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페이코 여학생, 궐련보다 액상형 전자담배 더 피운다··· 청소년 흡연행태 변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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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5-07-31 15:57본문
질병관리청은 2019~2024년 실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6차 통계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질병청은 청소년기의 건강행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 2019년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5051명을 패널로 설정하고, 2028년까지 10년간 추적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는 1~6차 조사에 모두 참여한 3864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신체활동 등을 분석해 공개했다.
조사 결과 학년이 높아질수록 청소년들의 담배 사용률이 높아졌다. 고등학교 1학년 시기(2023년) 남학생의 궐련 흡연율은 2.12%였으나,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5.50%로 급증했다. 여학생도 같은 기간 1.19%에서 1.33%로 증가했다.
남학생은 여전히 궐련이 담배제품 선호도 1순위를 차지했으나, 여학생은 액상형 전자담배를 가장 선호했다.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이 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남학생 1.19%에서 3.57%로, 여학생 0.94%에서 1.54%로 늘었다. 질병청은 미국에서도 고등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담배 제품이 2014년부터 궐련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변경됐다는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한국 남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제품 선호도 역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은 궐련 흡연자에 비해 금연 시도 경험이 적었고, 금연 의지도 낮게 나타났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금연 시도 경험은 50.2%로, 궐련 흡연자의 금연시도 경험(75.1%)보다 낮았다. ‘담배를 전혀 끊을 생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30.0%로, 궐련(13.2%)이나 궐련형 전자담배(17.0%)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음주 경험률과 첫 음주 경험 계기도 조사했다. ‘술을 한두 모금이라도 마셔본 적 있다는 비율’(평생음주경험률)은 초등학교 6학년 36.4%에서 고등학교 2학년 60.8%로 증가했다. 현재 음주율은 초등학교 6학년 0.7%에서 고등학교 2학년 8.3%로 높아졌다. 학년별 음주율 증가폭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진급할 때 2.9%포인트로 가장 컸다.
술을 처음 마신 이유는 ‘명절 차례 후 음복 문화 등으로 인한 가족 및 집안 어른의 권유’가 48.9%로 절반에 달했다. 그밖에는 ‘맛이나 향이 궁금해서’(19.7%), ‘물 등으로 착각해 실수로’(8.2%), ‘친구가 마셔보라고 해서’(6.7%) 라고 답했다.
청소년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부모와 매일 식사한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6학년은 66.3%였으나, 고등학교 2학년 때는 22.2%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17.9% → 33.0%), 주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20.9% → 32.1%), 주3회 단맛음료 섭취율(50.9%→66.6%)은 증가했다. 반면 1일 1회 이상 과일섭취율(35.4% → 15.5%), 1일 3회 이상 채소 섭취율(18.0% → 6.8%), 1일 1회 이상 우유 및 유제품 섭취율(45.7% → 18.4%)은 감소했다.
주요 신체활동 실천율은 고등학교 진급 시기에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60분 주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초등학교 6학년때 29.8%였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해 중학교 2학년 때는 18.2%까지 떨어졌다. 중학교 3학년으로 진급하면서 21.9%로 증가했다가, 고등학교로 진급 이후 다시 감소해 고등학교 2학년 때는 13.5%까지 떨어졌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해 제품 유형별 규제 강화와 정책적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 건강행태 개선을 위해서는 가정 내 건강 소통, 학교 중심의 건강교육 강화 등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불법 계엄 사태로 정신적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을 처음으로 내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선 2020년 대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시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는 법원이 12·3 계엄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와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 소송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국회 측 대리인이었던 이금규 변호사와 전두환 회고록 관련 소송 피해자 대리인을 맡았던 김정호 변호사가 공동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계엄 선포로 불안과 공포에 떤 국민들이 정신적 손해 배상을 받아야 한다며 원고로 참여할 시민들을 공개 모집했고, 지난해 12월10일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에 재판부가 원고 승소로 판결한 것은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전원 일치로 파면 결정을 하면서 12·3 계엄 선포 자체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한 것과 비슷하게 풀이된다.
재판부는 소액 민사 소송 판결으로는 이례적으로 길게 이유를 설명하며 계엄 선포에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그 일련의 조치를 통해 국민들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마비시키고 국민의 생명권과 자유, 존엄성을 유지해야 하는 대통령의 임무를 위배했다”며 “비상계엄 조치로 대한민국 국민들인 원고들이 공포, 불안, 좌절감, 수치심으로 표현되는 정신적 고통 내지 손해를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과 그 후속 조치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원고들에 대해 민법 750조에서 규정하는 ‘고의에 의한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손해 배상 책임이 지워진다고 판단했다. 액수 역시 “적어도 원고들이 구하는 각 10만원 정도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사건과 관련해 시민들이 패소할 경우 내야 할 소송비에 대해 담보를 걸게 해달라며 ‘소송비용 담보제공’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앞서 이 신청도 기각했다. 원고 측의 위자료 청구가 명백하게 이유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판결은 계엄으로 인한 시민들의 정신적 고통을 판단했기에 의의가 크지만, 앞으로 상급심에서 뒤집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본안’이라 할 수 있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이 같은 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에서 진행 중인데, 불법 행위 실체를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판결하느냐에 따라 추후 손해배상 소송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시민들이 제기한 손배 소송은 원고 패소로 마무리됐다. 이 소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7년 1월 “박 전 대통령이 직무를 이용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고 국민이 큰 상처를 입었다”며 “1인당 50만원씩 배상하라”며 제기했는데 1·2심 법원은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은 “대통령 직무수행 중 일어난 행위라는 사실만으로 전체 국민 개개인에 대해 개별적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비록 박 전 대통령의 행위로 분노 등 감정을 느낀 국민이 있더라도 모든 국민이 배상이 필요한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판결은 소송 제기 약 4년 만에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부 기관지인 국방일보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취임사 중 12·3 불법계엄 관련 언급을 누락한 것을 두고 안 장관에게 “기강을 잘 잡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방홍보원이 국방일보에 장관 취임사를 편집해서 주요 핵심 메시지는 빼버렸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 한 취임사를 편집해서 내란 언급은 싹 빼버렸다고 하더라”며 “심각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회의에 처음 참석한 신임 국무위원들의 인사말을 듣는 도중 나왔다.
앞서 국방일보는 지난 28일자 1면에 안 장관 취임사를 보도하면서 장관이 강조한 12·3 불법계엄과의 단절 메시지를 기사에서 빼 의도적 편집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장관은 취임사에서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며 ‘비상계엄’을 세 차례 언급했다. 국방일보는 해당 기사에 비상계엄이란 표현을 담지 않았다. 취임사에 담긴 ‘문민통제’라는 표현도 빠졌다.
국방일보는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매체다. 국방부는 매체 편집 등과 관련해 기관장인 채일 국방홍보원장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4일 국방일보와 KFN TV 등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매체에 원장의 정치적 편향을 반영하는 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돼 채 원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채 원장은 지난달 한·미 정상 간 첫 통화에 관한 국방일보 1면 기사를 ‘한국 대통령실만 이 사실을 발표했을 뿐, 미국 쪽 공식 발표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지면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2·3 불법계엄 이후 채 원장이 국방홍보원 간부들에게 사무실 내 경향신문과 한겨레 구독을 중단하고 극우성향 매체 스카이데일리를 구독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직원들에게 ‘국방홍보원 내 종북좌파세력이 많다’는 발언도 자주 했다고 한다.
KBS 기자 출신인 채 원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 공보특보를 지냈으며 2023년 5월 3년 임기의 국방홍보원장에 임명됐다. KBS 재직 당시 후배 기자를 폭행해 보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일로 밝힌 다음달 1일(현지시간)까지 사흘가량 남았다.
미국이 지난 22일 일본에 이어 27일 유럽연합(EU)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가운데 미국과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하면 남은 주요 국가로는 한국·인도·대만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시간에 쫓기기보다 일본·EU 타결 내용을 참고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29일 통상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과 일본·EU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바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핵심은 대미 투자 규모였다. 백악관 자료를 보면, 이번 관세 협정으로 일본과 EU가 미국에 약속한 투자 규모는 각각 5500억달러(약 765조원), 6000억달러(약 835조원)에 달한다.
대미 투자액만 놓고 보면 EU가 일본보다 나은 결과를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EU가 경제 규모나 대미 무역 흑자 규모에서 일본의 3~5배 수준이지만, 이번 협상에 따른 투자 규모는 약 10% 차이에 불과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EU 국내총생산(GDP)은 약 19조6000억달러, 일본은 4조1900억달러였다.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도 EU는 2353억달러지만, 일본은 683억달러 수준이다.
다만 백악관은 협상에서 EU가 2028년까지 7500억달러(약 1043조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산 에너지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된 EU 입장에서 크게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통상 전문가는 “EU는 애초 영국과 같은 상호관세 10%를 원했지만, 일본이 15%에 합의하는 바람에 15%가 하한선이 됐다”면서도 “그래도 일본에 비하면 EU는 나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업계에서는 31일 한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관세 시행일(8월1일) 전날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대미 투자 규모는 4000억달러(약 557조원)로 알려졌다. GDP 대비 투자 규모로 보면 일본이나 EU보다 훨씬 크다. 지난해 한국의 GDP는 1조7900억달러로 EU의 약 10%, 일본의 약 40% 수준이다.
한국도 이런 비율을 앞세우며 4000억달러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의 대미 투자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EU와 같은 에너지 수입 대폭 확대와 함께 한국의 강점인 조선 분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제안에 장관 등 고위급은 호응했지만, 정작 열쇠를 쥔 트럼프 대통령은 시큰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킬 포인트’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통상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심이 큰 만큼 킬 포인트로 한·미관계에 특화한 외교안보 카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31일 타결이 불발되더라도, 중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도 연기될 것으로 관측되는 등 시한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통상 전문가는 “통상과 안보를 함께 묶는 ‘패키지 딜’(일괄협상)은 우리 정부가 계속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조현 외교부 장관이 방미하는 것도 패키지 딜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1일 타결되지 않고 주말로 넘어가더라도 기업들이 관세 부과를 염두에 두고 미리 수출할 건 해놓은 상황이라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작한 지 2년을 갓 넘은 지난 1월. 원소윤(30)은 코미디 유튜브 메타코미디클럽의 한 영상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그의 첫 마디는 이러했다. “제가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을 했는데···.” 덤덤한 표정과 사실만을 말한다는 태도로 그는 말을 잇는다. “찾는 사람은 되게 많아요. 자소서 좀 봐달라, 동생 과외 좀 해달라. 그런데 보면 저랑 ‘인생네컷 찍자’는 XX가 한 명도 없어요.”
‘고학력 농담’이라는 머리글이 붙은 이 유튜브 쇼츠는 691만 조회수(28일 기준)를 기록했다. ‘친구가 없다’는 둥 ‘서울대도 들어갔는데 클럽은 못 들어간다더라’는 둥 고해성사는 분명 진지한데도 웃기다.
하지만 이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자신을 소재로 삼은 농담을 다 마친 뒤 여유롭게 씩 웃어 보이는 원소윤의 태도다. ‘찐따 서울대생’이라는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고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그래, 너희가 웃었다면 됐다’는 듯 후련한 얼굴을 하는 그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그런 원소윤이 이번엔 장편 소설 작가로 대중 앞에 섰다. 지난 18일 출간된 책 <꽤 낙천적인 아이>(민음사)는 그가 6년여에 걸쳐 쓴 ‘자전적’ 소설이다.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28일 만난 원소윤은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흥미로운 이야기란 생각에 시작한 책”이라며 “서늘한 유머를 내가 좋아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 과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책은 주인공 ‘나’의 시점으로 3대째 가톨릭인 가족 이야기를 담는다. ‘나’에게는 세 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첫째 오빠가 있다. 매년 기일이 다가오면 넋을 놓는 듯한 엄마를 10살의 ‘나’는 걱정한다. 지진을 느낀 어느 날, 대학생이 된 ‘나’는 타워크레인 위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위험할까 봐 걱정한다. 도피처가 되어주던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땐 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가족을 잃어본 적 있는 이들은 또 다른 상실을 걱정하고 피하지 못한 이별 앞에 울다가, 웃을 계기를 놓치지 않으며 또 살아간다.
실제와 무관하다고 변명하기 바쁜 드라마·영화 시작 전 경고 표지와 달리 책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명, 지명, 사건 등은 어느 정도 실제와 관련이 있다”고 선언하고 시작한다. ‘나’의 이름도 원소윤이다. 원소윤은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생각하게 하는 구성을 자신의 “악취미”라고 표현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면 오히려 실화겠다 싶지 않나요? (이번 소설은) 상상 이상으로 픽션(지어낸 이야기)이에요. 선을 긋고 싶었다면, 다른 이름을 썼어도 됐겠지만 전 ‘원소윤’이라는 이름을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자연인 원소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는 게 재미있으시다면, 그렇게 읽어 달라”며 예의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자신을 소재로 삼는 것에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원소윤은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소재였다면 노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몇 가지 단어로 사람을 정의하려는 시도는 어떨까. 챕터 사이사이에 실린 ‘오픈마이크 대본’ 속 사회자는 원소윤을 “서울대 출신”이라거나, “채식주의자”라거나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한다. 원소윤은 “제가 제 입으로 얘기하기보다 그렇게 호명되는 일이 많다”며 “그렇다면 그 소재에 걸맞는 농담을 내가 들고 있어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했다.
책의 제목처럼 원소윤은 ‘꽤 낙천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민음사의 박혜진 편집자가 제안한 책 제목에서 원소윤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꽤’라는 부사가 주는 냉소적인 느낌이다. 그는 “‘나’가 밝고 희망차고 기운 넘치는 아이는 아니지만, 하루하루 살아내는 그만의 낙천성을 ‘꽤’라는 단어가 잘 눌러 표현해 준다”고 했다. 평소 존경하던 정희진 여성학자에게 책의 추천사를 받은 것은 그가 이번 책으로 얻은 또 다른 기쁨이다.
원소윤은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빌 브라이슨, 움베르토 에코, 에마뉘엘 카레르, 박민규 작가 등의 책을 아낀다. 글을 직접 쓰기 시작한 건 대학생 때인 22살쯤부터였다.
“놀이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사람도 돈도 없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전시 해설이나 시립 상담 단체에서의 활동가 일을 한 적도 있지만, 오래 다니지는 않았다. 글방에 나가 글을 쓰고 합평하는 일은 원소윤이 꾸준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책과 글에 대한 애정을 살려 1년 반쯤 한 출판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코미디의 길에는 양다솔 작가가 연 ‘스탠드업 코미디 워크숍’을 신청하며 우연히 들어섰다. “이런 워크숍이 또 열리긴 어렵지 않겠나”는 생각에 신청해 본 강의였다. 2022년 말 수강생들끼리 진행한 첫 ‘오픈마이크’에 원소윤은 예수님과 부처님을 ‘성애적 관점’에서 비교하는 농담을 준비해 갔다. 반응은 뜨거웠다. “도파민이 있더라고요. 죽음과 종교와 같은 금기를 건드리는 스탠드업 코미디가 제 정서에도 맞는다 싶었어요.”
원소윤은 “저는 지루한 것, 하기 싫은 일을 못 하는 편”이라며 “글 쓰는 일과 코미디는 앞으로도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 원소윤은 “신간이 기대되는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앞으로 쓰고 싶은 것’을 묻자 아이디어는 끝없이 나왔다. “<옐로 페이스>(R. F. 쿠앙)처럼 술술 읽히는 소설이나,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로맨틱 트래지디(비극)도 해보고 싶고, 지역 공연 순회기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그는 친구와 함께 스탠드업 여성 코미디언을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도 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서는 일단 다음 달 30일·31일 서울코미디클럽에서 여는 첫 단독 공연 ‘원 펀치(ONE PUNCH)’를 잘 마치는 것이 목표다. 양일간 80석이 이미 전석 매진됐다. 그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볼 때 <호밀밭의 파수꾼> 등 책 속 ‘툴툴대고 시니컬한’ 화자가 툭 튀어나와 얘기하는 것 같은 기분을 받곤 한다고 했다. 관객들에게도 그런 재미를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제가 또 무대에선 굉장히 위악적인 페르소나로 다크한 농담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 블랙 코미디로 ‘공연 잘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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