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비정규직 출입 불가’, 참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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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6-27 19:08본문
지난 24일 1주기를 맞아 발간된 아리셀 화재참사 분석 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달라’에 적힌 내용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 조사 및 회복 자문위원회는 사망자 대부분이 비정규직, 이주노동자였던 이유 중 하나로 비상구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비상구로 탈출할 수 없었던 희생자들은 대부분 출구 반대편 창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참사 당시 닫혀 있던 문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점선면은 아리셀 참사를 통해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체화하는지, 구조화된 차별이 얼마나 약자들을 생명이 위협받는 공간으로 내몰고 방치하는지를 짚어봅니다.
2024년 6월24일 오전 10시30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3동 2층의 리튬배터리 상자 한 곳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자 노동자들은 제품 상자를 맨손으로 옮기고 분말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몇 차례 작은 폭발이 이어졌고, 연기는 점차 커져 이내 작업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첫 발화 후 고작 42초 만이었습니다.
이 화재로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2층에는 총 43명의 노동자가 근무 중이었는데요. 정규직 20명 중 3명(15%)이, 비정규직 23명 중 20명(95%)이 사망했습니다. 국적별로는 한국 국적 23명 중 5명(귀화 1명 포함)이, 외국 국적 20명 중 18명(중국 17명, 라오스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희생자 23명 중 여성은 17명(74%)입니다.
참사 이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지난 2월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아리셀 측은 리튬 배터리는 위험물질로 미지정돼있고 비상 출입구 설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유족들은 1주기를 맞아 박순관 대표와 아들 박중언 아리셀 운영총괄본부장을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왜 그들은 모두 출구가 아닌 방향으로 향했을까.”(‘눈물까지 통역해달라’ 중에서)
지난해 8월 경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골든타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리셀 측이 일용직 파견 노동자에게 안전교육을 하고, 리튬전지 폭발 뒤 대피를 안내했다면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죠. 실제로 한 정규직 노동자는 화재가 발생하자 발화지점 쪽의 출구 대신 다른 방향의 비상구로 향해 지문을 찍은 뒤 탈출했습니다. 이 노동자를 따라간 파견 노동자 2명도 목숨을 건졌습니다. 살아남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안전)교육을 받지 못해 비상구 위치를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왜 비정규직·이주노동자들은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을까요? 안전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는 업체의 안전관리·감독 책임을 약화하는 불법 파견 구조가 있습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제조업의 생산공정 업무에 원칙적으로 파견을 금지하는데 아리셀은 메이셀이라는 업체로부터 이주노동자를 파견받았습니다. 메이셀은 아리셀에 인력 공급만 한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노무 관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원청은 안전 관리 책임을 파견업체에 떠넘기고, 인력 공급 업체에 불과한 파견업체는 안전 교육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불법 고용·파견 구조는 이주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신분을 이용하려는 업체들의 꼼수에서 생겨납니다. 아리셀 참사의 희생자 중 11명도 단순노무직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재외동포(F-4) 비자 소지자였는데요. 김태윤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자기들이 일을 시켜놓고 이제 와 불법을 운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산업현장에서는 국내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 업종 노동의 대부분을 이주노동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 이주노동자의 사망사고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2022년 국내 전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874명) 중 이주노동자 비율은 9.2%(85명)였고, 2023년에는 812명 중 10.4%(85명), 2024년에는 827명 중 12.3%(10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1분기 기준 전체 사망자의 14.6%(20명)가 이주노동자입니다.
정부는 참사 대책으로 지난해 8월13일 모든 이주노동자가 비자 종류와 관계없이 최소 한 번 이상은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10일에는 고위험 사업장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1주기를 앞둔 지난 23일 민주노총은 “8월 발표 대책은 80% 이상이 기존에 발표했던 재탕, 맹탕 대책이고 이주노동자 안전강화 사업장 지원은 3개 사업장, 소화설비 및 경보대피시설 지원 26개 사업장에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리셀 참사 희생자 중 여성 비율이 74%에 달했다는 점도 지나쳐선 안 될 문제입니다. 여성 희생자가 많았던 이유는 공장에서 배터리 검수와 포장 업무를 맡은 것이 주로 여성 이주노동자들이었기 때문인데요. 여성 이주노동자를 연구해온 한 학자는 “여성 이주노동자는 서비스업에서 많이 일하기는 하지만 제조업에서도 상당 부분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서 여성 이주노동자의 지위는 남성보다 더 불안정하고 열악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6년 제조업 분야 여성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의하면, 여성은 임시·일용근로자 비율이 48.2%로 남성(29.2%)보다 높았고, 상용근로자 비율은 45.7%로 남성(67.2%)보다 낮았습니다. 여성은 꼼꼼하게 일하지만 낮은 임금을 줄 수 있다는 현장의 통념 때문에 전기·전자나 화학물질을 다루는 중소영세 사업장에 여성 노동자가 많다고 합니다. 생산 설비부터 작업 도구까지 남성을 기준으로 설계되는 제조업 공장에서 여성에 맞춰진 안전교육은 부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이주민 차별·혐오 정서는 참사를 공론화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아리셀 화재참사로 딸을 잃은 재외동포 이순희씨는 지난해 7월 화성시청 앞 분향소 앞에서 “세금 축내지 말고 나가라”는 화성시 통장·이장협의회의 반발을 마주했던 것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한국 법, 한국말 모르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달라고 소리쳤어요. 우리도 몸에 피가 흐르는 사람이에요. 한국인과 똑같은 사람이라고요.”
유족들의 통역을 전담했던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장은 1주기 보고서에서 “이주민의 정당한 요구는 ‘세금은 내고 말하냐’, ‘한국이 싫으면 니네(너희) 나라로 돌아가’ 식의 비난에 가로막힌다”고 말합니다. 이주민을 막무가내식으로 배제하는 언어들이 참사와 관련된 건설적인 논의를 막고 있다는 겁니다. 희생자들이 이주노동자이기 이전에 올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이자 집에 손 벌리지 않으려던 23살 평범한 청년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말이죠.
보고서 속 도면을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갈 수 없었던 출구 너머에는 연구·개발실이 있었습니다. 열리지 않는 문은 벽과 다를 바 없습니다. 여성·이주노동자들은 위태로운 산업현장으로 내몰리고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다시 차별을 마주해야 했던 셈입니다. 이제는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사회의 가장 약한 이들에게도 열려 있는 안전망이 갖춰지길 바라봅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주 3회(월·수·금)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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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4시 47분쯤 경북 영천시 금호읍 경부고속도로 101.8㎞(서울 방향) 지점에서 16t 살수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살수차 운전자 60대 A씨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2004년식 살수차에도 불이 나 모두 탔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과 노동시간 단축, 정년 연장은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25일 서울 중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분절된 노동시장을 통합하고 교섭 구조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정부가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노사 당사자 간 교섭을 지원하고 촉진해야 하며, 노란봉투법은 그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은 원청 사용자와 하청 노조의 교섭권 확대, 노조의 파업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제한 등을 담고 있다.
사회적 대화 관련해서 김 내정자는 “사회적 대화는 경사노위를 비롯해 국회, 고용정책심의위원회, 건강보험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거버넌스 구조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갈등 의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사회적 대화”라며 “개인적으로 파업보다 교섭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교섭 없이 끝을 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 정부 등에서 이런 대화가 얼마나 일상적으로 이뤄졌는지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경사노위가 지난달 공익위원 중심으로 발표한 ‘계속고용의무제’에 대해선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걸 사회적 대화라 할 수 있겠느냐”며 “사회적 대화는 당사자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회계공시 제도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노동계가 반발하는 이유를 잘 살펴보겠다”며 “99%가 참여했는데 왜 참여했는지도 잘 들어보겠다. 제도가 사회적 대화를 얼마나 활성화시키는지도 함께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선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나 인적 오류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왜 우리는 넘어지는 곳에 또 넘어지는지 봤을 때 다층적인 요소들이 작동되는 것”이라며 “SPC에서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이유는 지배구조를 포함한 다층적 문제로 접근해야 발본색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 등으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김건희 여사가 27일 퇴원할 예정이다. 퇴원은 김 여사가 입원한 지 12일 만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극심한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날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재수사하는 서울고검 형사부에서 모두 김 여사측에 소환조사를 통보한 날이기도 하다. 김 여사 측은 “소환조사와 상관없이 입원이 예정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으로 넘어갔다. 김 여사 측은 검찰 소환조사를 거부하면서 줄곧 “특검팀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밝혀왔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특검의 정당한 소환 요청에 대해서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소환시기는 조율 중이다. 특검팀은 다른 사건과 달리 사건의 정점인 김 여사를 수사 초반부터 불러 조사하고 일찌감치 신병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의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이 김 여사 퇴원 시 소환조사 계획이 있는지 묻자 “법과 원칙에 따라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이 비공개로 소환 요청을 할 경우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비공개 소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인지 질문이 이어졌으나, 김 특검보는 재차 “원칙대로 하겠다”고만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야당이 제기한 재산 등록 누락 의혹에 대해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표현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 계속 지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청문회 소감을 묻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전에 공개된 자료만을 가지고도 한 해에 6억을 모아서 장롱에 쌓아놨다고 볼 수 없는 것을 누구 눈에는 장롱에 쌓아놓은 것처럼 (주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최근 5년간 5억원을 벌었고 추징금 완납 등으로 13억원을 썼는데, 이 중 6억원이 소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김 후보자가 말한 ‘논두렁 시계’는 지난 2009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에게 스위스 명품 시계를 뇌물로 제공했고 권양숙 여사가 봉하마을 논두렁에 이를 버렸다’는 내용의 보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도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김 후보자는 “그것이 공당인 국민의힘에 의해서 현수막에 붙여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청문회의 의미 자체가 무색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든다”며 “이런 방식은 과거에 봤던 정치 검사들의 조작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모르겠지만 청문회에서 통상적인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은 적당치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재산 등록 누락 의혹이 검찰에 고발돼 수사 중인 데 대해서는 “이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죄송하게도 조작질이라는 표현밖에 쓸 수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저는 내야 할 것은 다 내고 털릴 만큼 털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결에 대해서도 재차 검찰의 표적사정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그는 “야당 위원들이 수상한 자금이라고 표현하시는 대부분은 저에 대한 표적사정에서 시작된다”며 “이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서 당시 돈을 제공했던 기업과 검찰, 검사까지도 증언으로 할 수 있게 증인으로 불러주셨으면 했는데 안타깝게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행히 윤석열씨가 포함된 우검회라는 조직이 검찰 내 하나회 조직 같은 것들이 관련돼 있었다는 것이 청문회 시작 후에 나와서 저도 다행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의 출판기념회 수입과 경조금, 장모의 증여 등으로 모인 총액 6억원 가량을 ‘쟁여놓았다’고 자신이 표현한 데 대해 “한꺼번에 받았다는 뜻이 아니라 따로 떼어놓아 보관한다는 뜻”이라며 “솔직히 말씀드려서 국민들이 쉽게 아시라고 재미있게 쓰려고 정치 풍자적으로 썼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정확하게 사실에 대한 오인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며 “한국적인 정서에 아주 탁월한 전통인 풍자로 비교할 수는 없고 엄격한 의미에서의 조작으로 규정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뜯어 보면 주 의원 얘기가 맞고 모아서 보면 김 후보자 주장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보시는 국민들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며 “국민들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조작된 프레임으로 현금 6억원을 장롱에 쌓아둔 사람이라고 매도하기 시작했다”며 “프레임을 먼저 씌워놓고 작업을 쳐서 그 사람의 문제가 나올 때까지 (캐내는) 특수통 검사들의 나쁜 장난질을 누가 하고 있나”라고 주 의원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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