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훈의 인터페이싱]협상 카드가 된 조선업, 기회를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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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8-06 09:34본문
외환위기로 나라가 뒤숭숭하던 시절에도 사람을 많이 뽑고 달러를 벌어오던 조선업은 10년 가까이 나라의 근심거리였다. 2015년 대우조선은 막대한 해양플랜트 건조 부실로, 자본잠식이 올 지경의 적자를 내서 공적자금을 20년 만에 투입해야 했다. 한두 해 지나 해양플랜트 공사가 완료되고 수주 절벽이 현실화하자, 20만명에 달하던 업계 노동자의 숫자는 8만명까지 곤두박질쳤고, 최근에야 겨우 11만명을 회복했다. 일손의 대다수를 담당하던 하청노동자들은 업체의 폐업이나 해고로 인해 일터를 잃거나, 스스로 떠나곤 했다. 조선업 메카 울산 동구와 거제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고용위기지역(고용노동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산업통상자원부)으로 지정됐다.
2022년 1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불발됐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2년 6월2일부터 7월22일까지 51일간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벌어진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옥쇄농성과 파업은 조선소 하청노동의 ‘민낯’을 드러냈다. 2023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국영 조선소’의 거버넌스 문제가 해소되고, 선박 수주가 조금씩 늘어나 몇년치 일감을 채웠다. 그렇다 해도 배를 지을 용접 노동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면서 이주노동자로 생산직 인원의 30%씩 채우는 조선 3사의 인사 정책에 대해 ‘근심’을 하던 게 엊그제 일이었다. 인력을 근거로 조선업은 사양산업이라고 다시금 외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미국선 찾기 어려운 숙련 노동자
그 조선업이 한·미 관세 협상을 풀어낼 ‘협상 카드’로 부상했다. 우리 정부 협상단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에 착안해 ‘마스가’(MASGA·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역제안했고, 이를 통해 상호 관세를 15%에 묶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1500억달러 상당의 한·미 조선 협력펀드로, 미국에 투자된다. 50년 가까이 조선업에 관심을 끊어온 미국에는 조선소 숫자가 적고, 조선소 독이 좁고, 숙련 인력이 없고, 조선소를 찾는 청년도 별로 없다. 미국 국방부는 2054년까지 매년 15척 이상, 총 520척의 군함을 건조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감당할 역량이 부족하다. 군함을 중국에는 맡길 수 없고, 일본은 역량이 떨어져 한국이 적격이 된 것이다. 이 상황에서 한화오션이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하고, 정비 사업(MRO)에 참여한 일련의 선택이 관세 협상이라는 ‘개방형 수출국가’의 난국을 타개하는 데 크게 기여한 셈이다.
한국의 조선업이 미국 조선업을 후원하고 미국에 투자하는 만큼, 미국의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는 한국의 조선업체들을 살려낼 것이다. 정비 사업을 넘어서, 미국에서 만들 수 없는 부품과 모듈을 한국에서 수출할 기회도 생길 것이다. 미 해군 함정·항모의 전선 건조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을 분절시키는 와중에, 역설적으로 지역에 뿌리박힌 조선업 노동자들은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이전과 다른 형태의 이동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인력을 잘 대우할 필요도 커질 것이다.
필라델피아 가까이에 뉴욕, 워싱턴, 보스턴 등 동부 해안가 대도시가 있다. 이 지역에는 에너지 개발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군이 위치한다.
국내 인력 양성·진출 ‘내실’ 다져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실리콘밸리와 판교의 인재 유치 경쟁이 벌어지듯,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한·미 노동시장의 경계도 급격히 허물어질 수 있다. 미국 엔지니어와 국내 엔지니어의 몸값이 직접적으로 비교될 날이 머지않았다. 미국 조선소에 사라진 숙련 형성을 도와줄 한국인 숙련 생산직 노동자들도 유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한 매년 정년 퇴직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원청 생산직 신입사원으로는 미국 사업 기술 지원은커녕 국내 건조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국내의 인력난이 해소된 것도 아니다. 원청이 신뢰하고 해외에 파견할 수 있는 숙련 전수자가 사내하청 노동자는 아닐 것이다.
결국 사업의 외연 확장만큼이나 숙련 인력 양성의 내실을 다지는 일이 중요해졌다. 조선업이 단순한 협상 카드로 소모되지 않고, 국내에서도 양질의 숙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기회로 활용되려면 말이다.
정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 건수가 3만2000건을 넘어섰다. 피해자 절반 정도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피해 주택 매입을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매입률은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7월 한 달간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위원회)가 피해 지원 신청 1629건을 심의해 748건을 피해자로 가결했다고 3일 밝혔다. 가결된 748건 중 630건은 신규 신청이고, 나머지 118건은 기존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피해자로 인정받은 것이다.
전세사기특별법이 처음 시행된 2023년 6월부터 현재까지 위원회가 전세사기 피해로 최종 결정한 사례는 3만2185건이다.
지난해 11월 개정 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되면서 LH는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 우선매수권을 넘겨받아 피해 주택을 경·공매로 낙찰받아 공공임대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 경매 차익이 발생하면 피해자에게 직접 돌려주기도 한다.
지난달 30일까지 국토부에 접수된 피해주택 매입 사전협의 요청은 총 1만5267건이다. 전체 피해자의 약 절반(47.4%)이 주택 매입을 신청한 것이다. 현재까지 신청분의 절반 정도(51.5%)에 해당하는 7870건에 대해 매입 심의가 완료됐다.
하지만 실제로 매입이 완료된 피해 주택은 1440가구에 그쳤다. 신청 대비 매입 건수가 9.4%로 10건 중 1건가량만 매입이 이뤄진 것이다.
국토부는 피해주택 매입 실적이 1월 44가구에서 3월 108가구, 5월 262가구, 6월 306가구, 7월 373가구로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LH가 피해주택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은 주택에 얽힌 복잡한 권리 관계를 정리하고 적정 가격을 산정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에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정부가 피해주택에 걸린 선순위 채권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정부와 여당은 ‘전세사기 배드뱅크(부실 자산이나 채권을 사들이는 전문 기관)’를 설립해 민간 금융회사의 선순위 채권을 일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선순위 채권 현황을 파악하는 사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주간경향] 국정기획위원회가 8월 중순을 목표로 정부조직개편안 마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부가 교육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기능과 위상을 어떤 식으로 재편할지도 관심사다. 국교위가 ‘정파를 초월한 교육의 백년대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2022년 출범했지만, 1기 활동이 끝나가는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 없이 사실상 정부 거수기 역할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다.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올해 초까지 마련할 계획이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발전계획)’ 시안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발전계획은 2027~2036년 교육정책의 방향, 대학입학정책, 교원정책 등 향후 10년간 교육정책의 가장 중요한 골자를 만드는 작업으로, 국교위의 핵심 업무다. 국교위의 발전계획 시안 발표는 지난해 9월 목표로 추진됐으나 올 1월, 5월 등 발표 시점이 계속 연기됐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오는 9월 종료되는 1기 활동 기간 내 시안 발표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초정권 독립기구 표방했지만…“이념 싸움 최전선” 비판
시안 발표 연기는 발전계획을 논의하는 산하위원회인 중장기국가발전전문위원회가 전횡 논란에 휩싸이며 장기간 공회전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해 7월 위원회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 진영 전문위원들이 수능 이원화와 고교 내신평가의 외부기관 출제 등을 골자로 한 방안을 사전 모의해 밀어붙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문위원들의 반발과 사퇴 등으로 혼란이 거듭됐다.
극한의 정파 대립으로 위원회가 파행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국교위는 이 같은 갈등을 배제하고, 중립적이고 초정권적인 교육개혁기구를 법률에 근거해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 위에서 세워졌다. 앞선 정부들의 경우 교육개혁위원회(김영삼 정부), 새교육공동체위원회(김대중 정부), 교육혁신위원회(노무현 정부) 등 대통령령에 근거한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교육개혁 자문기구를 설치·운영했지만, 지속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했다. 실제로 한국사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으로 전환됐다가 문재인 정부 때 다시 검정으로 회귀했다. 문재인 정부는 자율형사립고, 외고 등 특목고를 없애기로 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이를 뒤집었다.
그래서 국교위 설치법의 제정 이유 맨 앞에는 “국가 초정권적인 독립적 기구를 설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중략)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는 목표가 담겼다.
하지만 국교위는 설계 과정에서 정파적 이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를 대거 들어내면서 ‘이념싸움의 최전선’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교위는 3명의 상임위원을 포함해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5명을 대통령이 지명(상임위원 1명 포함)하고, 9명을 국회에서 추천한다. 여기에 교원 관련 단체 추천 2명, 교육부 차관, 전국교육감협의회 대표 등이 추가되는데, 정무직 공무원인 차관 등을 고려하면 구조적으로 집권당이 야당에 조금 우세한 구도가 형성된다. 교원단체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정파적 이해가 옅은 다수의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할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법안 통과 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마치 시소처럼 여야가 대립하는 아슬아슬한 기구가 만들어졌고, 정파성이 강한 인사들로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윤석열 정부에서 출범한 1기 국교위의 위원장은 대통령 추천 몫인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맡았는데, 이 전 총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편찬에 참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는 특별고문과 청와대관리활용자문단장을 맡았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추천 상임위원 역시 정파성이 분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지냈던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는 7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교위 정상화 토론회에서 “지난 3년간 국교위는 2022 개정 교육과정, 2028 대입제도 개선 시안 등 중요한 교육정책이 발표되는 가운데 교육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많다”며 “이는 비전문성과 당파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위원 구성, 위원장의 지도력 부재, 운영체제 등의 총체적 문제”라고 분석했다.
앞서 국교위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심의에서 교육부가 제출한 ‘심의본’을 단 3차례 회의만에 표결로 의결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초·중·고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7년 만에 전면 손질하는 작업이었지만, 국교위가 단 9일 만에 심의를 끝내면서 교육부 거수기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문제는 현재의 위원회 구조로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거수기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조직개편으로 예산·정책 실행력 부여해야 집행기관 역할 가능”
위원회 조직으로 실권이 없는 태생적 한계도 거수기 행보의 배경으로 지적된다. 국교위는 심의·의결기관인 동시에 국가교육과정 편성 등 집행기관의 성격도 갖고 있다. 단순한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가 아니라 행정기관으로 설치되는 위원회다. 하지만 국교위는 정부조직법에 따른 중앙행정기관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 같은 위원회지만 정부조직법에 중앙행정기관으로 명시된 방송통신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와는 차이가 크다. 때문에 출범 초기부터 국교위가 집행기관의 역할을 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교위의 직제상 정원은 상임위원 3명을 포함해 31명에 그치는데 본부와 소속기관에 600명이 넘는 정원을 보유한 교육부와 비교하면, 소위 대한민국 교육정책 컨트롤타워로서는 턱없이 작은 규모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서어서문학)는 “아무런 집행력을 갖지 못하는 위원회의 권한으로 제대로 된 교육개혁을 이뤄내라는 것은 그냥 실패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부조직개편 작업에서 국교위 법을 새로 만들면서 국민의 총의를 담아내고, 또 정치로부터 독립적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뒷받침할 예산과 정책적 실행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정기획위의 정부조직개편 작업과 별개로 국교위 개조를 위한 국회 차원의 논의도 활발하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에서 내놓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5개 올라와 있다. 일부는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나 회의록 공개 등 제도개선을 다루고 있지만, 위원 구성부터 전면적인 개편을 다루는 개정안도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 내놓은 개정안의 경우 국회의 추천 인원과 대통령 지명 인원을 각각 2명씩 줄이고, 교원단체·교육 관련 학회·교수단체 등에서 4명을 추천, 전문성은 강화하고 정파성은 약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교육정책은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돼야 하며, 정파적 이해관계나 기득권에 따라 흔들리거나 지체돼서는 안 된다”며 “위원 구성에서 정파적 기득권을 내려놓고, 교육 주체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실질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대미 발언권 확대 계기로”한국, 미·중 다툼 속 수혜 가능성도
정부가 국가대표 인공지능(AI) 모델 구축을 시작으로 ‘소버린(주권) AI’ 전략 추진에 시동을 걸었지만,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 편입 요구에 맞닥뜨렸다. 한국이 서로 ‘AI 우산’ 아래 들어오라는 미·중 압력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AI 중견국’들을 이끄는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배경훈 장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디지털·AI 장관회의를 계기로 미국의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과 면담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AI 시스템(풀스택)’을 동맹국에 수출하겠다는 내용의 ‘AI 행동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다 수출해줄 테니 (동맹국들은) 소버린 AI를 할 필요 없다는 메시지로도 보인다”(이성엽 고려대 기술전문경영대학원 교수)는 우려가 나왔다.
크라치오스 실장이 한국 정부의 ‘AI 투톱’을 모두 만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전날 X(옛 트위터)에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미국의 AI 수출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 장관은 이날 만남에서 “오늘 논의한 사항들을 ‘한·미 전략기술 이니셔티브’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희망한다”며 “빠른 시일 내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개최하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압박이 있더라도 소버린 AI 전략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소버린 AI가 대미 발언권을 키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승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AI 플랫폼혁신국장은 “소버린 AI를 한다고 우리 것만 쓴다는 게 아니다”라며 “보안이 필요한 핵심 분야에선 우리 AI 모델을 쓰면서 비핵심 분야는 빅테크 모델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국가전략 자산이 된 AI는 국가의 협상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AI 동맹 강화가 소버린 AI 전략과 배치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 1세대 AI 연구자로, 하 수석과 AI 서적을 공동집필한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미국의 핵심 메시지는 중국 기반의 AI 생태계로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지,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 구축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은 아닌 걸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의 AI 기술이 경쟁력을 가질 경우 미·중 패권다툼 속에서 일정한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AI 스타트업을 이끄는 업계 관계자는 “우리 모델을 잘 만들면 제3세계에 다시 공급해줄 수도 있다”면서 “미·중 가운데 한쪽에만 치중할 수 없는 국가들로서는 한국 AI 모델이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한국은 캐나다, 프랑스, 싱가포르 등과 손잡고 AI 중견국들을 이끄는 주체가 될 수도 있다”며 “기술이 국가의 영향력과 직결되는 ‘기정학’ 측면에서 AI 외교 역량도 끌어올릴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글로벌펀드 운용사로 13개 사를 선정했다.
3일 중기부에 따르면 분야별로는 일반 펀드 10개, 인공지능(AI) 1개, 기후테크 1개, 세컨더리 1개 등 총 4개다.
지역별로는 미국(TTCP), 프랑스(Jolt Capital), 일본(DCI Partners)을 포함해 영국·싱가포르·대만 등 6개국의 벤처캐피털이 포함됐다.
올해 출자 예산은 지난해 15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200억원 늘어나고 한국 기업에 대한 의무 투자 금액도 역대 최대 규모인 27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자금을 유치한 글로벌 운용사는 이를 바탕으로 민간 투자를 받아 펀드 결성 규모를 2조40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지난 2013년부터 글로벌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652개 한국 벤처·스타트업이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토스, 당근마켓, 리벨리온과 같은 글로벌 유니콘 탄생에 기여했다.
글로벌펀드는 해외 우수 벤처캐피털이 운영하는 펀드에 모태펀드가 출자하고, 모태펀드 출자금액 이상을 의무적으로 한국 기업에 투자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 74개 펀드, 총 12조3000억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글로벌펀드는 투자유치 효과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사들의 네트워크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벤처·스타트업의 해외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글로벌펀드 선정 결과를 오는 5일부터 한국벤처투자 홈페이지에 공고, 선정된 운용사는 공고 후 6개월 이내 펀드를 결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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