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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어느 날, 폭우처럼 자외선 쏟아지고…동굴벽화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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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7-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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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급격한 자기장 소멸, 오존층 파괴인류 화상·안구 손상 등에 노출태양광 피해 깊은 동굴로 이동
미·독 연구진 생활방식 변화 규명외출 땐 ‘선크림’처럼 황토 발라자기장 강도 저하 또 재현될 수도
# 오존층이 파괴된 미래 지구. 남은 것은 황량한 벌판과 버려진 건물뿐이다. 태양에서 지구로 쏟아지는 자외선을 막을 오존층이 소멸하자 대부분의 인간과 생명체는 사라졌다. 강력한 자외선이 생물의 세포를 공격해 질병을 일으키고 수명을 줄였기 때문이다.
엔지니어인 핀치 와인버그(톰 행크스 분)는 이런 지구에서 살아남았다. 그가 생존한 이유는 간단하다. 평소 햇빛이 몸 어디에도 닿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실내에 주로 머물고, 식량 조달 같은 불가피한 일로 외출할 때에는 온몸을 감싸는, 우주복을 닮은 방호복을 꼭 챙겨 입는다. 살아남았지만, 이전 지구인이 누리던 일상의 즐거움은 사라진 지 오래다. 2021년 공개된 미국 공상과학(SF)영화 <핀치> 줄거리다.
그런데 영화 속이 아니라 실제로 이런 재앙이 지구에 생긴 적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4만1000년 전 얘기다. 당시 지구에는 자외선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그런데도 인류는 살아남았다. 이렇다 할 차광 기술도 없던 당시, 도대체 어떤 묘안을 짜냈던 것일까.
지난주 미국 과학전문지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와 독일 헬름홀츠 지구과학연구센터 소속 연구진은 4만1000년 전 지구에 급격한 자기장 감소가 나타났으며, 이 때문에 인류 생활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4만1000년 전 지구에서 나타난 자기장 감소는 ‘급변 사태’ 수준이었다. 자기장 강도가 이전보다 90%나 줄었다. 이런 자기장 감소는 약 2000년간 지속됐다. 과학계는 이 일을 ‘라샹 사건’이라고 부른다.
지구 자기장은 대기나 지표면에 태양풍(태양에서 나오는 전기적 성질을 띤 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방파제다. 그 기능이 사실상 사라지자 지구에는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대기 중으로 다량 들어온 태양풍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화학물질을 잔뜩 만든 것이다. 고도 20~30㎞에서 지구를 감싸고 있는 오존층은 태양에서 날아드는 자외선의 95% 이상을 흡수한다. 그런데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당시 인류에게 피부 화상과 발암, 안구 손상, 면역 기능 저하 등이 유발됐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처럼 자외선을 막을 콘크리트 건물도 없었는데 인류는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을까. 연구진이 기후 시뮬레이션에 고고학적 현장 증거를 덧붙여 알아낸 비결은 ‘동굴’이었다.
연구진은 “동물이나 사람, 특정 장면을 벽화로 표현하는 동굴 예술이 늘어난 시점이 라샹 사건 시기와 거의 동일하다”며 “동굴 예술이라는 문화 현상이 자기장 약화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동굴 벽화가 4만1000년 전 폭증한 흔적이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는데, 자외선을 피해 동굴로 거주지를 옮긴 인류가 많아진 것이 이유였다는 뜻이다. 햇빛이 차단된 깊은 동굴은 천연 대피소였던 것이다. 당시 인류가 단순히 주거지 건축 기술이 모자라서 동굴로 이동한 것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식량 조달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야외에 나갈 때에도 인류는 자신의 몸을 지킬 대책을 마련했다. 연구진은 피부에 황토를 잔뜩 바르는 방법이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황토를 ‘선크림’처럼 쓴 것이다.
연구진은 세계 곳곳에서 ‘황토 광산’도 발견했다. 인류가 여러 시도를 하다 몸에 ‘황토 바르기’가 효과적인 자외선 차단법이라는 점을 깨달았고, 이후 황토를 안정적으로 얻을 공간을 개발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지구 자기장이 약해지는 일은 자연 현상이라는 점이다.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현대에 그런 일이 생기면 자외선으로 인한 직접적인 신체 손상 외에도 다른 문제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연구진은 “인공위성이 태양풍 때문에 망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위성에 들어가는 전자 장비가 태양풍이 지닌 전기적 성질에 취약해서다. 특히 통신 위성이 운영 정지되면 소통 두절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커질 수 있다. 4만1000년 전 인류에게는 없던 걱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자기장 변화의 결과를 이해하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관세에 대응해 ‘부품 조달 현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부품업계가 이중고에 직면했다. 이미 지난 5월부터 부과된 자동차부품 관세(25%) 영향으로 가격 경쟁력이 낮아져 대미 수출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칫 가장 큰 수출시장에서 최대 고객(현대차)마저 잃을 위기에 내몰린 셈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4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부품 소싱 변경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사 협업체계 구축을 통한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전략적인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가동에 들어간 태스크포스팀(TFT)이 총 200여종 부품을 두고 최적의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2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8282억원인데, 그중 20%가 부품 관세에서 나왔다. 기아도 미국 관세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7860억원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가 누적되면 현대차그룹은 공급망 비중을 현지 부품업체 중심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현지 부품 조달률은 48.6%이다.
현대차가 현지 조달을 늘리면 국내 부품업계의 대미 수출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2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그중 60~70%가 현대차·기아에 납품한 물량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앞세워 지난해 기준 70만대였던 현지 생산능력을 12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수입 자동차에 붙는 품목관세(25%)를 물지 않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던 미국 수출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이는 연쇄적으로 국내 부품업계의 매출 감소와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영세한 대다수 부품업체들은 완성차 업계를 따라 해외로 진출하기도 쉽지 않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자문위원은 지난 24일 한 포럼에서 “최근 미국 현지 생산이 증가하면서 국내 생산 감소와 공동화까지 우려되고 있어 국내 부품업체들은 앞으로 더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28일 서울 금천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상수도 긴급복구작업 중 작업자 2명이 산소 부족으로 질식했고 1명이 숨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소방당국의 응급조치로 호흡을 회복했지만 1명은 병원 이송 후 사망했다. 다른 작업자도 위독한 상태다.
사고는 맨홀 내부 산소 부족 때문에 일어났다. 출동한 소방관이 확인한 맨홀 내 산소농도는 4.5% 미만으로, 호흡에 필요한 최소량(15% 이상)에 못 미쳤다. 고용노동부는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질식 사고도 주요 재해로 꼽고 있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도 지난 27일 오후 1시쯤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70대 남성이 숨졌다. 경찰은 온열질환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같은 날 오후 6시37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옥수수밭에서도 90대 주민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온열질환 사망자로 추정됐다.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도 하루 100명 안팎까지 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5월15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열탈진과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2295명이다. 전년(906명) 대비 약 2.5배에 달한다. 지난 22일 146명, 23일 114명, 24일 123명 등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11명이지만 성주·전주 등의 사례가 추가돼 더 늘어날 수 있다.
가축 피해도 심각하다. 지난 25일까지 101만1243마리의 가축이 폐사해 지난해 같은 기간(9만6148마리)보다 10배나 많았다.
정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계기관의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중점 관리사항을 논의했다. 지난봄 경북 산불과 이번 폭우 피해를 본 이재민들이 폭염으로 인한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리하고 호우 피해 복구·수색 인력이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독거노인, 쪽방촌 주민,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냉방 물품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윤호중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인명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폭염 집중 시간대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통해 건강을 최우선해달라”고 했다.
“내가 김순석이다. 장애인 접근권 보장하라.” 장애인들이 정부를 상대로 장애인 접근권 침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시작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김순석들의 대한민국 정부 상대 집단 손해배상 청구 1차 소송 접수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의 장애인 접근권 미보장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소송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소송에는 장애인 200명이 원고로 참여했다.
이번 소송은 휠체어 이용자 고 김순석 열사가 “서울 거리에 턱을 없애달라”는 말을 남기고 숨진 지 41년 만에 제기됐다. 김 열사는 1984년 인도의 턱을 피해 차도에서 보행하다가 ‘무단횡단’이라는 이유로 유치장에 수감됐다. 그는 ‘우리는 왜 골목골목마다 박힌 식당 문턱에서 허기를 참고 돌아서야 합니까. 건너갈 수 없는 횡단보도, 들어갈 수 없는 식당과 화장실, 우리가 살 땅은 어디입니까’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회견은 오후 3시30분 시작 예정이었으나 40여분 지연됐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회견 참가자 수십명이 국정기획위 인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 내렸지만 지상으로 운행하는 엘레베이터가 한 대뿐이었기 때문이다. 경복궁역에서 국정기획위까지는 도보로 9분 거리다. 김준우 서울자립생활센터 대표는 “경복궁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더워서 물을 사고 싶었다. 편의점이 있었지만 경사로가 없어 들어갈 수 없었다”며 “그림의 떡이 아니고 ‘그림의 물’이었다”고 말했다.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됐지만 휠체어 이용자들은 여전히 동네 슈퍼, 편의점, 약국 등에 자유롭게 출입하기 어렵다. 많은 소규모 점포에 경사로나 장애인 출입구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 등 편의법) 시행령의 예외 조항 때문이다. 이 시행령은 소매점의 바닥 면적(50㎡ 이상 1000㎡ 미만)과 건축 시기(2022년 5월 1일 이후)를 기준으로 편의시설 설치 의무에 예외를 뒀다. 이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소규모 매장을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12월19일 “국가가 장애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접근권을 중대하게 침해했다”며 “장기간 이에 대한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국가가 장애인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 시행 초기에는 소규모 매장 운영자의 현실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범위를 확대해 실질적인 접근권을 보장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전장연은 “소규모 소매점을 대부분 편의시설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등편의법의 취지를 사실상 무력화했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가 국정기획안에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최근 전남 나주에서 외국인노동자가 지게차에 매달린 인권 유린 사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차별과 폭력은 중대한 범죄’라고 얘기했다”며 “장애인 접근권을 침해하는 정부도 중대 범죄 가해자”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발인 전동휠체어가 모든 곳에 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살고싶다”고 말했다.
‘추구미’란 단어가 있다. 개인이 추구하는 미적 감각을 표현한 말이다. 추구미란 단어는 왜 생겼을까? 나는 옷 입기 고민에서 파생되었다고 생각한다. 유행을 따르는 옷 입기가 아닌, 쇼핑몰에서 추천하는 것이나 사치품으로 도배하기가 아닌, 진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패션은 개인화되고, 개인화된 패션은 서로의 옷차림을 존중하는 문화로 이어진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선거 유세 때마다 정당 색깔의 옷을 입고 유세를 하는 것이. 이번 21대 대선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운동화를 신고 나왔다. 내 편은 파란색, 네 편은 빨간색이었던 대한민국 유세 현장에서 두 가지 색이 공존하는 신발을 신은 것이다. 당연히 화제가 되었고, 다들 이 운동화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를 운동화에 담았다. 지난 유세 현장에서 신었던 리복 운동화는 대통령이 된 그의 ‘추구미’였던 것이다.
나는 그 운동화를 보고 어릴 적 운동회가 떠올랐다. 모든 학년이 청팀과 홍팀(혹은 백팀)으로 나뉘어 줄다리기, 이인삼각 달리기, 계주 등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운동회. 얼마 전 집 근처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계주였다)하는 걸 봤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열심히 뛰더라. 모두 자신의 팀이 이겼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응원했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법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펼쳤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해 결국 한 팀이 승리했고, 열심히 뛴 모든 아이들을 위해 그룹 퀸(Queen)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이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운동화는 당원들이 준비했건, 본인의 아이디어건 분열과 갈라치기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통합하고, 하나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전형성에서 벗어난 패션은 이목을 끈다. 그리고 사람들은 거기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려 애쓴다. 유력한 대선 후보가 신은 리복 운동화는 상징성 덕분에 그 가치가 급상승했다. 품절되자마자 리셀가가 치솟았고, 고가의 사치품처럼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 운동화는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고, ‘국민을 위해 직접 발로 뛰겠다’는 후보의 의지를 드러내는 시그니처가 되었다.
이 운동화는 2022년에 출시된 클래식 레더 GY1522 모델이다. 솔직히 시각적으로 봤을 때 탐나는 디자인은 아니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원색은 하나만 들어가도 옷 맞춰 입기가 쉽지 않다. 그 강렬함 때문에 다른 아이템이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운동화엔 두 가지 색이 모두 들어갔고 그로 인해 판매율은 시원찮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수상한 디자인은 빨간색 부분의 무늬와 파란색 부분의 무늬가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디자이너는 세상의 모든 정합에 반기를 들고 싶었던 것일까?
리복 본사에 물었다. 혹시 박음질의 어긋남이 의도된 디자인이냐고. 답변은 ‘아무런 의도가 없다’였다. 이런… 세상 모든 어긋남의 합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해줬다면 이 칼럼이 조금 더 빛났을 텐데. 이재명의 리복 운동화는 품절되었지만 요즘 리복은 옛날 같지 않다. 1980년대 호황기엔 나이키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지금은 스포츠 브랜드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운동화 디자인이 조금 촌스럽다. 옷이랑 신발의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레트로(복고풍)한데 신발보다는 옷이 훨씬 예쁘다. 아직 리복이 건재한 이유는 아마 신발보다는 옷 때문일 것이다. 레트로를 진하게 담아낸 리복의 바람막이 점퍼(윈드 브레이커)를 보면 늘 지름신이 강림한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 지 두 달이 되어가고 있다. 그는 시그니처 아이템이던 운동화처럼 열심히 뛰고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중심에 번쩍, 섬에 번쩍. 소록도에 방문했던 사진을 봤다.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 방문’이라는 기사가 놀랍다. 대통령이 방문하니 기사가 나고, 기사가 나면 사람들은 관심을 두게 된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대통령에겐 좌도 우도, 중심 도시도 섬도, 진보도 보수도 모두 대한민국인 것이다. 그렇게 어긋나 있는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드는 것. 운동화의 어긋나 있는 박음질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상징하며, 빨간색과 파란색의 공존은 가야 할 방향성을 상징한다.
운동회에 구두를 신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신는 신발은 단연 운동화다. 발도 편하고 생각보다 캐주얼룩과 포멀룩 모두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처럼 격식을 차려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게 입어야 하는 문화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패션 아이템, 운동화. 그동안은 국민들만 신고, 국민들만 뛰었던 것 같다. 운동회에서는 자기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운동장에서 열심히 경쟁하지만, 운동회가 끝나면 우리는 모두 운동장에서 함께 놀았다. 성장하기 위해, 개혁하기 위해 견제와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단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이 동일하다면 함께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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