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숨진 아리셀 참사 1년…아직도 바뀐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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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6-27 16:48본문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유족들의 시간은 1년 전 그 순간에 머물러 있었다. 2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공장 역시 외벽이 녹아내린 흉물스러운 모습 그대로였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관,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 주최로 경기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 앞에서 진행된 추모제는 이날 오전 10시52분에 맞춰 시작됐다. 지난해 24일 최초 화재가 시작됐던 그 시각이었다.
위패 앞에 선 유족들은 한 명씩 헌화하며 고인이 된 가족의 죽음을 추모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아버지는 딸의 죽음을 슬퍼하며 머리를 숙였다.
사고로 아들과 며느리를 한꺼번에 잃은 아버지는 눈물을 흘렸다. 딸을 잃은 어머니는 주저앉아 오열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은 굳은 표정으로 주먹을 쥐었다.
이주노동자 유족 A씨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도 항상 옆에 있을 거 같고 방문을 열고 ‘엄마’하고 부를 것 같다”라면서 “한국 땅이 살기 좋아서 내 자식도 데리고 왔다. 그런데 사고로 자식을 잃고 나니 너무 원통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교육 하나 없었고 위험한 건물인 것을 다들 알면서도 이런 곳에서 일을 시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면서 “아직도 우리 자식이 왜 죽어야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헌화를 마친 유족들은 아리셀 공장 터로 발을 내디뎠다. 아리셀 참사를 상징하는 파란색 꽃을 든 유족들은 한 걸음씩 나아갔다. 참사가 발생한 이래 유족들이 아리셀 부지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화재가 발생한 3동 건물 앞에 선 유족들은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연 뒤 그 안으로 파란색 꽃을 던졌다. 이어 잔해만 남은 공장 앞에서 유족들은 위패를 태웠다. 곳곳에선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 소속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1년 동안 너무 많은 노력을 거쳐 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뤄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라면서 “그동안 사회적 참사는 반복됐고 유족들은 같은 아픔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떠나간 23명의 영혼이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면서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만이 우리 유가족이 온전하게 치유되는 길”이라고 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언제나 곁에 있다. 혼자서 살아낼 수 없는 어리고 약한 존재인 어린이에서 자기의 생을 개척해나갈 자세를 갖추는 청소년이라는 시간은 어른들이 모르는 어렵고 막막하고 험난하기도 한 여정이다. 그 여정에서 바람의아이들 책은 아이들이 자기가 바라는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때로는 나침반처럼, 때로는 지도처럼, 때로는 땀을 식혀주는 바람처럼 다가가기를 원했다.”
바람의아이들은 어린이·청소년 문학 전문 출판사다. 아동문학평론가이자 번역가인 최윤정 대표가 2003년 세웠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는 개념이 희박하던 때 “현재의 아이들”를 위한 책을 만들고 싶어 출판사를 차렸다는 그를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출판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아동 문학은 두 갈래 정도였다. 옛날 이야기나 현실이 아닌 것을 예쁘게 포장해 낸 ‘동심천사주의’와 일하는 아이들이나 가난 문제 등을 담아낸 ‘리얼리즘’ 계열의 책. 최 대표는 “외국 책들은 현재의 아이들을 이야기하는데, 한국은 구 시대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신인을 발굴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아동문학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출판사를 차리고 당시 흐름에 맞지 않아 문학상 심사에서 떨어졌던 원고를 가져왔다. 첫 책 <64의 비밀>이다. 최 대표는 “인간이라는 종을 과학과 철학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비교적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추리 형식으로 쓰여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이라며 “어른들에게도 진지하고 어려운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신선하고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학생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인기 책이 됐고 지금도 판매가 이어진다.
지금까지 약 280종의 책을 냈다. 가장 화제가 됐던 책은 2004년 나온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다. 책은 청소년 문학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대표는 “당시 청소년 소설은 40대쯤 된 작가들이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회고하면 쓴 것이 많았다. 당대의 청소년들이 보면 재미가 없을 얘기들인데, 이 책은 출판되고 ‘진짜 청소년이 썼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부모들이 보기엔 발칙하지만, 아이들의 입김이 생생한 책이었다”고 말했다.
<64의 비밀>과 마찬가지로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도 여전히 읽히는 책이다. 20년이 넘은 출판사라 절판된 책도 많을 것 같지만, 상당수 여전히 팔리고 있다는 것이 바람의아이들 책의 특징이다. 그는 “트렌드를 따르거나 편집 기획 방향을 우선으로 내세우기 보다 작가주의 정책을 고수한다”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담은 책만 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오래가는 책이 많다”고 말했다.
출판사의 특이한 정책 중 하나는 “청탁 없이 투고로만 작품을 낸다”다. 외국 작품의 경우 최 대표가 좋은 작품을 골라 계약하지만, 국내 작품의 경우 인기 작가에게 원고 청탁을 해서 책을 내는 방식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인기 작가에게 청탁을 해도 무조건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인데, 오직 작품으로 승부한다는 뜻이다. 그는 “최근엔 출판사 경쟁이 심해져서 못하는 것도 있다”고 웃었다.
추천 책으로는 프랑스 청소년 소설<스파게티 신드롬>을 골랐다. 최 대표는 “청소년 시기 아이들은 참견 받고 싶지 않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싶어 한다. 두 마음이 싸우니까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워 힘든 시기다. 이 시기를 잘 담아주는 문학이 필요한데, 그런 책”이라며 “주목한 건 부모의 태도였다. 자신의 감정을 아이에게 분출하지 않고 뒤에서 지켜봐주는 태도가 훌륭하다 싶었다. 반면 한국은 부모들이 뒤에서 지켜보기 보다 앞에서 진두지휘한다. 경쟁 사회의 모습이 문학에도 담긴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4세 고시나 7세 고시라는 말이 유행하며 아이들이 책 읽기 어려운 사회가 되어가는 것에 아쉬워했다.
“문학이란 낮의 생활 속에서 잠시 밀쳐둔 수많은 느낌들을 조용히 불러내고 담아주는 밤의 언어로 지어진 집이다. 느린 리듬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가 너무 빠르게 변하다 보니 이 시대엔 그런 시간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 어린이는 어린이의 시대를 마음껏 누려야 한다.”
▼바람의아이들이 출판한 책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주간 기준으로 6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상승세가 수도권과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낮추면서, 인하폭의 절반 이상(0.4%포인트)이 건설투자 부진 탓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건설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전년 동기 대비 2024년 2분기 -0.2%포인트에서 2025년 1분기 -1.6%포인트로 더욱 악화되었다. 아울러 7월에 시행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대출 규제를 앞두고 대출 수요가 막바지에 달하고 있기도 하다.
새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확장·통화 완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과거 민주당 정부 시절 집값 상승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이 이를 과도하게 선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이후 통화량(M2)과 서울 아파트 가격의 동조화는 더욱 뚜렷해져, 저금리·완화적 통화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여유 자금을 유입시켰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런 학습효과 프레임은 전 정부의 정책 효과를 깊이 있게 분석·대응하지 못하게 하고, 당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경제 환경을 현재의 0%대의 경제 환경과 혼동케 한다.
노무현 정부 초기에는 이전 정부의 완화적 부동산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 채 카드 사태 해결에 집중했다. 문재인 정부는 전세 대출 완화 등 이전 정부 정책 효과를 시의적절하게 검토하지 않아, 시장에 부작용을 남겼다. 윤석열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까지 높이고 후순위 대출을 허용해, 가령 4억원의 자기 자본에 갭투자와 후순위 대출을 더하면 20억원 규모의 주택도 사들일 수 있게 했다. 새 정부는 이와 같은 전 정부의 정책 유산을 얼마나 여러모로 검토·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만 이들 정책은 주거 약자를 위해 도입된 것이어서, 문재인 정부 시기 전세대출처럼 강도 높은 규제 적용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편 새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에 대한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우려로 가치 보전을 위한 헤징(위험회피) 수요가 강남권 부동산 등 희소 자산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헤징 경향은 ‘30대 이하·남성·기혼·4인 이상 가구·총자산이 적은 가구’에서 뚜렷하다. 한편 새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예고가 국채 발행 증가를 이미 시장에 선반영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국채 금리는 4월 말 저점 이후 미 국채와 마찬가지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특히 5년물·10년물 국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므로, 이 추세가 지속되면 가계부채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환율 관찰 대상국’ 지정으로 향후 통상·관세 협상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워지고, 급변하는 중동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은 세계 금융시장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한은 총재는 심화하는 경기 침체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여전히 남아 있는 리스크가 순식간에 낙관적 기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공급 부족 전망은 현재 부진한 건설 경기와도 무관치 않다. 최근 건설 경기 침체는 고금리, 인건비·원자재 등 공사원가 상승,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수요 감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업 구조조정 지연 및 지방 부동산 시장 위축 등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그런데 내수 회복을 겨냥한 향후 경기 부양책에 건설투자가 얼마만큼 포함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성장’을 내세운 새 정부가 이를 과도하게 추진하면 오히려 시장 왜곡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새 정부가 과감히 추진하려는 AI 혁신 산업 투자가 자칫 쪼그라들 수도 있다.
새 정부는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선포하며 증시 전반의 제도 개혁을 약속했으나, 그 실행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 주식 투자와 가상자산 수익이 강남 아파트로 흘러갔던 것을 보면 증시가 단기간에 부동산 대체 투자처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다. 새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정책 개입으로 억제할지, 시장에 대한 전략적 인내를 발휘할지, 그 중간에서 미묘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지 간단치 않은 선택에 직면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공직자들이 어떤 태도로, 어떻게 임무를 하느냐에 따라서 정말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며 “작은 관심, 판단에 의해 누군가는 죽고 살고, 누군가는 망하고 흥하고, 더 심하게는 나라가 흥하고 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를 언급하면서 “(손오공이 불을 끄기 위해 찾아간) 마녀가 파초선을 한 번 부치면 천둥 번개가 치고, 두 번 부치면 태풍이 불고 폭풍우가 오고 세상이 뒤집어진다”며 업무에 임하는 공직자의 책임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4번째로 열린 이날 국무회의에도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전날 유임이 발표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국무위원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이완규 법제처장 등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 여러분께서 이렇게 혼란과 격변의 시기에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줘 각별히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다들 참 어려우실 것이다. 저도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고 격려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정치적 상황이 바뀌어도 국민의 일을 대신하는 국무위원의 본질적 직무는 바뀐 적이 없다’며 최선의 노력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6·25전쟁 발발 75주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음을 주지시키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에 대해선 충분한 보상과 예우가 있는지 점검해보고 가능한 방법부터 한 번 더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는 안보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7일 국가유공자와 유족 등 16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한다. 이번 오찬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청와대에서 열리는 행사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유류세와 일부 품목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내용을 담은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일부개정안 등 대통령령안 24건과 일반안건 1건이 심의·의결됐다.
개별소비세법 개정 시행령에서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수송용 유류에 대한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8월31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했다. 기본세율 5%를 3.5%로 내린 승용차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조치도 6개월 연장했다. 강 대변인은 “중동 사태에 따른 물가 안정 및 민생 회복 지원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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