니다 ‘3호선 버터플라이’···느리지만 멈추지 않는다, 꿈꾸는 나비의 날갯짓[포토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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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8-08 19:16본문
<스모우크핫커피리필>로 시작해 <말해요 우리>, <꿈속으로>까지 세 곡을 연달아 부른 후 보컬 남상아는 관객들에게 짧지만, 강렬한 무대인사를 건넨다. 숨을 고른 후 1집 타이틀곡 <꿈꾸는 나비>에 이어 그가 스물아홉일 때 기타리스트 성기완이 만든 곡 <스물아홉 문득>이 이어진다. 베이시스트 김남윤이 미소 지으며 리듬을 이끈다.
“어느 날 갑자기 뒤를 돌아봤어~ 글쎄 난 또 이렇게 멀리 왔네~
시간은 아무런 말 없이 지금도 쏜살같이 가네~ 거짓말처럼~
온 만큼을 더 가면 음~ 난 거의 예순 살~
난 말해주고 싶어~ 나에게 그동안 너 수고했다고”
남상아와 함께 ‘3호선 버터플라이’가 돌아왔다. 20주년을 맞은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서브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라 팬들과 관객들에게 귀환을 알렸다. 이 무대를 위해 프랑스 생활 7년째인 남상아는 식당 운영을 남편에게 맡기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성기완은 <스물아홉 문득> 노래 가사처럼 ‘거의 예순 살’이 되어 9년 만에 밴드에 복귀했다. 연락을 받고 망설였던 김남윤은 ‘상아 누나의 진심’을 확인한 후에 자신의 작업공간을 기꺼이 ‘합주실’로 내놓았다. 키보드 한솔, 드럼 신사론, 코러스 김도연은 세션으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2019년 2월, 밴드 결성 20주년을 맞은 ‘3호선 버터플라이’는 잠정 활동 중단을 알리며 홍대의 한 라이브클럽에서 ‘잠시만, 안녕’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가진 후 해체 상태나 다름없는 긴 휴식에 들어갔다. 팀의 프런트우먼 남상아가 프랑스 이주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남상아는 프랑스인 남편의 연고지라는 이유로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난 니스에서 음식 장사를 시작했다. 한식당 ‘식사(sixsa)’. 지금은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예약해야만 식사를 할 수 있는 니스에서 꽤 유명한 맛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무대에 대한 그리움은 늘 있었지만, 프랑스에서 음악 활동은 전혀 할 수 없었다. 본인이 직접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며 식당을 운영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다.
성기완은 남상아와 함께 1999년 결성된 밴드의 원년 멤버다. 팀의 리더였던 그는 2016년, 견해 차이와 새로운 음악에 대한 시도 때문에 팀을 떠났다.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아프리카 뮤지션 ‘아미두’를 만나 ‘트레봉봉’이라는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뮤지션이자 시인이며, 계원예술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먼저 팀을 떠난 탓에 “3호선 버터플라이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김남윤은 2001년 키보드 세션으로 시작해 3집 앨범부터 밴드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잠시만, 안녕’ 공연 이후에는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녹음실 운영과 드라마 음악 등으로 경제활동에 전념했다. 20대 이후 처음으로 밴드라는 틀에서 벗어나 뮤지션이 아닌 일반인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자립’과 ‘생존’을 위해, 육아도 병행하면서.
<말해줘봐>, <거울아 거울아>에 이어 밴드의 대표곡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이 잠시 달아오른 객석을 진정시킨다. 강렬하고 몽환적인 기타와 드럼의 사운드를 뚫고 나오는 처연하고 허스키한 남상아의 목소리에 관객들은 흐느적흐느적 움직이며 슬픈 이별 노래를 따라 부른다.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믿기 싫지만 바로 오늘~ 진눈깨비가 거리를 뒹구네~
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제발 가지 말라고~ 너에게 침을 뱉고 싶어지는 이 기분~”
‘3호선 버터플라이’는 자칭 게으른(?) 밴드다. 27년째이지만 정규앨범 다섯 장, 싱글 한 장이 전부다. 지속되는 게으름에 더해 ‘느슨함’도 한몫을 했다. 이유는 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긴 공백을 깨고 8년 만에 다시 앨범이 나온다. 두 번째 싱글앨범 <환희보라바깥> 발매를 앞두고 있다.
신곡 <너의 속삭임>으로 잠시 숨을 죽인 후 익숙한 노래 <너와 나>, <다시 가보니 흔적도 없네>가 흥겨움을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락페스티벌에 어울리는 곡 <티티카카>와 엔딩곡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거야>는 폭염 속에 공연장을 찾은 관객 모두를 땀에 흠뻑 젖게 한다. 멤버들이 무대 뒤로 사라지고, 객석에서 ‘앵콜’ 요청이 터져 나오지만 락 페스티벌의 관례대로 앵콜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멤버 모두가 다시 나와 손을 마주 잡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3호선 버터플라이’의 귀환 공연은 아쉬움 속에 끝이 난다.
펜타포트 프로그램 및 섭외담당자인 박준범 감독은 “페스티벌의 주 소비층인 20대들도 장르 음악을 파다 보면 오래전에 활동했던 ‘3호선 버터플라이’의 음악을 듣게 된다. 3호선은 음악적 성취가 있는 밴드다. 음원이 아니라 라이브로 한국에도 이런 밴드, 레전드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며 이 무대의 특별함을 강조한다.
무대 맨 앞에서 공연을 지켜본 96년생 팬 김다솜씨는 “고교 시절부터 좋아했는데, 활동중단 했을 때 너무 슬펐다. 노래만 들으면 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밴드다. 복귀해서 너무 행복하다. 순전히 3호선 때문에 펜타포트에 왔다”고 말한다.
“정말 그리웠죠. 프랑스에 살면서 공연하는 꿈을 많이 꿨는데 지금 이게 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보고 싶었고, 감개무량합니다.”
남상아는 10월의 끝자락에 다시 프랑스로 떠난다. 밴드는 활동 중단 상태로 돌아간다. 다행인 건 그가 떠나기 전, 6년 6개월 만에 ‘3호선 버터플라이’ 단독공연이 열린다. 오는 9월13일, 홍대의 한 공연장에서. 내년이면 ‘쉰 살’이 되는 베이시스트와 ‘예순 살’이 되는 기타리스트, 여전히 ‘스물아홉’처럼 노래하는 보컬리스트. 꿈꾸는 나비들의 날갯짓은 느리지만 멈추진 않는다.
국민의힘이 5일 이른바 ‘방송3법’ 중 두 번째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했다. 6일 0시 7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면서 당일 종료된 역대 세 번째의 필리버스터로 기록될 전망이다.
MBC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방문진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4시52분 시작됐다. 첫 주자로 MBC 사장 출신인 김장겸 의원이 나섰다. 그는 MBC 사장 시절 2012년 파업을 주도한 노조원들을 취재·제작 부서에서 배제하는 인사를 내는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23년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 의원은 방송3법에 대해 “민주당 소수가 밀실에서 군사작전하듯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민노총(민주노총) 언론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가 책임은 경영진에 전가하고 모든 방송의 경영 전반에 관여하는 전가의 보도를 쥐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단에 서자마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명 주식 거래 의혹을 장황하게 말하다 여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지를 받았다. 그는 “이춘석 위원장이 (법사위에서) 방문진법을 통과시켜줬는데, MBC가 오늘 메인뉴스에 이걸 비중 있게 보도 안 한다에 베팅하겠다”고 응수했다.
이날 필리버스터는 7시간 남짓 진행되고 6일 0시 종료될 예정이다. 7월 임시국회가 끝나기 때문에 회기 종료로 더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가 당일 종료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22년 4월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정권 이양 전 통과시키기 위해 필리버스터 당일 임시국회 회기를 끝내는 ‘회기 쪼개기’를 하면서 두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연달아 다음날 0시 종료됐다.
김 의원은 6일 0시까지 토론을 계속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 명의 발언으로 필리버스터가 끝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의석에 앉아 토론을 듣는 동료 의원들이 너무 적어 빈축을 샀다. 이날 방송3법의 첫 번째 법안인 방송법에 대한 표결이 끝나고, 방문진법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의원 대다수는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남은 의원은 2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국민의힘에서도 본회의장 자리를 지킨 의원이 약 10명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한 조당 약 20명씩 5개 조로 나눠 본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는데, 그 절반 밖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날 아침 국민의힘 의석에는 배현진 의원 한 명만 자리에 앉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진행된 방송법 필리버스터에서는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이날 오전 7시부터 종료 때까지 9시간 동안 발언했다. 필리버스터 신청은 국민의힘이 했는데 민주당에서 가장 길게 피날레를 장식한 것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필리버스터 회의론이 나왔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솔직히 휴가철이라 필리버스터의 여론전 효과는 거의 없어 보이는데, 이것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시가 최근 1년간 부동산 거래 거짓·지연 신고 등 1만1578건을 조사해 위법행위 1573건을 적발, 63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7일 밝혔다.
위법행위 유형으로는 지연신고가 1327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거래가 체결되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거래 정보를 관할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다. 미신고·자료 미제출 또는 거짓제출 222건, 거래가격 거짓 신고 24건 등이었다.
구체적으로 매도인 A씨와 매수인 B씨는 단독가구를 실제 거래가격인 7억원보다 낮은 3억원으로 거래가격을 낮게 신고했다. 서울시는 매도인·매수인에게 각각 과태료 7000만원 이상을 부과했다.
또 아파트를 실제 거래가격인 7억원보다 높은 10억원으로 높게 신고한 매도인 C씨와 매수인 D씨에 대해서도 각각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했다.
특수관계인 간 편법 증여 의심 사례와 차입금 거래 등 양도세·증여세 탈루로 추정되는 3662건에 대해서도 국세청에 통보조치를 완료했다. 아파트를 8억원에 매수하면서 부친으로부터 2억원을 빌린 경우, 가족 간 부동산 거래, 법인자금 유용 의심사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시는 ‘부동산 동향 분석시스템’의 기능을 고도화해 자료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상시 모니터링으로 이상 거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부터는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는 불법행위 등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자치구, 한국부동산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점검을 확대추진 중이다. 특히 6.27 대출 규제 이후의 거래 내역에 대해 자금조달계획서 내용의 사실 여부, 대출 규정 위반 여부, 토지거래허가 실거주 의무이행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실수요자 중심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이상 거래에 대한 조사와 대응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끔찍한 스토킹 살인·살인미수 사건이 연달아 들려왔습니다. 피해 여성들은 용기를 내 스토킹 신고를 했지만, 수사기관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동거남이나 전 남자친구에게 목숨을 잃는 ‘교제살인’ 사건도 줄을 이었고요. 2021년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됐는데도 여전히 수많은 여성이 젠더폭력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오늘 점선면은 스토킹 관련 법·제도가 왜 범죄를 막을 수 없었는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지난달 26일 경기 의정부에서 50대 여성이 스토커에게 살해당했습니다. 피해자는 경찰에 3차례나 스토킹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신청한 잠정조치를 검찰이 기각한 탓에 범인은 피해자에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에는 울산에서 20대 여성이 자신을 스토킹하던 전 남자친구에게 흉기로 피습을 당해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 사건도 경찰이 신청한 잠정조치 4호(유치장·구치소 유치)를 검찰이 기각한 적 있었습니다.
이튿날인 지난달 29일에는 대전에서 3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했습니다. 폭행·주거침입 등 신고가 4번이나 있었는데도 분리와 보호에 실패했습니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구로구에서 50대 여성이 동거 중이던 60대 남성에게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스토킹 관련 법은 크게 ‘스토킹처벌법’과 ‘스토킹방지법’이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 범죄의 정의와 형량(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 등 내용을 담고 있어요. 긴급응급조치로는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가 가능합니다. 잠정조치는 보다 더 강력한 조치로 서면경고(1호)와 피해자 또는 동거인·가족에 대한 접근금지(2호), 전기통신 접근금지(3호),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3호의2), 유치장·구치소 유치(4호)로 나뉩니다.
스토킹방지법은 스토킹 범죄 예방과 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맞춘 법입니다. 국가가 신고체계 구축, 연구, 교육, 보호시설 운영 등을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직장 내 불이익조치 금지,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 예방교육 등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은 2021년부터, 스토킹방지법은 2023년부터 시행 중이에요.
하지만 두 법이 있는데도 스토킹 범죄는 끊이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어요. 경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스토킹 범죄 피해자 수는 2022년 1만545명에서 2023년 1만1841명, 2024년 1만3075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35.8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죠. 시민들도 국가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스토킹처벌법 시행 3년을 맞아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스토킹처벌법 시행 후 스토킹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응답은 58.2%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런 비극이 반복될까요? 우선 수사·사법기관이 여전히 스토킹을 가벼운 범죄로 취급하는 경향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이번 울산 사건과 의정부 사건의 경우 경찰이 신청한 잠정조치를 검찰이 기각했는데요. 검찰이 “범인이 피해자에게 매달리고 있는 것”이라거나 “스토킹 반복으로 볼 수 없다”는 등 이유로 잠정조치를 기각해 논란이 됐습니다. 지난해 경찰이 신청한 잠정조치 4호(유치장·구치소 유치) 1219건 중 실제로 집행된 건 40.9%인 499건뿐이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보호를 요청하는 ‘피해자 보호명령제’ 도입에 대해 “법원 인력이 부족하다”며 반대하기도 했고요.
스토킹 범죄 수사가 지나치게 ‘법 해석론’에 빠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 결과 수사기관들이 관행·실무상의 이유로 스토킹 범죄의 범위를 스스로 제한하는 현상이 드러났습니다. 예를 들어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의 구성 요건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것’을 두고 있는데요. 수사기관들은 ‘명시적 거절’이 있었는지, 거절은 언제 했는지 등을 캐묻는다고 합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검사가 내리는 보완수사 내용의 90%는 명시적 의사, 헤어진 일자를 확인하고 범죄 시점과 장소를 특정하라는 내용”이라며 “검찰에 서류를 보내면 검사들이 ‘이게 왜 스토킹이냐’며 많이 싸운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도 안일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스토킹처벌법은 1999년부터 계속 발의됐지만 한 번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다가, 2021년 ‘김태현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으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뒤에야 비로소 제정됐습니다. 제22대 국회 개원 후 발의된 스토킹 관련 법 개정안 19개는 모두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요. 이 법안들 중에는 ‘피해자 보호명령제’ 등 최근 일어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법안들도 있습니다.
수사기관들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29일 ‘스토킹 잠정조치 신청 사건의 처리 개선’을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어요. 경찰의 잠정조치 신청이 일부 요건을 채우지 못했더라도 바로 기각하지 말고, 검사가 직접 피해자의 진술을 들어보고 적극적으로 잠정조치를 청구하라는 내용입니다. 경찰은 신고 후 스토킹을 ‘보복행위’로 처벌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스토킹·교제폭력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의 ‘재범위험성 보고서’를 첨부하기로 했습니다.
스토킹은 결코 작은 범죄가 아닙니다.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지기 쉬운 위험한 범죄입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일련의 사건들은 스토킹을 ‘사랑싸움’ 정도로 치부하는 안이한 인식과 미미한 처벌이 겹쳐진 결과”라며 “재발·보복 위험이 큰 범죄 특성을 감안해 강력한 잠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제폭력 등 불평등한 젠더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대한 대책도 필요합니다. 여성 살인·살인미수 피해자의 30%가 범행 전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을 당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칼럼에서 “매일 ‘이별살인’ 뉴스가 터져 나오는 세상에서 연애는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모험이 됐다”며 “교제폭력에 대한 사법적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비극의 반복을 끊어낼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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