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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특수상해’로 복역, 누범기간 지인 살해한 박찬성 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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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8-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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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과 특수상해죄 등으로 장기간 복역하고 나와 누범기간에 지인을 살해한 박찬성(64)에게 1심 법원이 선고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26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씨가 선고일로부터 일주일로 정해진 항소기간 내에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검찰도 기간 내 항소하지 않으면서 1심 재판부가 박씨에게 선고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박씨는 지난 4월 4일 오전 1시30분쯤 대전 중구에서 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14일 대전지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박씨가 과거 살인죄 등을 저지르고 교도소에서 출소해 누범기간에 또 다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해 무거운 형을 내렸다. 박씨는 2004년 전북 전주에서 지인을 살해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2022년에는 특수상해죄로 징역 2년이 확정돼 복역한 후 지난해 출소했다.
1심 재판부는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피고인은 누범기간에도 강력·폭력 범죄를 반복했고, 재범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반사회성이 크고 준법의식이 박약하다”며 “사회의 안정과 평온을 도모하고 유족에게 참회하며 여생을 보내도록 사회로부터 격리해 자유를 박탈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지난 4월 박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범행 수단의 잔인성 등을 고려해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생활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절수 운동’을 벌이며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도심으로 흐르는 하천의 상류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추수기를 앞둔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농경지로 유입되는 물길을 돌려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쪽으로 돌렸고, 시민들도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기 위해 설거지와 목욕마저 자제하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25일 왕산면 도마 1·2리 이장과 농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농경지에 유입되는 농업용수를 최대한 줄이기로 결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왕산면 농민들은 도마천 농수로를 통해 33만㎡(약 10만 평)의 농경지에 매일 공급되던 농업용수를 대폭 줄여 오봉저수지로 흘러가는 상수 원수(原水)의 유입량을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 수문 개방 주기를 조정해 2일간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3일간 농수로의 수문을 닫아 보다 많은 하천수가 오봉저수지로 유입되도록 한 것이다.
농민들은 “도심 전역을 대상으로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통을 함께 나누고, 상생하기 위해 이 같은 조처를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동호회 사이트와 맘카페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물 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재난 극복에 힘쓰자는 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물을 아껴 쓰기 위해 목욕뿐 아니라 머리 감기도 자제하고 있다. 제한급수에 따른 불평을 호소하기에 앞서 저마다 적극적으로 물 절약에 나서달라”는 글을 올렸다.
사천면 사천진리 이장은 사비를 들여 ‘물 절약’ 동참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제작해 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강릉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물 절약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19일부터 128일째 계속된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인해 제한급수가 장기화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계량기의 75%를 잠그는 방식의 제한급수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정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의 실시계측정보에 따르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6.7%로 떨어졌다.
이는 평년 저수율(70.3%)의 23.8% 수준이다.
강릉시는 도심 전체 생활용수의 87%(급수 인구 18만 명)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급감하자 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방식으로 제한 급수를 하고 있다.
또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계량기 75%를 잠그고, 0% 이하로 고갈되면 가구당 하루 2ℓ가량 생수를 배부하고 전 지역을 대상으로 운반급수를 시행할 계획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 함께 힘을 모아 대처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모두의 의지와 노력을 하나로 모아 반드시 이번 가뭄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수록곡 ‘골든’(Golden)이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통산 4주째 1위에 올랐다.
29일(현지시간) 공개된 최신 차트에 따르면 ‘골든’은 영국 오피셜 싱글 톱100 최신 차트(8월29일~9월4일)에서 1위를 차지했다. 3주 연속 1위이자, 통산 4번째 1위다. 과거 싸이의 ‘강남스타일’(2012년)이 같은 차트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골든’은 영화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노래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작곡가 이재, 가수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 등 한국계 미국인들이 불렀다.
이 곡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애니메이션 속 경쟁 보이그룹인 사자 보이즈의 노래 ‘소다 팝’(Soda Pop)은 지난 주보다 한 단계 하락한 4위, ‘유어 아이돌’(Your Idol)은 지난 주와 같은 6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외에도 ‘테이크다운’(Takedown)이 27위를 차지하는 등 OST 총 4곡이 싱글 차트에 진입했다.
대한민국 국회는 12·3 불법계엄을 민첩하게 해제함으로써 내란의 예봉을 꺾었다. 계엄 해제의 바탕에는 30여년에 걸쳐 진행된 지구촌 정보혁명을 전자(電子)민주주의(전민주의)로서 체화한 시민들의 저항이 있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우리 전민주의 시스템의 공신력을 확인한 다수의 사법적 판결과 이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지지로 잦아들었다. 이렇듯 전자 시스템에 근거한 전민주의는 현세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세계인이 함께 주시한 이 격변에서 전민주의는 어떻게 작동했는가. 국민은 국가와 자신의 운명 결정에 자유롭고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자유·평등). 국민의 의사는 긴박한 시국에 그대로 즉시 반영됐다(정확·신속). 국민의 의사는 실시간으로 공개됐고 교차검증을 거쳐 수정·보완됐다(개방·검증). 끝으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는 자신의 선택 하나하나가 국가와 자신의 운명에 어떤 상반된 결과를 낳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상반·불확실).
위의 앞 세 가지가 바람직하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네 번째는 어떠한가? 대개 이분법적이며 상반되는 결정이 낳는 불안정성을 낮출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안정되고 성숙한 사회 체제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사회 체제를 구현할 방안이 있을까? 필자는 아래에서 양자기술을 토대로 한 양자(量子)민주주의(양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제안한다.
양자는 20세기 초 미시세계 물리학의 양자역학 분야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비전문가에게는 대개 생소하다. 하지만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양자중첩, 양자얽힘 등 용어에 친해지는 중이다. 이들의 유용성은 최근 거시세계의 물리 현상 및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의사결정 등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데까지 확장되고 있다. 양자중첩이란 어떤 대상이 우리가 모종의 확인을 하기 전까지는 두 가지 이상의 상태로 공존한다는 것이다. 내일 비가 올 수도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는 중첩이고, 비 올 가능성은 예를 들면 60%라는 식으로 확률적이며 비결정론적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양자중첩, 양자얽힘 등을 제어하는 양자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보편화해 양자혁명 시대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양자 시스템을 이용하는 양민주의는 전민주의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이점이 있을까? 의사 수렴의 대표 격인 투표로 살펴보자. 첫째, 전민주의에서처럼 양자택일적인 결정이 아니라 양자중첩 기술에 의해 확률적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투표 행위가 한순간 종결되는 현재와 달리 투표 기간에 허용되는 충분한 횟수만큼 위 확률적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양자중첩의 확률적 다중선택을 통해 투표자는 자신의 ‘진심’을 투표 결과에 최대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투표에 고려되는 주요 변수들을 양자얽힘으로 짝지음으로써 합리적, 무모순적인 결정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들로써, 투표자는 의사결정에 수반되는 미래 불확실성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인류는 다시 역사적 변혁의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 선도적 양민주의 도입에는 사회·문화적, 기술적 측면 등을 포함해 여러 논란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이 체제는 전민주의를 초월해 새로운 차원에서 민주적 다양성과 안정성을 구현함으로써 한층 성숙한 인류 사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고통과 비극을 줄이는 변혁을 모색하는 사람들, 공동선을 지지하고 실천하는 대중, 그리고 우주에 내재하는 창발성의 어우러짐이 역사의 경로를 그려온 것 아닌가.
한국 사회가 양민주의라는 새로운 사회 체제를 인류에 제안하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능할까? 인류 문명의 향배는 중첩되고 얽혀 있다. 미래는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비결정론적 원리처럼 우리 자신이 주목하고 선택함으로써 결정돼 가는 것이 아닐까.
10년 전의 약속이 이번 여름을 애틋하고 뜨거운 낭만으로 달구었다. 지난 8월22일, KBS2는 2022년 종영했던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3일>)의 특별판 ‘어바웃 타임-10년 전으로의 여행’을 방영했다. 이 특별편은 편성 당시부터 큰 화제였고 업로드된 지 이틀 만에 200만 뷰를 넘길 만큼 관심을 받았다. 2015년 <다큐3일>의 ‘내일로 기차여행 72시간’ 편을 촬영하던 이지원 카메라 감독은 안동역에서 만난 대학생 두 명과 즉흥적으로 약속한다. “10년 후 이 시간, 이곳에서 다시 만나자.” 당시에는 아득하게만 느껴졌을 10년 후는 2025년 8월15일 오전 7시48분. 몇 년 전부터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던 이들이 유튜브 댓글난에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약속을 상기하더니, 올해 7월 카메라 감독이 SNS에 글을 올리면서 대국민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다큐3일>의 특별판은 이 재회를 향해 가는 72시간의 여정을 담았다. 카메라 감독은 서울역에서 2025년의 떠남과 설렘을 간직한 청년들을 인터뷰하고, 이 약속을 기대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구 안동역을 향해 간다. <다큐3일>의 재회가 이토록 화제였던 이유는 그것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낭만, 노스탤지어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부재하기에 더 아름다운 역설인 노스탤지어의 두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노스탤지어’는 노스토스(nostos·귀향)과 알고스(algos·고통)를 조합한 단어로 지리적 단절로 인해 심리적 장애가 발생하는 의학적 질병을 일컫는다. 한국에서는 ‘향수병’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수도 있겠다. 산업화 이후에는 개인이 나고 자란 장소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소외감과 단절감을 느끼고, 과거를 상실 이전의 이상적 존재로 상상하게 되었다. 인문지리학자 이푸 투안은 인간이 특정 장소에 애정과 친숙함,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을 ‘장소애(場所愛·Topophillia)라고 명명했는데, 에드워드 렐프는 현대를 이러한 장소애를 느낄 곳을 박탈 당한 ‘장소 상실(placelessness)’의 사회로 보았다. 애착이나 개인의 역사, 특색이 없는 곳은 매일 오가더라도 아무 의미가 없는 무장소(無場所)다. 장소는 반드시 물리적인 위치가 존재하는 곳뿐만 아니라 심상적 공간까지 포함한다. 장소를 상실한 채 무장소에서 부유하는 이들은 장소 상실 이전을 그리워한다.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현대인이 유년 시절의 놀이터나 할머니집, 공동체 간의 정과 교류가 남아 있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클리셰가 바로 노스탤지어에 속한다.
<다큐3일>의 낭만은 두 갈래로 흐른다. 하나는 10년 전의 우연한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진심이다. ‘낭만이 사라진 요즘’과는 다르다는 노스탤지어가 약속 성사의 기대치를 높인다. 10년 전이라 출연자 모두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지만 어쨌든 과거이기에 지금보다 약속의 무게가 무거울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청춘과 패기에 대한 그리움이다. 개인적인 차원과 사회적인 차원에서 모두. 10년 전의 72시간을 담은 <다큐3일>의 기차여행 편에는 자신의 지나온 시절을 회고하며 향수에 젖는 댓글이 가득하다. 영상 속 시간은 2015년이지만 영상이 환기하는 정서는 대번에 시청자를 20대였던 시절로 데려간다. 청년들에게 판매하는 내일로 기차여행 상품의 특성상, 출연자는 모두 20대고 기차의 바닥에 옹기종기 앉아 있다. 이 모습은 어쩐지 실제보다 더 오래된 과거 같다는 인상을 남긴다. “여행은 심장이 떨릴 때 가는 거다” 같은 말을 외치거나 친구와 옷을 맞춰 입고, 20대 초반의 연애에서 먼 미래를 상상하고, 낯선 사람에게 기꺼이 만두를 나눠 주는 모습은 2025년 청춘의 초상으로 제시되는 무기력하고 우울한 모습과 조금 달라 보인다. 실제로 어떻든, 그런 ‘느낌’을 준다. “저때는 낭만이 있었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과거는 돌아볼 수 있기에 애틋하고, 지금과 멀기에 아름다우며, 돌아갈 수 없기에 완전해 보인다.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노스탤지어는 정치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변주되었을 때 보수화의 위험을 내포한다. 아널드포스터는 노스탤지어를 근대의 혼란과 소외에 절망한 개인들이 ‘과거의 상상된 안정감’에서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는 시도로 보고, 인민의 아편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저성장 시대의 경제적 불안, 기후 위기가 촉발하는 위기의식은 노스탤지어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예전에는”으로 시작하는 과거 미화를 떠올려 보자. 젠더 갈등이 없었고, 이주민이 없었고, 이혼이나 아동 학대로 인한 가족 해체가 드물었으며, 거리에 부랑자나 노숙자도 (나라에서 싹 다 잡아가서) 쾌적했고, 어린 애들은 두들겨 패니까 공손했고…?
상업적으로는 레트로 열풍,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뉴진스가 펼친 1990년대의 이미지까지 꾸준히 인기를 끌었고 정치적으로는 영국의 브렉시트 캠페인과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 캠페인이 대표적이다(주민재, ‘노스탤지어는 어떻게 사회적 감정으로 진화했는가-노스탤지어:위험한 감정의 연대기에 대한 짧은 생각’, ‘이화어문논집’ 64, 2024 참고). 위대하다고 평가 받는 미국의 영광이 착취와 전쟁으로 이루어졌다거나, ‘응답하라’ 속 공동체적 돌봄이 여성 노동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거나, 1990년대의 천진난만한 여고생이 그렇게 긴 머리를 나부끼는 순간 가혹한 체벌을 받았다는 사실 같은 것은 아련하고 뿌연 노스탤지어의 필터 속에서 뭉개져 버린다. <다큐3일>에서 청년들은 실제로 숱한 고민을 나눈다. 어려웠던 취업, 계약직이라 의지와는 다르게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현실, 학점과 진로에 대한 불안은 사회경제적 위기, 노동시장의 구조적 모순과 밀접하게 얽혀 뾰족하다. ‘자취하는 여대생’을 선호한다고 하는 발언에는 지금보다 열악했던 젠더 감수성도 드러난다. 그런데도 그 시절을 지금보다 나은 과거로,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름다운 순간으로만 회고하는 것은 납작한 대상화일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아카이브의 발달로,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것도 가능해졌다. 미국의 시인 존 쾨닉은 이러한 현상을 ‘아네모이아’라고 명명했다. 기술과 대중문화의 학습을 거친 감정이라고 해서 무의미하지는 않다. 다만 무엇이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을 형성하는지 성찰하고 그리움의 대상이 어느 정도는 이상화되고 미화된 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균형은 필요하다.
그럼에도, <다큐3일> 특별판이 형성하는 고유한 낭만이 있다. 어떤 분석의 잣대를 들이댄들, ‘굳이’와 불확실성 사이에서, 쉴 새 없이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고 연결될 수 있는 사회에서, 공백을 건너 기어이 다시 만나는 일의 감동만은 훼손되지 않는다. 약속의 당사자가 안동역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불발과 실망의 두려움도 수용하겠다는 각오가 새로운 낭만을 발명할 수 있으리라. 2025년 8월15일, 제작진은 약속의 그날에 나타난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카메라와 마이크를 끈다. 방송에서 소위 말하는 ‘그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림을 뽑으려는 종사자들의 집념이 얼마나 강한지는 ‘방송국 놈들’이 밈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사진 하나 남지 않은 채 재회의 흔적은 일러스트가 대체한다. 이러한 선택은 관심을 끌고자 온갖 자극적인 이미지와 연출이 넘쳐나는 환경에서 신선한 바람으로 느껴지며, ‘진짜 낭만’을 완성했다는 반응으로 이어졌다. 10년 전의 낭만이 낯선 곳에서 만난 타인과 즉흥적으로 약속하는 멋이라면, ‘지금’의 낭만은 성과와 인증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에 집중하며 눈앞의 타인을 존중하는 행위인 것이다. 모든 것을 공유하고 콘텐츠화하지 않는 편안함이 못내 귀하다.
새삼스레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다는 점 또한 반가운 일이다. 언젠가부터 소소한 일상의 얼굴을, 화려하거나 중심이 아닌 삶을 미디어에서 볼 기회가 사라졌다. 길에서 시민을 만나 인터뷰하던 초기 <유퀴즈 온 더 블록>의 감성을 그리워하거나, 크게 돈이 되지 않더라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다큐멘터리를 “수신료의 가치”라고 명명하는 반응에서 소수일 지라도 분명히 존재하는 갈망을 느낀다. <다큐3일>에 밴드로 출연했던 ‘오빠딸’의 멤버는 꿈꾸었던 슈퍼스타가 되지는 못했지만, 지금을 ‘슈퍼 인생’이라고 말한다. 10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모인 그들이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언젠가 스쳤던 역에서 연주하는 장면이 대미를 장식한다. 천만영화에서 “울어!”라고 지령을 내리는 장면처럼 속절없이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리고 10년 전 기차여행편에 출연했던 이들이 보내온 근황이 편지처럼 떠오른다. 헤아릴 수 없는 불안과 질곡을 안고 안부를 전하는 그 시절의 얼굴들. 삼각대를 잃어버릴까 봐 노심초사하며 울먹거리던 청년은 이제 그 삼각대가 어디 갔는지도 모르겠다고 웃는다. 우리는 그렇게 소중히 여겼던 것을 떠나보내며, 때로는 미련스레 움켜쥐며 여기까지 왔다. 불확실하고 불만족스럽고 두려운 오늘도, 결국은 뒤돌아보면 지극히 아름답고 애틋한 과거가 된다. <다큐3일>이 쏘아올린 낭만이 과거를 추억하고, 오늘을 용서하는 기회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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