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폭우에 광주지하철 상무역 침수…일부구간 운행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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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7-22 00:55본문
침수된 상무역을 무정차 통과시켰던 광주교통공사는 농성역∼광주송정역 구간의 운행을 중단했다.
광주지하철은 소태∼화정, 평동∼광주송정역 구간만 운행하고 있다.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열린 자신의 재판에 또다시 불출석했다. 재구속된 당일인 지난 10일에 이어 두 차례 연속해 출석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18일 열리는 구속적부심사 심문에는 직접 출석하기로 했다.
이날 내란 특별검사팀의 추가 기소로 다른 재판부에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재판에선 김 전 장관 측이 마스크를 쓰고 나온 판사에게 ‘왜 마스크를 쓰냐’고 항의하면서 20여분만에 재판이 파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공판에도 불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재판에서 “특검은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내란 혐의 사건을 검찰로부터 인계받아 공소 유지 중”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사법 역사상 전례가 없는 것으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특검에서 수사 중인 내용은 재판 중인 내란 및 직권남용과 사실관계의 동일성 등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고, 지엽적이거나 부수적인 부분”이라며 “위법 수사로 피고인을 구속하고 의미 없는 구인 조치를 시도하면서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피고인은 갑자기 구속돼 매우 힘든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며 “평소 당뇨, 혈압약을 복용하는데 기력이 많이 약해졌다. 어지럼증으로 구치소 내 접견실까지 가는 데 계단을 올라가는 것조차 매우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재판에 출석해 하루종일 장시간 앉아있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과 함께 특검이 공판에서 배제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은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피고인이 불출석해도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변호인이 참여해 최대한 재판에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피고인이 직접 나와야 한다며 반발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방어권 행사를 위해 공판에 출석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는다”며 “연속 불출석한 만큼 구인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불출석함에 따라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도 ‘기일 외 증거조사’ 방식으로 증인신문 등을 진행했다. 일단 진행은 하되 피고인이 다음번에 출석하면 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에 “몸이 안 좋아서 나오지 못하면 해당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특검의 위헌성을 문제 삼으면 다른 법률로 다퉈야 한다. 이 역시 자료를 내달라”고 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 지시를 받은 정성우 전 국군방첩사령부 1처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고, 경찰에 체포조 지원 인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구민회 국군방첩사령부 수사조정과장도 나왔다.
내란 특검이 ‘1호 기소’한 김용현 전 장관에 대한 추가 기소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이날 열렸다. 재판은 변호인단의 억지 주장과 반발로 시작 20여분 만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에게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물었다. 그러자 이하상 변호사는 “그런 걸 말씀드리기 전에 이 재판부에서 발부한 영장으로 피고인이 불법 구금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과연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재판부가 추가 구속영장을 불법으로 발부했으며, 재판부 스스로 피고인에 대해 회피 신청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재판장이 마스크를 쓴 것을 놓고도 “헌법 109조에 따르면 재판은 공개돼야 하는데, 저희가 누구에게 재판받는지도 모르게 재판장이 마스크를 끼고 재판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반발을 이어갔다. 최근 추가 구속된 김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낸 구속적부심을 기각했다. 윤 전 대통령 구속의 필요성을 법원이 다시 한번 인정했다. 내란 특별검사는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 등 외환 혐의를 비롯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구속 기간 연장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2부(재판장 류창성)는 1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적부심사를 연 뒤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 심문 결과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없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 214조의 2 제4항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적부심 청구를 기각한다고 했다. 이 법에 따르면, 법원은 청구서가 접수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체포되거나 구속된 피의자를 심문하고,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조사한 뒤 피의자 측의 청구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 기각 결정을 할 수 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성립할 개연성이 있고, 그가 풀려나면 증거인멸과 사건 관련자를 회유·압박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파워포인트(PPT) 자료 140장을 준비해 특검이 주장하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은 박억수 특검보를 포함한 검사 5명이 참여해 PPT와 의견서 100여장씩을 토대로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강조한 건강상 문제도 석방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심문에 직접 출석해 “간 수치가 정상범위 5배를 넘을 정도로 치솟았다”며 “어지럼증과 불면증을 심하게 겪고 있고, 법정에 걸어오는 것도 힘들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그러나 재구속된 후 수사·재판에 모두 출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구속이 계속돼야 한다는 특검 측 손을 들어줬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된 후 내란 특검의 세 차례 소환 조사뿐 아니라 내란 우두머리 형사재판에도 두 번 연속 출석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로 꿈쩍하지 않다 특검이 거듭 강제구인을 시도하자 지난 16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수사·재판 단계마다 온갖 법 기술을 끌어모아 버티기로 대응한 윤 전 대통령이 또 다른 지연 전략을 편다는 평가가 이어졌지만, 짧은 기간 내 증거인멸 우려가 해소되긴 어려워 석방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법원이 두 차례에 걸쳐 구속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 다지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법원에 보낸 구속적부심 관련 자료가 돌아오는 대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수 있다. 피의자가 구속적부심을 청구하면 법원이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접수한 때부터 반환할 때까지는 수사 기관이 조사를 할 수 없고, 이 시간은 구속 기간(10일)에서도 제외된다.
구속적부심 일정을 반영하면 남은 구속기한은 오는 20~21일까지 쯤인데,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구속 수사가 위법이라는 입장이라 특검이 그의 입을 열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가 부당하다며 청구한 체포적부심이 기각된 이후에도 공수처 조사에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서울구치소로부터 ‘거동상 문제가 없다’는 자료를 받아 법원에 제출한 데 대해서도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피검사 등 자료를 냈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시도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구속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채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통상 관례대로 (1차 구속 기한이) 3일 가량 남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려할 부분 없게 기소를 하건, 구속 연장 청구를 하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이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하면서 영장실질심사 기간을 구속 기간에서 ‘날’ 단위가 아니라 ‘시간’으로 계산해 통상적인 형사 실무와 배치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이후 검찰이 다시 일수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지침을 일선에 하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신병 확보에 성공한 후 평양 무인기 투입, 비화폰 삭제 지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전방위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 조사에 나서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지만 여기에 없다. 오후 6시의 지하철 2호선. 사람으로 가득 찬 틈바구니에 간신히 서 있다. 내 앞에는 나보다 키가 조금 큰 생머리의 여성이 있고 바로 뒤에는 등을 돌린 중년 남성이 손잡이를 잡고 서 있다. 또 그 앞에는 피곤해 보이는 남학생이 휴대폰으로 웹툰을 들여다보고 있다. 일상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고 생각만 해도 소스라칠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괜찮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여기 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이 칸의 모든 사람이 최선을 다해 유체이탈 중이다. 쌀독 안에 든 쌀알처럼 서로 딱 붙어있지만 누구도 그걸 티 내지 않는다. 누군가 한 명쯤은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를 법도 한데 말이다. 모두가 휴대폰에 시선을 집중하며 몸과 영혼을 분리하고 있다. 당연하다. 이 지옥에서 영혼을 분리하지 못하면 미쳐버릴 거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 악다구니에 끼어 일을 하러 가야 하는가?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삶에 대한 회의는 오직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일만이 막아줄 수 있음이다.
오후 6시의 ‘지옥철’다닥다닥 틈바구니 속휴대폰에 시선 집중한 채
백팩으로 머리 ‘퍽’느릿느릿 걷다 급정거막무가내로 비집고 타기출입문 앞 수문장
인간이 싫은 지경을 지나아무도, 아무 말도 않고척척척 집으로 향한다출구를 나서면 비로소 끝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내 머리를 퍽 하고 친다. 보니 시커멓고 커다란 가방을 멘 남성이다. ‘아 제발 가방 좀 앞으로 메라’ 욕을 속으로 삼킨다. 환승지에 도착해 내리려니 사람에 끼어 내릴 수가 없다. “내릴게요!!”를 우렁차게 외치며 사람들을 마구 헤집는다. 문 앞에 내리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그사이에 막 비집고 올라타는 사람들을 보니 성이 난다. ‘내리고 타라, 인간들아! 좀 내리자!’ 문 앞에 서서 휴대폰을 보며 잠시도 옆으로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대체 무슨 수문장이라도 된 줄 아나? 왜 문을 지켜!’
출퇴근 시간에는 승강장에 내려 환승하러 가는 것도 난관이긴 마찬가지다. 하필 내 앞에 휴대폰 보면서 세월아 네월아 걷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갑자기 우뚝 멈춰서기까지 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우르르 부딪힐 뻔했다. ‘휴대폰 중독인 게 분명해, 쯧쯧.’ 마음속으로 온갖 욕을 하며 겨우 갈아타는 곳으로 간다. 이쯤 되면 사람이 싫다. 인간이 지긋지긋하다. 평범한 퇴근길 지하철이다.
수도권 지하철은 매일 500만명의 사람을 실어나른다. 1970년대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해 지금은 9호선까지 생겼다. 그리고 분당선, 신분당선, 공항철도, 김포골드선, 서해선, 하남검단선, 우이신설선이 추가됐다. 지하철은 마치 살아있는 나무처럼 끝없이 가지를 만들고 있다. 수도권 시민의 발, 식상한 표현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다.
지하철을 혼자 처음 탔을 때를 떠올려본다. 스무살에 서울에 처음 와 최초의 난관이 지하철이었다. ‘대체 어떻게 타는 거지?’ 그때는 후불교통카드도, 티머니도 없었다. 매표소에 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내 차례가 되면 1000원짜리를 내며 “화랑대역이요” 하고 목적지를 말했다.
지하철 표를 사고 나서도 한참을 타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관찰했다. 어느 구멍으로 표를 넣는지, 표를 어느 방향으로 넣는지 말이다. ‘표를 밀어 넣고 차단봉을 앞으로 밀면서 나가 튀어나온 표를 다시 뽑는다’를 속으로 외우면서 따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뜨내기 천지인 서울에서 지하철 처음 타는 걸 뭘 그리 부끄러워했는지 모르겠다.
무사히 탄 게 끝이 아니었다. ‘잘못 내리면 어쩌지?’ 내가 내리려고 했던 역을 놓칠까 봐 노선도에서 하나하나 역을 눈으로 짚으며 서 있던 긴장감이 떠오른다. 서울에 온 지 한 달 동안은 환승 자체를 아예 못해서 1호선과 6호선만 타고 다녔다.
그때는 “안국역 가려면 이쪽으로 가는 게 맞아요?”라는 간단한 질문을 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여기 보세요! 막 상경한 촌놈입니다!’라고 누가 손가락질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좀 지내보니 이제는 서울 사람들이 나에게 길을 물어본다. 알고 보니 서울 사람들도 자기 동네밖에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요즘도 길을 잃고 “○○행 맞아요?”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으면 열심히 응대해준다. 자주 가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은 경의·중앙선, 6호선, 공항철도 총 3개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고 승강장도 많아서 정말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저기 서울역 가는 거 어디서 타요?”
“1번 승강장인데요, 거기 한 시간에 한 번밖에 기차 안 오니까 공항철도 타고 가시는 게 나아요.”
“Sorry, where is airport line?”
“Follow this line. But it’s very very far!”
매번 헤매는 사람들을 적절한 통로로 집어 넣어주는 나를 보고 있자면, 코레일에서 나에게 상이라도 하나 줘야 할 것 같다.
지하철은 서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항상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데려다주었다. 서울에 온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땐 벌써 능숙해져 역 이름도 외우고 호선별로 가는 곳도 파악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때는 지도 앱이 없어서 경로 검색 같은 것이 안 됐다. 노선도를 보고 다 알아서 해야 하는 시절이었다) 잘못 내릴까 봐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쭈뼛거리던 내가 어떻게 하면 앉아서 갈까 연구까지 하기 시작했다.
일단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으려면 빠른 동체 시력과 행동력이 중요하다. 문가에 서서 기대 간다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되도록 내릴 것 같은 사람 앞에 서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환승역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이 내린다. 이때가 바로 크게 흐름이 바뀌는 빅웨이브다. 여기를 놓친다면 이제 살길은 더 꼼꼼한 관찰뿐이다. 데이트하는 커플은 합정, 망원 등에서 많이 내린다. 중절모를 쓴 신사 어르신은 종로3가에서 내릴 확률이 높다. 고시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학생은 노량진에서 내리고, 가이드북을 들고 있는 관광객은 명동역에서, 과잠을 입고 있는 대학생들은 신촌, 이대, 서강대 등 대학 이름이 붙은 역에서 많이 내린다. 트렁크를 든 외국인이라면 공덕역같이 공항철도로 환승이 가능한 역에서 내릴 것이다.
겉모습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이젠 몸짓언어를 연구할 차례다. 내리는 사람들은 일단 약간이라도 몸을 추스르기 마련이다. 가방을 무릎에 올리고 있었다면 새로 고쳐들고, 손에 뭔가 들고 있었다면 집어넣는다. 그리고 기대있던 몸을 살짝 일으키며 바깥이나 전광판을 보려고 한다. 혹은 끼고 있던 이어폰을 살짝 빼고 방송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취한다. 지도 앱으로 현재 위치를 찍어보기도 한다. 이런 사람 앞으로 재빨리 이동하면 앉아서 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반대로 내 앞에 사람이 서 있을 때는 자세를 바꿀 때 조심해야 한다. 괜히 내리지도 않으면서 마음만 설레게 할 수 있다)
지하철에는 상석도 있다. 일단 양 가장자리가 모든 사람이 공통으로 꼽는 상석이다. 한 사람이라도 옆에 덜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자리가 나면 사람들이 자리를 옮긴다. (물론 성급하게 자리를 이동하려다가 원래 자리까지 빼앗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이나 겨울에는 바깥 날씨 때문에 가장자리보다는 가운데에 앉는 게 오히려 낫다.
이렇게 힘들게 잡은 자리라도 끝까지 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마침 머리가 반쯤 하얀 할머니 한 분이 탄다. 등에 짊어진 가방이 불룩해 무거워보인다. 양보를 해야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일어나주면 좋을 텐데’ 눈치를 살살 보지만 아무도 일어날 기색이 없다. 다들 스마트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어 할머니가 탄 것조차 모른다. 잠시의 고민 끝에 운명을 받아들인다.
“어르신, 여기 앉으세요.”
“어?… 아이구, 고마워요….”
할머니는 ‘사양하고 싶지만 나도 힘들어서 어쩔 수가 없네, 미안허이’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으신다. 나는 그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는다. 그런데 할머니가 의자에 편하게 몸을 기대지 못하고 계속 이쪽저쪽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나는 행동의 의미를 안다. ‘나한테 자리 양보해준 고마운 젊은이에게 새로운 자리 찾아주기’를 하는 것이다!
“저기, 뒤에 자리 빨리!”
다음 역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내 옷깃을 건드리며 재빨리 뒤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마침 자리가 하나 비었다. 나는 총알같이 날아가서 자리에 앉아 씨익 미소를 보낸다. 할머니는 그제야 편안히 자리에 몸을 기댄다.
“이번 역은 연신내, 연신내역입니다.”
드디어 다 왔다. 무릎에 뒀던 가방을 손으로 잡고 카드지갑을 꺼낸다. 이걸 본 30대 여성이 잽싸게 내 앞으로 이동한다. 몸을 일으키자 곧바로 여성이 ‘이 자리는 내가 앉는다’라는 단호한 몸짓으로 몸을 옆으로 돌리고 엉덩이를 들이민다. 그는 앉을 자격이 있다. 존경스럽다.
퇴근길 지하철, 많은 사람이 출구로 나가며 카드를 태그한다. ‘삑삑삑삑 삑 삑삑 삑삑 삑’ 끝없이 이어지는 알림음이 마치 음악 소리 같다. 이 곡의 이름을 ‘퇴근 왈츠’로 지어본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척척척 집으로 향한다. 출구를 나서자 오늘도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래봤자 내일 또 지옥철로 향해야겠지만 오늘은 굿나잇, 다들 좋은 밤 보내시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21일 국회에서 채택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퇴장 속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재명 정부 첫 노동부 장관으로 발탁된 김영훈 후보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는 최초로 노동부 장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와 동아대학교를 졸업했다.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을 전공하며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철도청에 입사해 철도 기관사로 임용됐고 2004년 철도노조 위원장, 2010년 민주노총 6기 위원장을 지냈다. 2020년 정의당 노동본부장을 맡아 정치에 도전했고 지난해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된 당일까지 철도 기관사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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