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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 [기고]증권거래세 인상, 세수 확보 위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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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8-0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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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 정부는 지난주 법인세 및 증권거래세율 인상과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 대주주를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올리고, 증권거래세는 현행 0.15%에서 0.2%로 인상하며, 양도세 대상 대주주 기준은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이다. 2022년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되돌리자는 것인데, 자본시장 활성화를 주장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는 반대라는 여론이 있다. 증권거래세 인상에 대해서는 매도 시 비용을 증가시켜 거래 활성화와 시장 유동성 공급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세율을 인상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간의 증권거래세율 인하 결정의 내막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6년간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증권거래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해왔다. 실제로 2019년 0.30%였던 증권거래세율은 매년 인하돼 현재 0.15%까지 낮아진 상태다. 금투세는 주식 양도 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것으로 문재인 정부가 2020년 6월 도입을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는 자본시장 과세를 주식 거래 자체에 대한 과세에서 주식 양도차익, 즉 소득에 대한 과세로 변경하려 했다. 그러나 금투세 도입이 소위 ‘국장’, 즉 국내 주식시장 포기라는 개인투자자 반발과 증시 위축 우려가 대두되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과세당국은 도입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했다. 그 후에도 주식 시황이 개선되지 않자 2024년 금투세 폐지를 선언했고, 금투세는 그해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결국 폐지됐다.
그런데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인하해온 증권거래세율은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세수에 공백이 발생했다. 실제 증권거래세 징수액은 2020년 약 8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8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증권거래세 감소가 2023~2024년 약 8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수 결손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될 정도로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결국 자본시장을 통한 세수 확보 차원에서 증권거래세율 인상은 불가피하다.
둘째는 과세 형평성 측면이다. 현재 근로소득은 최대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되지만, 일반 투자자의 주식 양도차익에는 사실상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고,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도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노동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가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있다. 따라서 증권거래세 인상은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당위성이 인정된다.
반면 증권거래세 인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투자자의 이익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주식의 매도 거래에 부과되므로, 증권거래세율 인상 시 거래 비용 증가로 증권시장 활력과 투자 심리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자칫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탈과 국내 상승장을 꺾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정책 당국도 증권거래세율 인상 결정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19년 수준(0.3%)이 아닌 0.05%포인트 인상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증권거래세율 인상은 정부 세수 확보와 조세 형평성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동시에,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세수 확보에 그치지 말고 국민 설득과 시장의 신뢰 회복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개편안 발표 시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3년간 급속히 약화된 세입 기반의 정상화가 필요”함과 동시에 “확보된 재원으로 인공지능(AI) 등 초혁신 기술 투자 확대 등 ‘진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듯이, 증세를 통한 재원 확보가 단순한 세수 증대에 그치지 않고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디딤돌이 되도록 후속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6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만나 “국민의힘은 이번 광복절에 어떠한 정치인 사면도 반대한다”며 “제가 전달했던 명단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송 비대위원장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정치인 사면 명단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받자 논란을 수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정 장관을 접견하며 “광복절 특사에 정치인 사면을 제외하고 민생 사범 중심으로 특사가 이뤄지기를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발했다. 정 장관은 송 비대위원장의 사면 관련 언급에 대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 텔레그램으로 강 비서실장과 대화하며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배우자 김모씨와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과 복권을 요청하는 장면이 이데일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앞서 송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이번 광복절 특사는 철저하게 민생 사범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 정치인 사면에 반대했는데, 이후 국민의힘 관련 정치인들 사면·복권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앞뒤가 안 맞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추석 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검찰·사법개혁에 대한 야당의 우려도 전달됐다. 송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에서 급발진하고 있다”며 “정 장관을 비롯해 정부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도 검찰개혁의 당위성에는 동의한다”며 “정부가 검찰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대화를 주도한다면 야당도 당연히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검찰개혁 등 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게 국민 눈높이”라며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한 개혁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 저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5선 의원인 정 장관은 검찰·사법개혁 입법과 관련해 민주당 강경 개혁파들과 달리 여야 협의와 속도 조절을 중요시하는 신중론자로 평가된다. 정 장관은 “여야 의원들 의견을 잘 청취해서 좋은 제도개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저는 오늘 사람과 악수했다”며 “장관님하고 악수하고 대화하니 너무 기쁘다”고도 말했다. 지난 2일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12·3 비상계엄 내란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없으면 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겠다”며 송 비대위원장을 예방하지 않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정 장관을 접견했다. 이 대표는 “여야 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실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야당 의원님들의 여러 말씀을 경청하면서 오직 국민들을 위한 제도 개혁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잘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 장관 접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 장관이 상당히 여야 간에 두루 신망을 얻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이런 (검찰개혁) 과정에서 목소리가 크셨으면 좋겠는데, 공교롭게도 여당 대표와 법사위원장이 데시벨이 좀 높으신 분들이 돼서 장관 목소리가 적게 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대야 강경 노선을 펴고 있는 정청래 대표와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내정된 추미애 민주당 의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초기 브레턴우즈 체제를 규율했던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은 자유무역을 지향했다. 수차례 협상을 거치며 관세 장벽은 점차 낮아졌다. 하지만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를 주도했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영향으로 당시만 해도 무역은 국가적 규제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자국의 여건과 발전 모델을 기준으로 최적의 통상 정책 조합을 찾는 과제를 중시했다. 대공황과 파시즘, 세계대전을 초래했던 20세기 초의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면서도, 개별 국민국가의 자율적인 정책 선택의 공간을 확보하려던 의도였다. 케인스가 끝내 관철시킨 자본 통제가 아니었더라면 그와 같은 관리된 자유무역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변화는 세계 자본주의가 황금기를 마감하고 축적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197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신자유주의는 국가 개입과 자본 통제에 반대하며 무역이나 자본 이동은 더 이상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고삐 풀린 자유무역으로의 전환은 시장원리주의 경제학의 찬사 속에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과 이듬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성립으로 이어졌다. 초국적 기업과 금융자본의 지배력을 제한하던 견제 장치들이 풀려나갔다. 1999년 시애틀 전투로부터 2002년 포르투알레그리 포럼까지 세계 민중이 곳곳에서 세계화 반대의 봉화를 올렸던 배경이다.
그렇다면 상전벽해처럼 트럼프의 고율 관세와 투자 강압 탓에 자유무역이 사실상 종언을 고한 오늘, ‘다른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투쟁해온 진보 정치의 대안적 통상 질서는 어떤 내용을 갖춰야 하는가. 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지만 지난 7월10일 한국 금속노조가 주최하고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 관계자들이 참석한 트럼프 정책 토론회에서는 한·미 양국 노동자들 사이에서 그 질문에 대한 토론이 치열하게 이뤄졌다. 토론회에서 필자는 트럼프의 조치가 국제 노동자 계급의 단결을 해치며 자국의 모순을 종속국에 전가하는 제국주의 정책이라고 비판했고 UAW 노동자들부터 트럼프 반대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UAW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겪어온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필자가 지난 4월 ‘경제직필’ 칼럼에서 언급한 ‘관리되는 자유무역’에 공감을 표했다.
관리되는 자유무역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이 2001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어느 보고서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각국이 분배 개선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목표의 달성을 위해 자유무역을 제한할 수 있는 통상 질서다. 21세기적 맥락에서, 관리되는 자유무역이란 곧 각국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보다는 사회적으로나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경로를 찾는 데에 통상 정책의 목표를 두는 질서를 의미한다. 물론 그것은 자본 이동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포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적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초국적 자본의 입맛대로 투자 규칙을 정하거나 국민국가의 역할을 제한하는 불평등 조약은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
관리되는 자유무역은 또한 글로벌 사우스의 힘없고 가난한 나라들이 더는 강대국들이 정한 규칙에 수동적으로 순응하지 않고 자국 민중을 위한 무역 정책과 산업 정책을 자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질서여야 할 것이다. 그들이 교역과 자본 이동을 둘러싼 국제 규범의 형성에 직접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1964년 창설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남미 경제학자 라울 프레비시 등의 노력에 힘입어 제3세계 국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을 위한 관세상 특혜를 규범화했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케인스가 무역과 금융에 대한 규제를 제안하던 당시 그의 핵심 주장 중 하나는 새로운 다자주의적 세계 화폐로 ‘방코르’를 도입하자는 것이었다. 방코르의 도입 목적은 국가 간 무역 불균형의 누적을 국제기구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예방하고자 함에 있었다. 다만 미국 대표단이 케인스의 제안에 반대하며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사실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협상 결과는 케인스가 자본 통제를 지켜내기 위해 달러 패권에 합의해준 셈이었다. 세계 민중은 지난 수십년간 달러 패권의 부작용을 경험해왔다. 오늘의 트럼프 관세 정책도 그 결과 중 하나다. 진보 정치의 대안적 통상 질서에서 다자주의적 세계 화폐가 필수 요소가 되어야 하는 근거다.
욕하면서도 보는 게 막장 드라마다. 그 인기 비결 하나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비현실적 인물의 악행을 보면서 ‘나는 저 정도로 망가지지는 않았다’고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로 우리가 사는 시대상이나 부조리한 현실을 투영해 사회적 공감을 일으키는 드라마는 호평을 받으며 화제작이 되기도 한다.
2019년 JTBC에서 방영된 <스카이 캐슬>이 대표적이다. 고급 주택 단지에 사는 부모들의 대학 입시 집착과 그걸 숙주로 하는 사교육의 작동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률을 올렸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입시 코디네이터, 새벽 2시가 넘도록 유명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어린 그들을 기다리며 늘어선 고급 세단을 보면서 ‘계층 이동 사다리’라고 여겼던 교육이 부의 대물림 수단이 됐다는 문제의식도 높아졌다. 드라마를 집필한 유현미 작가는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고픈 부모의 욕망은 어떤 욕망보다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아주 생생한 욕망이기 때문에 입시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 드라마 성공 이후 사교육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연간 30조원에 이르는 사교육비와 홍수처럼 넘치는 교육 정보 속에 “부모의 교육 고민 해결”을 기획의도로 내세웠다. 하지만 문제도 많아지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tvN <일타맘>, 채널A <티처스2> 같은 교육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사교육을 ‘상위 1% 교육법’이니 ‘고민 해결사’로 내세우며, 고가 사교육을 보편적이거나 가성비가 높다고 포장하고 있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본 부모들이 ‘7세 고시’가 당연하게 느껴지고, 국제학교 한 학기 수업료로 5000만원을 지출했다는 이야기에 위화감을 느꼈다는 하소연도 빈번하다.
미디어가 사교육 세계를 부각시킬수록 공교육 신뢰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선 부모가 원하는 대입 결과를 위해 아동의 권리를 무시하는 걸 미화하고, 학벌주의와 직업 간 차별을 조장하고, 특정 사교육업체를 홍보한다는 모니터링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귀족 학교나 입시 컨설팅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부모들의 욕망과 두려움을 자극하고 있는 건 아닌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최근 한국에서 또다시 안타까운 산업재해로 인해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소식이 들려왔다. 2022년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의 경영 책임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지만, 사고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접근 방식은 우리에게 중요한 반성과 대안을 제시한다.
영국은 1974년 보건안전법 이후, 산재를 예방하는 체계를 꾸준히 발전시켰다. 2008년부터는 기업 과실치사법 및 기업 살인법이 시행돼 중대한 과실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기업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유죄 판결의 비율이 높지 않고, 대부분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 판결이라 법의 실효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2022년은 예외적인 해였다. 알루미늄 재활용업체 직원이 안전장치 미비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회사 측에 30억원대(200만파운드) 벌금이 선고됐고, 음식물 폐기물 업체 직원이 탱크 내에서 익사한 사건에서는 회사 경영진 중 한 명에게 13년 실형이 내려졌다. 법원의 판단은 강경했다. 이는 영국이 법을 소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가 명확한 경우 적극적으로 처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은 산업안전보건을 법으로 명확히 규정하면서도, 사업장평의회와 재해보험조합을 통해 실질적인 예방과 조치가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업장마다 설치된 사업장평의회를 통해 안전 문제를 놓고 노사가 동등하게 협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또한 노사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재해보험조합을 두어 산업안전 예방부터 보상까지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산별 조합은 감독관을 두고, 매달 현장을 점검하며, 사고가 발생하면 8시간 이내 조사와 분석을 진행한다. 노동자는 산재를 입증하기 위해 고용주와 다툴 필요가 없고 조합이 직권으로 산재 여부와 보상 수준을 판단한다. 즉 노사가 함께 위험을 평가하고, 안전 조치를 상시 점검·강화하는 구조를 갖췄다.
스웨덴의 접근도 참고할 만하다. 작업환경법은 산재와 관련해 고용주에게 법적 책임을 지우지만, 동시에 현장 노동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안전대표 제도로, 노동자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한을 통해 위험을 보고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산재를 다루는 작업환경법을 두고 있지만, 스웨덴은 처벌보다는 행정지도를 통한 개선을 우선시한다. 정부는 노사와 협력해 예방 중심 정책, 안전문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결과적으로 스웨덴은 유럽 내에서도 산업재해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 국가들은 산업재해에 대해 단순히 처벌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독일과 스웨덴은 현장 예방 자율관리, 영국은 실질적 책임을 묻는 법 집행으로 대응한다.
한국은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강한 법적 틀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현장 중심의 예방 체계는 미흡하다. 이제는 법의 존재를 넘어 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 경영진은 안전을 ‘당위’로 여기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정부는 예방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노동자 역시 수동적인 보호 대상이 아니라 위험을 함께 관리하는 주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안전한 일터가 당연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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